[It's Original]⑳ 트랜스티레틴 아밀로이드 심근병증치료제 '빈다맥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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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s Original]⑳ 트랜스티레틴 아밀로이드 심근병증치료제 '빈다맥스'
  • 문윤희 기자
  • 승인 2022.10.04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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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s Original>은 뉴스더보이스가 각 제약사의 대표 약물과 인터뷰를 진행하는 코너입니다. 환자 관점에서 제품을 보기 위해 기자가 일반인의 시선으로 궁금한 점들을 해당 제품에게 직접 물어봤습니다. 제품을 의인화한 인터뷰이기에 보다 쉽게 정보가 전달되기를 희망해 봅니다. <편집자주>

우리에게는 새로운 희귀질환의 출현이라는 위험이 항상 도사리고 있습니다. 환경의 변화와 고령화에 따른 요인은 이들 출연의 중요한 배경이 되기도 합니다.

치료제가 없던 시절에 환자들은 희귀질환을 앓으면 사망이라는 수순을 밟아야 했는데 그것도 이제는 옛 말이 됐습니다. 오늘은 유전형과 고령화에 따른 발병 기전을 동시에 가진 트랜스티레틴 아밀로이드 심근병증 (Transthyretin Amyloid Cardiomyopathy, 이하 ATTR-CM)을 치료하는 치료제 빈다맥스(성분 타파미디스)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빈다맥스는 심장에 단백질인 트랜스티레틴(TTR) 쌓여 심근증을 일으키는 치명적인 진행성 희귀질환인 ATTR-CM에 유일한 치료제이기도 합니다. 빈다맥스를 소개하기 위해 이지민 화이자제약 희귀질환사업부 메디컬 리드도 인터뷰에 동석했다.

-질환이 생소하다. 먼저 ATTR-CM은 어떤 질환인지 설명해 달라.

트랜스티레틴 아밀로이드 심근병증(ATTR-CM)은 아밀로이드의 침착으로 인해 심장벽이 두꺼워지고 잘 늘어나지 못하게 돼 이에 따라 심장 수축과 이완에 문제가 발생하고 결과적으로 전신에 혈액을 제대로 공급하지 못하게 되는 질환이다. 결과적으로 ATTR-CM은 심부전을 유발할 수 있는 치명적인 진행성 희귀질환이다.

ATTR-CM은 비정상적인 단백질이 뭉쳐서 형성된 아밀로이드가 심근을 침범하고 쌓이는 질환인데, 이 아밀로이드는 심장에만 침범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여러 장기에도 침착 할 수 있다. 부종, 호흡 곤란, 피로, 가슴 통증, 협심증 등이 흔하게 발견되는 증상이고, 심부전이나 부정맥과 같은 심장 증상을 보임과 동시에 관련성이 없어 보이는 손목 터널 증후군(Carpal Tunnel Syndrome) 등과 같은 다른 증상을 동반하기도 한다.

-ATTR-CM의 진단 과정은 어떻게 이뤄지나?

ATTR-CM은 다른 질환과 마찬가지로 진단방랑을 겪는 질환 중 하나다. 증상이 심부전과 비슷하고, 증상 자체가 비특이적이기 때문에 오진률이 높다. 병원에서는 각 과에 맞는 질환과 증상을 중심으로 진료하기 때문에, 전신적이고 다양한 증상이 나타나는 ATTR-CM으로 고려하고, 진단하는 것이 쉽지 않다. 결과적으로 환자들은 여러 병원에서 여러 과를 거치다가 결국 대학병원의 심장내과에서 마지막으로 진단받는 과정을 거친다.

사실 2~3년 전만 돌이켜봐도, ATTR-CM이라는 질환을 아는 의료진은 국내에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힐 정도로, 굉장히 인지도가 낮았다. 과거에는 환자들의 증상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ATTR-CM을 의심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그러나 내가 허가를 받아 증상들이 정립이 되고, 해외 심장학회나 유럽, 미국 등에서 관련 가이드라인이 등장하면서 ATTR-CM에 대한 인지도가 높아진 상황이다.

최근에는 영상검사 기술의 발달로 핵의학과 검사를 통해 조직 생검 없이도 환자의 심장에 아밀로이드 침착 여부를 진단할 수 있게 됐다. 이처럼 간편하게 환자를 진단할 수 있는 핵의학검사 등이 개발되면서 의료진도 먼저 ATTR-CM에 대해 물어보는 경우가 생기고 있다. 회사에서도 의료진들이 이 질환을 좀 더 쉽게 기억하고, 의심해볼 수 있도록 환자 케이스 등을 전달하고 있다.

만약 ATTR-CM의 레드 플래그 증상(Red-flag Symptom)이 있으면 의료진도 ATTR-CM을 의심하고, 환자도 증상에 대해 의료진에게 충분히 설명한다면 ATTR-CM을 의심할 수 있는 쉽고 빠른 길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국내외 유병률이 궁금하다.

ATTR-CM은 오진 비율이 높고, 진단이 지연된다는 특징이 있으며, 유전형의 경우 지역에 따라 차이가 있기 때문에 정확한 유병률을 파악하기 어렵다. 아직 ATTR-CM의 전 세계적 유병률에 대해 확실하게 밝혀진 것은 없고, 우리나라에서도 정확한 유병률을 예측하고 이를 객관적으로 제시할 수 있는 데이터가 없는 상황이다.

연구에 따르면 유전성 ATTR-CM은 특정 돌연변이가 발생한 경우 45세부터 발생할 수 있으며, 정상형의 경우 대개 65세~70세 이상의 남성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일반형과 유전형 중 유전형의 젊은 환자 치료는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가?

유전형을 가지고 있지만 아직까지 특별한 증상이 발현되지 않은 환자를 보통 캐리어(carrier)라 부르는데, 이러한 환자들에게 일찍부터 약을 투여했을 때 얼마나 도움이 될 수 있을지에 대한 자료가 아직까지 없다. 그렇기에 예방적 투여를 할 수 없고, 허가를 받은 적응증도 아니기 때문에 추후 연구가 더 필요하다.

유전형 캐리어 환자들은 언제 증상이 발현될지 모르기 때문에 특정 주기를 가지고 환자들을 확인하는 검사가 필요하다. 실제로 주기적으로 검사를 해서 가능한 증상이 나타났을 때 빠르게 치료를 해야 임상적 혜택이 크다는 것은 이미 알려져 있다. 다만 어려운 점은 실제 임상 현장에서 가족들에게 희귀질환임을 알리고 유전자 검사를 시행하는 것이 쉽지는 않다. 하지만 환자의 가족들이 이 치료제 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선제적인 검사와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

회사에서도 유전형 환자의 가족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검사를 받고 관리될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이나 프로토콜 업데이트를 전달 드리고 있다.

-작용기전에 대해 설명해 달라.

나는 TTR의 선택적 안정화제로 티록신 결합 부위에서 TTR과 결합하며, 4합체를 안정화시키고, 아밀로이드 생성과정에서 속도 제한단계인 단량체로의 해리를 느리게 한다. 이미 침착된 아밀로이드가 더 이상 침착이 되지 않도록 지연을 시켜주는 약제로 생각하면 이해가 쉬울 것이다. 증상의 진행을 지연시키는 효과를 가지고 있다.

-허가 이후 현장의 반응은 어떤가? 

빈다맥스는 3상 임상시험에서 일반형이나 유전형 모두에서 위약 투여군에 비해 상당히 유의한 사망률과 심혈관계 입원에 개선 효과를 보였다. 이러한 임상적 유용성뿐만 아니라 빈다맥스는 안전성이나 내약성 자체가 우수하다. 임상시험에도 증명됐듯 거의 위약과 유사할 정도로 심각한 이상반응을 토로하는 경우가 적다. 내 생각이지만 실제 진료하시는 의료진들이 좋은 인상을 가지고 계신 것 같다.

-임상 진행 사항도 알려 달라.

ATTR-ACT 연구에서 보면 나를 투여한 군에서는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과 심혈관 관련 입원 빈도의 조합은 유의하게 감소했다.

연구 30개월 시점에서 나를 투여한 환자군의 71%가 생존했고, 해당 환자들에서 30개월 동안 발생한 심혈관계 관련 입원의 평균 횟수는 위약군(0.46) 보다 낮은 0.30으로 나타났다.

일차 분석의 개별 구성 요소에서도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위험 및 심혈관 관련 입원 빈도를 봐도 나를 투여한 치료군이 위약군 대비 각각 30%(95% CI, 0.51-0.96), 32%(95% CI, 0.56-0.81) 감소했다.

ATTR-ACT 연구 이후 30개월 시점에서 약 5년간 추적 관찰한 데이터를 보면 나(타파미디스메글루민염 80mg/빈다맥스 61mg)를 지속 투여한 환자군(추적관찰 기간 중앙값 58.5개월)은 위약군 대비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위험이 4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장기연구 결과는 조기진단과 빠른 치료가 환자 사망에 얼마나 영향을 주는 지를 확인시켜 줬다. 특히 위약 투여 이후 나로 치료를 전환한 ATTR-CM 환자들에게서도 유의한 사망 위험 감소를 보였다는 점은 중요한 포인트다.

-해외 사용 현황이 궁금하다.

올해 4월 미국심장학회(ACC), 미국심장협회(AHA), 미국심부전학회(HFSA)는 2022 심부전 가이드라인 개정판을 통해 유전형 및 변이형 ATTR-CM 환자이면서 NYHA Class 1~3 등급의 심부전 증상을 가진 선택적 환자들에게 나를 Class 1으로 권고했다.

앞서 2021년 European Society of Cardiology와 같은 유럽 학회에서도 유전형 및 정상형 ATTR-CM 환자이면서, NYHA Class 1~2 등급의 심부전 증상을 가진 환자에게 나를 Class 1으로 제시했다.

-국내에서는 급여 전이다. 해외에서 급여된 사례가 있나?

우리나라와 미국, 유럽의 보험 및 급여 시스템이 굉장히 다르지만, 현재 일본, 홍콩, 독일, 유럽 등에서는 급여가 되고 있다.

-인터뷰에 이미진 리드가 동석했다. 최근 빈다맥스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는데,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국내 허가된 유일한 ATTR-CM 치료제인 빈다맥스의 급여 과정이 길어지다 보니, 관심이 많은 것 같다. 빈다맥스는 임상적 유효성이 실제로 데이터로 입증됐고, 가이드라인에서도 권고되고 있으며, 충분히 환자에게 그 가치를 전달 할 수 있는 치료제다. 따라서 빈다맥스에 대해 더 책임감을 갖고, 실제로 환자들이 접근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ATTR-CM 환자들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진행 중인 캠페인이나 후원 프로그램 등이 있나?

아직 보험 전 상황이라 회사에서는 ATTR-CM 환자들을 위해 무상 공급 프로그램을 통해서 일정 환자들에게 보험이 되기 전까지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조건에 맞는 환자들을 대상으로 대략적으로 약 50명의 환자에 대해 지원하고 있다. 환자 선정은 회사가 하는 것이 아니고 글로벌 기준에 따라 의료진이 직접 검토하고, 적정성을 판단하는 과정을 거쳐서 지원하고 있다.

-현재 가장 큰 숙제는 무엇인가?

빈다맥스는 급여 논의 과정에 있어 정확한 국내 환자 수와 실제 환자들의 생존 기간, 치료제 복용 기간 등에 대한 예측 등이 매우 중요하다.

만약 국내 유병률 데이터나 국내 환자들의 치료 기간에 대한 데이터가 마련됐다면, 논의 과정이 훨씬 수월했을 것 같지만 희귀질환 특성상 마련하기 힘든 부분이 의사결정이 늦어지는 요인이라고 생각한다.

또 이 약제와 비교할 수 있는 대체 약제가 없고, 환자 수가 제한적이고, 대부분의 환자가 고령이기 때문에 소아 환자들과 비교했을 때 치료제의 가치, 급여의 필요성에 대해 다른 시각으로 보는 경우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의 데이터를 토대로 임상적 유효성뿐만 아니라 경제적으로 얼마나 이득을 줄 수 있는지를 설명해야 한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3상 임상연구나 장기 추적 연구에서 나타난 데이터를 통해 정부에서도 빈다맥스의 임상적 유효성은 충분히 받아들이기 시작한 것 같다. 이제는 환자들이 좀 더 빠르게 빈다맥스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회사와 정부가 함께 보다 유연하고 다양한 급여 방안을 도출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런 과정을 거쳐 실제로 빈다맥스가 한국인 환자에게 많이 사용된다면, 리얼 월드 데이터 연구를 진행해 실제 임상적 혜택에 대한 연구도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덧붙이자면, 빈다맥스에 효과가 좋을 수 있는 환자군이나 질환의 진행 정도를 예측할 수 있는 여러 지표들에 대한 연구가 계속 진행 중에 있다. 만약 해당 데이터 등이 확인된다면 한정된 재정 내에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환자군 또는 치료 효과를 기대하기 힘든 환자군 등을 정의할 수 있을 것이다. 이에 대해서는 정부와의 논의를 통해 시도해볼 수 있는 부분이 아닐까 생각한다.

-바라는 목표가 있다면?

첫 번째 목표는 급여다. 국내 환자들을 위해 하루 빨리 치료적 혜택을 제공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생각한다. 회사 차원에서도 ATTR-CM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환자들에게 조금 더 빠른 접근을 할 수 있도록 많은 노력과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또 ATTR-CM 질환 특성상 세부적으로 확인돼야 할 항목들이 많다. 실제 치료 환자의 모니터링 방법, 어떤 환자군이 보다 큰 치료적 혜택을 가질 수 있을지 등에 대한 부분이 연구를 통해서 밝혀져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다음 목표는 여러 과들을 대상으로 교육을 진행해 실제 임상 현장에서 어려움 없이 다학제 협진을 가능하게 하고, 조기진단과 적극적인 치료를 받을 수 있게 하는 것이다.

더 나아가 1차 진료기관에서도 ATTR-CM이라는 질환을 인식하고, 유관 증상이 있다면 적절하게 관련 센터로 전원을 할 수 있게끔 1차 진료기관에 대한 교육을 하는 것도 이후 목표로 가지고 있다. 다만 아직은 대학병원에서도 진단의 어려움이 남아있기 때문에, 보다 상위 수준에서의 교육이 우선되어야 한다. 만약 ATTR-CM에 대한 질환 인식이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르면, 보다 더 큰 질환 인식 제고를 목표로 다양한 교육을 시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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