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에스티·유나이티드·안국약품 등 국내 기업도 임상 속도
다국적 제약사들이 국내에서 항암제와 심혈관질환 치료제 등을 중심으로 임상시험을 잇달아 시작하며 신약 개발 경쟁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내 제약사들도 자체 신약 후보물질 개발을 위한 임상시험을 확대하며 글로벌 연구 흐름에 동참하는 모습이다.
2일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지난달 21일부터 31일까지 임상시험계획(IND) 승인 현황을 종합한 결과, 아스트라제네카와 엠에스디(MSD), 다이이찌산쿄, 베이진 등 글로벌 제약사가 다양한 질환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추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기업은 항암제와 심혈관질환 치료제를 비롯해 면역질환, 호흡기질환 등 다양한 분야에서 임상 연구를 확대하고 있으며 국내 의료기관과 협력한 임상시험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아스트라제네카, 천식·심부전·위암 등 3건 임상 추진
다국적 제약사 가운데 한국아스트라제네카는 총 3건의 임상시험을 동시에 추진하며 눈길을 끌었다.
먼저 ‘AZD8630’에 대한 임상 2b상을 진행한다. 이 임상시험은 조절되지 않는 천식을 가진 성인을 대상으로 12주 동안 하루 한 번 흡입 투여하는 AZD8630의 다양한 용량 수준에서 유효성과 안전성을 평가하는 연구다. 영남대병원을 중심으로 무작위배정, 이중눈가림, 위약 대조 방식으로 진행된다.
또 다른 임상은 ‘박스드로스타트(Baxdrostat)’에 대한 임상 3상이다. 심부전 발생 위험이 높은 환자를 대상으로 박스드로스타트와 다파글리플로진 병용요법이 심부전 사건 발생 및 심혈관 사망 위험을 얼마나 낮출 수 있는지를 평가한다. 해당 연구에서는 다파글리플로진 단독요법과 병용요법의 효과를 비교하게 된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이와 함께 HER2 양성 위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도 추진한다. ‘AZD2936’ 관련 임상 3상으로, 리베고스토미그·플루오로피리미딘·트라스투주맙 데룩스테칸 병용요법과 기존 표준치료인 트라스투주맙·화학요법·펨브롤리주맙 병용요법을 비교 평가하는 연구다.
MSD, 폐동맥고혈압·전립선암 치료제 임상 진행
한국엠에스디 역시 2건의 임상시험을 추진한다.
먼저 폐동맥 고혈압(PAH) 환자를 대상으로 ‘소타터셉트(Sotatercept, MK-7962)’의 임상 2상을 진행한다. 이 연구는 기존 표준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를 대상으로 체중 구간별 투여 방식의 소타터셉트의 안전성과 내약성을 평가하는 공개 라벨 연장시험이다.
또 하나의 임상은 전이성 거세저항성 전립선암(mCRPC)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임상 3상이다. ‘MK-2400’ 임상시험으로, 이피나타맙 데룩스테칸(Ifinatamab Deruxtecan)을 기존 항암제 도세탁셀(Docetaxel)과 비교 평가하는 연구다.
이 연구는 전립선암 치료에서 새로운 항체-약물 접합체(ADC)의 치료 효과를 확인하기 위한 대규모 임상시험으로 진행된다.
다이이찌산쿄·베이진 등 항암제 임상 확대
한국다이이찌산쿄는 ‘DS-6000a’에 대한 임상 2상을 추진한다. 진행성 또는 전이성 고형암 환자를 대상으로 항체-약물 접합체(ADC) 후보물질인 랄루도타툭 데룩스테칸(R-DXd)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평가하는 다기관 범종양 임상시험이다.
베이진코리아도 새로운 항암제 후보물질 ‘BG-60366’에 대한 임상 1a/1b상을 진행한다. EGFR 돌연변이 비소세포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EGFR 분해 CDAC 계열 약물인 BG-60366의 안전성과 내약성, 약물동태 및 항종양 효과를 평가하는 연구다.
길리어드사이언스코리아 역시 HIV 치료제 관련 임상을 추진한다. ‘GS-1720’과 ‘GS-4182’ 복합요법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평가하는 임상 2/3상이다. 바이러스가 억제된 HIV-1 환자를 대상으로 기존 치료제 빅타비(Biktarvy)와 비교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해당 연구는 주 1회 경구 복용 치료 전략의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한 임상시험으로 주목받고 있다.
동아에스티 등 국내 제약사도 임상 확대
국내 제약사들도 자체 신약 후보물질 개발을 위한 임상시험을 확대하고 있다.
동아에스티는 ‘DA-5222’에 대한 임상 1상을 두 건 진행한다. 첫 번째 임상은 건강한 성인을 대상으로 음식 섭취가 DA-5222의 약동학적 특성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는 연구다.
또 다른 임상은 DA-5222 단독 투여와 DA-5222-R1, DA-5222-R2, DA-5222-R3 병용 투여 시 약동학적 특성과 안전성을 비교 평가하는 시험이다.
한국유나이티드제약도 ‘UI111’ 후보물질에 대한 임상 1상을 실시한다. 건강한 성인을 대상으로 음식물이 약물의 안전성과 약동학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는 연구다.
안국약품은 ‘AG2304’ 후보물질에 대한 임상 1상을 진행한다. 건강한 성인을 대상으로 AG23041과 AG23042 병용 투여와 AG2304 단독 투여의 안전성과 약동학을 비교 평가하는 연구다.
정우신약은 퇴행성 슬관절염 치료제 ‘ChondroT’의 임상 3상을 진행한다. 12주 동안 진행되는 무작위배정, 이중눈가림, 활성 대조 임상시험으로 약물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평가할 예정이다.
대형 의료기관을 중심으로 연구자 주도 임상시험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은 요통 환자를 대상으로 ‘VVZ-149 주사’의 진통 효과와 안전성을 평가하는 임상 2상을 실시한다.
또 테빔브라, 네오플라틴, 탁솔, 알록시주를 활용한 식도암 환자 대상 임상 3상도 진행한다. 순환 종양 DNA 기반 미세잔존암(MRD)을 활용한 보조 항암요법의 효과를 평가하는 연구다.
삼성서울병원은 전이성 삼중음성 유방암 환자를 대상으로 사시투주맙 고비테칸(SG) 치료 과정에서 페길화 G-CSF의 호중구감소증 예방 효과를 평가하는 연구자 임상을 진행한다.
분당서울대병원 역시 건강인을 대상으로 메토트렉세이트와 리팜피신, 사이클로스포린 간 약물 상호작용을 평가하는 임상을 추진한다.
업계에서는 최근 임상시험 승인 흐름이 신약 개발 경쟁의 심화를 보여준다고 평가한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승인된 임상시험을 보면 다국적 제약사뿐 아니라 국내 기업들도 신약 파이프라인을 확대하며 연구개발 속도를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암과 희귀질환, 면역질환 분야는 환자 수가 적고 치료 대안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글로벌 협력과 빠른 임상 진행이 중요하다”며 “국가 차원의 임상 연구 지원과 규제 합리화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국내 임상시험 인프라와 병원 연구 인력 확충, 임상 연구비 지원 등이 강화된다면 한국이 글로벌 임상 허브로 자리 잡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