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무휴·야간진료 서귀포 민관협력의원 개원 '먹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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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무휴·야간진료 서귀포 민관협력의원 개원 '먹구름'
  • 이창진 기자
  • 승인 2023.05.08 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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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말까지 3차 공모…"제주 의사 무관심, 육지 의사만 문의"
최소 입찰가 2385만원 명시 "수익성·지자체 간섭 불안 요인"       

연중무휴와 야간진료를 내세운 서귀포시 민관협력의원 개원이 참여 의사 부재로 기약 없이 미뤄지고 있다.

건물과 장비 등 개원 비용 절감 효과와 무관하게 불투명한 진료수익과 지자체 영향력 등 의사들의 불안감이 참여를 주저하는 요인이라는 지적이다.

서귀포시 대정읍에 위치한 민관협력의원 모습.
서귀포시 대정읍에 위치한 민관협력의원 모습.

제주도 서귀포시는 지난 1일 '365 민관협력의원 사용허가' 공모 계획을 공지했다.

1차와 2차 유찰에 따른 3차 입찰로 5월 1일부터 31일까지 한 달의 공모 기간을 부여했다.

서귀포시 대정읍 소재 민관협력의원은 365일 휴일과 야간 22시까지 진료를 조건으로 하고 있다.

유찰 상황을 반영해 개원 후 3개월간 휴일과 야간 진료를 유예했다. 건강검진 기관 지정도 개원 후 6개월간 유예를 뒀다.

휴일과 야간 진료 유지에 필요한 의사 인력은 내과와 가정의학과, 응급의학과 전문의 중 2~3명 이상의 조건을 유지했다.

입찰을 거쳐 계약일로부터 45일 이내 개원도 세부조건에 포함했다.

지자체가 지원한 건물과 의료장비 임대료를 감안해 최소 입찰가격을 2385만 1870원으로 책정했다.

다만, 관리비(수도, 전기요금) 및 내부 인테리어 등은 낙찰자 부담이다.

개원 초기 비용을 대폭 낮춘 민관협력의원이 3차 공모까지 간 이유가 무엇일까.

의사 입장에서 의원급 개원은 적잖은 모험이다. 그것도 2명 이상 공동 개원하는 경우 투자  비용에 따른 수익성과 경영성, 지속성 등을 따지지 않을 수 없다.

제주도 한 개원의는 "건물과 의료장비, 물품 등의 최소 임대료 부담은 긍정적이나 실제 의료기관 운영을 위해서는 간호 인력과 행정인력이 적어도 10명 필요하다. 의사의 경우, 365일 주·야간 진료를 위해 4명이 있어야 그나마 휴가를 부여할 수 있다. 진료수익에서 인건비를 제외하고 공동 개원한 의사들에게 얼마나 돌아갈지 단정하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제주도 서귀포시는 지역 주민을 위해 365일, 오후 10시 진료를 표방하며 지자체 첫 민관협력의원 사업을 공모하고 있다.
제주도 서귀포시는 지역 주민을 위해 365일, 오후 10시 진료를 표방하며 지자체 첫 민관협력의원 사업을 공모하고 있다.

의원 운영 방식은 독립채산제이나 지자체 영향력을 배제할 수 없다.

예산 투입에 따른 서귀포시와 제주도의회 성과와 평가에 필요한 자료제출과 지시사항 등이 동반될 가능성이 높다.

흥미로운 사실은 제주도 의사들은 관심이 없다는 점이다.

제주 다른 원장은 "민관협력의원은 제주도 거주 의사들의 관심 사항이 아니다. 1차와 2차 공모 시 일부 육지 의사들의 문의만 있었던 것으로 안다"며 "제주도에 개원하거나 봉직 중인 의사들은 대정읍에 위치한 협력의원 한계를 인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5월말까지 진행될 3차 공모 역시 유찰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당초 민관협력의원 초기 모형 설계 시 포함된 무상 임대와 지자체 배제, 행정적 인센티브 부여 등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높은 가격을 제시해 1차 공모에서 낙찰된 민관협력약국 개국도 민관협력의원 최종 낙찰까지 연기가 불가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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