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품 피해규제 292건 총 45억1300만원 지급
인재근 의원 "의료기기도 시급히 마련해야"
의약품·의료기기 중대 이상사례 보고가 최근 3년간 하루평균 122.7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의약품의 경우 같은기간 사망사례 보고가 7천건이 넘었다.
10일 더불어민주당 인재근(서울도봉갑) 의원이 식약처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최근 3년(2017~2019년)간 의약품 및 의료기기 이상사례 보고건수는 총 85만9117건이었다.
의약품이 77만3032건으로 이었고, 의료기기는 8만6085건이었다. 이상사례 보고건수는 의약품과 의료기기 모두 증가세를 보였다. 실제 의약품은 2017년 25만2611건, 2018년 25만7438건, 2019년 26만2983건으로, 의료기기는 2017년 6078건, 2018년 2만8038건, 2019년 5만1969건으로 매년 증가했다.
같은 기간 중대 이상사례 보고건수는 13만4349건으로, 하루 평균 122.7건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중대 이상사례는 사망, 장애 등 환자에게 중대한 피해가 발생한 경우를 말한다. 의약품 중대 이상사례는 8만743건이었고, 이 중 사망사례는 7193건(8.9%)이었다. 의료기기 중대 이상사례는 5만3606건으로 '사망이나 생명에 위협' 사례는 2289건(4.3%)으로 집계됐다.
이와 관련 의약품의 경우 2014년부터 '의약품 부작용 피해구제 제도'가 시행되고 있다. 정상적으로 의약품을 사용했는데도 환자에게 중대한 피해가 발생한 경우 사망 및 장애일시보상금, 장례비, 진료비 등을 지급하는 제도다. 재원은 의약품 제조업자와 수입자가 내는 부담금으로 마련된다.
2017년부터 2019년까지 의약품 부작용 피해구제 현황은 292건으로 총 45억1300만원이 지급됐다. 유형별로 살펴보면 진료비가 213건으로 가장 많았고, 사망일시보상금 및 장례비(34건), 장애일시보상금(11건) 순이었다.
피해구제 제도를 운용하고는 있지만, 전체 이상사례 보고건수, 중대 이상사례 보고건수에 비하면 의약품 피해구제 건수는 매우 적은 실정이다. 또 국회 예산정책처 자료를 보면 일반 국민의 제도 인지도가 36.3%(2018년 기준)에 불과한 점도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다.
의료기기는 더 심각한 상황이다. 식약처 자료를 보면 의료기기 부작용으로 환자 피해가 발생할 경우 업체에 보상 지급 등을 강제할 수 있는 수단이 마련돼 있지 않다. 이를 위해 의료기기 업체의 책임보험 가입 의무화, 분쟁조정위원회 설치, 피해구제제도 도입 등을 계획하고 있지만, 일부는 업계와 이견이 있어 중·장기 협의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재근 의원은 "의약품 부작용 피해구제 제도는 지난해 2월 OECD에서 혁신사례로 뽑힌 제도 중 하나이다. 혁신성과 우수성을 인정받은 만큼 더 많은 국민이 인식하고 이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의약품 피해구제 홍보 등 제도를 확대하고, 의약품 부작용 피해구제 제도의 장점을 접목한 의료기기 피해구제 제도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