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평생략' 개선논의 사실상 시동..."완곡했지만 방향은 뻔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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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평생략' 개선논의 사실상 시동..."완곡했지만 방향은 뻔한"
  • 최은택 기자
  • 승인 2024.05.27 0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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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사평가원, 간담회 통해 제약계 의견수렴 나서
우선은 KRPIA와, 다음엔 제약바이오협회 등

경제성평가 자료제출 생략(경평생략) 제도에 대한 개선논의가 드디어 시작됐다. 보험당국은 완곡한 표현을 쓰며 의견수렴에 나서는 모양새였지만 제약계는 '뻔한' 방향이라고 보고 경계심을 내비쳤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지난 24일  7월 1일 예정돼 있는 실거래가 약가인하와 경평생략 제도 개선 등을 안건으로 글로벌의약산업협회(KRPIA)와 회원사 관계자 등과 간담회를 가졌다.

이 간담회는 매월 진행돼온 민관협의체를 대신하는 성격을 띠었지만 이전과는 조금 다른 모양새였다. 우선은 보건복지부가 아닌 심사평가원이 주관했고, 제약3단체가 아닌 KRPIA만 테이블에 불렀다. 제약바이오협회와 바이오의약품협회와는 일주일 뒤인 오는 31일 따로 간담회를 갖기로 했다. 주관자는 아니지만 복지부 관계자도 회의에 배석했다.

제약계 한 관계자는 "경평생략제도 개선은 주로 다국적 제약사 이슈가 될 수 있기 때문에 국내 제약사들이 주로 참여하는 2개 단체와 분리해 먼저 KRPIA와 간담회를 진행한 것 같다"고 귀띔했다.

실제 간담회에서 실거래가 약가인하는 별이슈가 아니었다. 심사평가원과 복지부의 태도 또한 마찬가지였다는 후문이다. 김국희 약제관리실장 등 심사평가원 측은 지난해 말 발간된 이른바 '이태진 보고서'를 언급하며, 보고서에서 제시한 경평생략 제도 개선방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 지 물었다.

잘 알려져 있듯이 이 보고서는 경평생략 제도가 항암제와 희귀질환치료제 급여 등재에 기여한 건 인정하면서도 이 제도가 너무 많이 활용되고 있는 데 대해서는 우려를 표했다. 또 국내에서 경평생략 제도로 등재된 약제들이 해외에서는 경평 자료를 제출한 사실들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결론적으로 경평생략 제도를 '경평유예'(사후평가) 제도로 전환하고, 적용약제의 진입장벽도 높이는 개선방안을 제시했다.

심사평가원 측은 매우 완곡한 표현을 쓰기는 했지만 제도개선 논의의 초석이 될 수 있는 보고서가 나온만큼 이걸 토대로 앞으로 논의를 시작해 보자는 입장을 내놨다. 제약계 입장에서는 '답정너'처럼 들릴 수 있는 상황이었다.

보험당국이나 정부 측이 개선방향과 관련해 구체적인 언급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날 간담회에서는 세부사안에 대한 의견이나 논박이 오가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 제약계는 경평생략 제도가 갖고 있는 의미, 정리하면 경평으로는 해결이 어려운 항암제와 희귀질환치료제들의 급여등재와 이에 따른 환자의 치료 접근성 향상 측면에서의 '효용'에 대해 언급했다.

또 경평생략 제도가 자주 활용되는 건 거꾸로 국내 경평 제도 운영상의 문제를 방증하는 것이라는 측면도 강조했다. 그러면서 현 경평생략 제도를 (후퇴하는 방향으로) 손질할 필요가 있는 지 반문했고, 만약 지금의 틀을 바꾸겠다면 경평생략 제도 뿐 아니라 경평 제도와 함께 전체적인 판을 개선하는 방향으로 논의가 진행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전했다.

제약계 다른 관계자는 "보험당국이 완곡한 표현을 썼지만 이미 보고서가 나온만큼 제약계 입장에서는 '답정너' 같은 느낌을 지울 수는 없다. 또 이번 간담회를 통해 사실상 개정논의의 시동은 걸린 것으로 봐야 할 것이다. 중요한 건 정부와 보험당국이 경평생략 제도가 도입되게 된 배경과 그동안 운영되면서 환자 접근성 향상에 기여한 의미, 그리고 그 가치를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는 점"이라며, 강한 경계심을 드러냈다.

한편 올해 제약계 최대 현안 중 하나인 이른바 외국약가비교 약가재평가 방향 최종안을 논의할 관련 TFT 회의는 제약단체 등이 아직 최종의견을 제시하지 않아 6월로 일정이 연기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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