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FIC 치료제 ‘빌베이’ 급여…알라질증후군은 여전히 ‘치료 공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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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FIC 치료제 ‘빌베이’ 급여…알라질증후군은 여전히 ‘치료 공백’
  • 문윤희 기자
  • 승인 2025.09.26 0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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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1일부터 건강보험 적용…“희귀 간질환 치료 환경 한 걸음 전진”
ALGS 치료제 ‘리브말리’ 약가협상 진행 중…“동등한 치료 접근 필요”

다음 달부터 진행성 가족성 간내 담즙정체증(PFIC) 치료제 ‘빌베이(성분 오데빅시바트)’가 건강보험 급여 적용을 받게 되면서 관련 환자와 가족들에게 새로운 치료 기회가 열리게 됐다. 환자단체는 희귀 간질환 치료 환경이 한 단계 진전됐다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다만 유사 질환인 알라질증후군(ALGS) 환아들은 여전히 치료제 접근성이 제한된 상황이어서 희귀질환 환자 간 치료 격차 문제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보건당국은 최근 약제급여평가위원회와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논의를 거쳐 빌베이의 건강보험 급여 등재를 확정했다. 이에 따라 다음 달 1일부터 생후 3개월 이상 PFIC 환아들은 건강보험 적용을 통해 해당 치료제를 사용할 수 있게 된다.

PFIC는 ATP8B1, ABCB11, ABCB4 유전자 변이 등으로 발생하는 상염색체 열성 유전 희귀질환이다. 담즙산이 정상적으로 배출되지 못해 간 내에 축적되면서 심한 담즙정체와 극심한 가려움증(소양증)을 유발한다. 질환이 진행될 경우 간 기능이 악화돼 간부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 환자 상당수가 어린 나이에 증상을 겪는 만큼 가족들의 부담도 큰 질환으로 알려져 있다.

그동안 PFIC 치료 선택지는 매우 제한적이었다. 증상 완화를 위한 보존적 치료가 대부분이었으며, 병이 진행될 경우 간이식이 사실상 유일한 근치적 치료 방법으로 여겨져 왔다. 이러한 상황에서 빌베이의 보험 급여 적용은 PFIC 환자들에게 실질적인 치료 접근성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환자단체 역시 이번 급여 결정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다만 같은 담즙정체성 간질환 환자들 사이에서도 치료 접근성 격차가 존재한다는 점을 지적하며 제도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알라질증후군 환아의 피부. [사진=알라질증후군 환우회]
알라질증후군 환아의 피부. [사진=알라질증후군 환우회]

현재 알라질증후군(ALGS) 환아들의 경우 여전히 보험 급여가 적용되는 치료제가 없는 상황이다. ALGS 치료제로는 ‘리브말리(성분 마리릭시바트)’가 국내 허가를 받았으며 현재 건강보험 급여를 위한 약가 협상이 진행 중이다. 그러나 협상 결과와 급여 적용 시점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알라질증후군은 JAG1 또는 NOTCH2 유전자 변이에 의해 발생하는 상염색체 우성 유전질환이다. 간 담관 형성이 부족해 담즙정체가 발생하며, 간뿐 아니라 심장·신장·골격 등 여러 장기에 이상을 동반하는 것이 특징이다. 환아들은 만성적인 가려움증과 성장 지연, 간 기능 악화 등 다양한 증상을 겪는다.

김나영 한국알라질증후군환우회 대표는 “빌베이 급여 소식은 같은 담즙정체성 간질환 환자 입장에서 매우 반가운 일”이라면서도 “알라질증후군 환자들도 동등하게 치료 기회를 보장받을 수 있도록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현재 일부 환아만 동정적 사용을 통해 치료제를 사용할 수 있지만, 상당수 환아들은 여전히 치료 기회를 얻지 못하고 있다”며 “담즙산 수치가 낮다는 이유 등으로 치료 대상에서 제외되는 경우도 있어 아이들의 간 손상이 계속 진행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환자와 가족들은 치료 선택지가 거의 없는 상황에서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다”며 “가능한 한 빨리 치료 접근성이 개선돼 아이들이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빌베이의 국내 허가 적응증은 생후 3개월 이상 PFIC 환자의 소양증 치료다. 해외에서도 해당 질환 치료제로 사용되고 있다. 미국과 캐나다에서는 생후 3개월 이상 PFIC 환아의 소양증 치료에 사용되고 있으며, 유럽에서는 생후 6개월 이상 PFIC 환자의 소양증 치료뿐 아니라 2022년부터 1세 이상 알라질증후군 환자의 소양증 치료까지 적응증이 확대됐다.

반면 알라질증후군 치료제로 허가된 리브말리는 생후 3개월 이상 알라질증후군 환자의 담즙정체성 소양증 치료를 적응증으로 한다. 국내에서는 현재 건강보험 급여 적용 여부를 놓고 협상이 진행되고 있어 환자와 가족들은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희귀질환 환자단체들은 이번 빌베이 급여를 계기로 희귀 간질환 치료 환경 전반에 대한 논의가 확대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특히 치료제가 존재함에도 보험 급여 여부에 따라 실제 치료 접근성이 크게 달라지는 현실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편 알라질증후군 환아 부모들이 중심이 된 알라질증후군환우회는 치료 환경 개선과 치료제 급여 확대를 위해 지난 7월 정식 환우회를 창립했다. 이어 두 달 뒤인 지난 9월 13일 한국희귀난치성질환연합회에 회원 환우회로 가입했다.

알라질증후군환우회가 합류하면서 한국희귀난치성질환연합회 소속 환우회는 2025년 9월 25일 기준 총 87개로 늘었다. 환자단체들은 앞으로도 희귀질환 환자들의 치료 접근성 개선과 정책적 지원 확대를 위한 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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