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발 의료 공급망 ‘비상’…정부·제약·의료계 총력 대응 체제 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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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발 의료 공급망 ‘비상’…정부·제약·의료계 총력 대응 체제 가동
  • 최은택 기자
  • 승인 2026.04.10 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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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재기·유통 불균형·원료 수급까지 동시 압박…“현장 혼란 최소화 한목소리”

중동 전쟁 장기화로 의약품과 의료기기 공급망 전반에 불안 요인이 커지자 정부와 제약업계, 의료계가 동시에 비상 대응 체제를 가동했다. 원료 수급부터 유통, 의료현장까지 영향을 미치면서 각 주체가 역할별 대응에 나서는 양상이다.

보건복지부는 9일 대한병원협회와 간담회를 열고 의료제품 수급 상황과 대응 방안을 점검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이형훈 제2차관과 병원협회 관계자들이 참석해 중동 사태에 따른 의료현장 애로사항과 대응책을 논의했다.

이형훈 제2차관은 “중동전쟁으로 일부 대형병원 등에서 의료제품 사재기가 발생하고 있는 반면, 중소병원과 의원은 인터넷 구매 사이트의 물품 품절로 주사기 등 필수제품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병원협회 차원에서 회원 병원들이 의료제품 재고를 불필요하게 늘리지 않도록 협조해 달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이성규 대한병원협회장은 “일부 병원의 가수요로 인한 물량 확보 사례가 발생하고 있어 병원협회 차원에서 대응팀을 운영 중”이라며 “불필요한 물량 비축이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중동 전쟁 장기화로 의약품과 의료기기 공급망 전반에 불안 요인이 커지자 정부와 제약업계, 의료계가 동시에 비상 대응 체제를 가동했다. [사진=챗GPT]
중동 전쟁 장기화로 의약품과 의료기기 공급망 전반에 불안 요인이 커지자 정부와 제약업계, 의료계가 동시에 비상 대응 체제를 가동했다. [사진=챗GPT]

주사기까지 ‘공급 불균형’…식약처, 유통 전반 관리 강화

식품의약품안전처도 같은 날 의료기기 판매업체들과 간담회를 열고 주사기·주사침 등 필수 의료기기 공급 안정화 방안을 논의했다.

식약처는 유통 상황을 점검하는 한편, 판매업체와 정부 간 소통 강화를 위해 핫라인을 구축하고 현장 애로사항을 공유하기로 했다. 특히 일부 온라인 판매몰 등에서 공급이 충분하지 않은 사례가 확인된 만큼, 의료기기가 온라인과 오프라인 전반에 고르게 공급될 수 있도록 협조를 요청했다.

김명호 의료기기안전국장은 “중동전쟁으로 영향을 받는 의료기기가 원활하게 유통될 수 있도록 의료기기 판매업체와 정부 간 소통을 강화하겠다”며 “수급 상황을 철저히 관리해 의료현장에 의료기기가 안정적으로 공급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제약업계 비상대응본부 가동…“공급망 전 과정 모니터링”

산업계에서도 대응 조직을 가동하며 위기 대응에 나섰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는 중동 전쟁 여파로 의약품 공급망 불안이 확대될 가능성에 대응하기 위해 ‘중동전쟁 비상대응본부’를 설치했다.

최근 원유 수입 차질로 석유화학 제품인 나프타 공급 불안이 이어지면서 의약품 포장재와 용기뿐 아니라 원료의약품 생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비상대응본부는 종합상황반, 대외협력반, 현장소통반 등으로 구성돼 의약품 수급 현황을 모니터링하고 수출입 동향을 공유하며, 회원사 애로사항을 취합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협회는 주간 단위 대책회의를 통해 상황을 점검하고, 수급 불안이 예상되는 품목에 대해서는 정부와 협력해 대응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노연홍 회장은 “약가 인하와 고환율에 이어 중동 정세 불안까지 겹치며 산업계가 복합적인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며 “신속한 대응 체계를 구축해 의약품의 안정적 공급을 도모하고 산업계 피해를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나프타 공급 불안이 현실화되면 의약품 포장재는 물론 일부 원료의약품 생산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며 “현재는 정부와 협력해 수급 상황을 면밀히 점검하고 있지만,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공급망 전반에 대한 구조적 대응이 필요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의료계도 즉시대응팀 가동…현장 모니터링 강화

의료계 역시 대응 체계를 가동했다. 대한의사협회는 정례 브리핑을 통해 의료소모품 수급 불안에 대응하기 위한 즉시대응팀을 구성했다고 밝혔다. 박명하 상근부회장이 팀장을 맡아 의료현장의 수급 상황을 면밀히 파악하고, 신속한 의사결정을 지원하고 있다.

의협은 실시간 모니터링을 통해 다양한 대안을 제시하며 회원 의료기관의 진료 차질을 최소화하고, 국민의 의료기관 이용에 불편이 없도록 대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의료계 관계자는 “일부 품목에서 수급 불안 조짐이 나타나고 있어 현장에서는 긴장감이 높다”며 “실시간 정보 공유와 신속한 대응이 무엇보다 중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번 중동 사태는 원료, 포장재, 의료기기, 의료현장까지 이어지는 복합적인 공급망 위기로 평가된다. 정부와 산업계, 의료계가 동시에 대응 체제를 가동하면서 단기적 혼란은 관리 가능할 것으로 보이지만,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의료 공급망 전반에 대한 구조적 대응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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