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첩)식약처 문의전화는 장식인가...여전히 소통부재 '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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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첩)식약처 문의전화는 장식인가...여전히 소통부재 '늪'
  • 엄태선 기자
  • 승인 2021.06.28 06: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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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대표전화로 전환 이후 일부 부서 연락두절 도마위

국민을 대신해서 일하는 공무원은 최근 일자리가 구하기 어려운 젊은층이 선호하는 안정적 직장이기도 한다. 하지만 공무원은 단순 직장인이 아닌 국민을 위한 공무를 집행하는 기관인 만큼 기본의무가 주어진다. 상실, 복종, 친절, 비밀엄무, 청렴, 품위유지 등의 의무가 있다.

특히 친절공정의 경우 국민과 주민 전체의 봉사자로서 친절하고 정정하게 집무해야 하는 의무가 있다.

지난해부터 전세계로 불어온 코로나19의 위기상황 속에 전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공무원들은 밤낮없이 살신 성의하며 구술땀을 흘리고 있다. 그만큼 맡은 바 최선을 다하는 모습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근데 아쉬운 점이 하나 있다. 불리하거나 숨기고 싶은 사안이 있으면 적극적으로 회피하려는 모습이 보인다는 것이다.

특히 식품과 의약품을 관할하는 식약처는 그 직무와 역할에 있어 코로나19에서 그 어느 정부부처에 비해 중요성을 낮지 않다. 코로나19 백신부터 치료제의 허가부터 공급에 이르기까지 모든 부분을 관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의 건강과 안전에 가장 밀접한 부처이다.

최근 불거진 불순물사태에 대한 식약처의 대처에 대해 일선 제약업계의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해외사례에 따라 곧바로 관련 업체에 정보를 전달해 대응하도록 조치하는 선제적인 조치에 대해 다소 의문을 제기하고 있는 것.

국민의 안위를 지키기 위해 선제적 조치라고 하지만 어떤 사안이 나올 때마다 짧은기간내 시험결과를 제출하라고 요구하고 그렇지 않을 시 품목판매중지와 회수조치가 내려질 것이라고 겁박(?)하고 있다. 문제는 새로 발견된 해당 신물질(불순물)에 대한 위해여부에 대한 그 어떤 자료가 없다는 것이다. 의학적으로 이를 증명할 정보도 없는 상태에서 선제적으로, 그것도 반복적으로 업체에 요구하고 있는 행태에 불편함을 호소하고 있는 분위기이다.

여기서 더 나아가 해당 내용을 담당하고 있는 식약처 부서는 아예 소통을 피하고 있는 상황이다. 제약사에 공문을 보내는 것과 불순물 관련 안전성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는 단순 보도자료를 내는 데 그쳤다.

무엇보다 언론보도를 위한 보도자료 문의전화 속 일부 담당과장과 사무관은 불통이다. 보도자료와 공문 외에 할 일을 없다는 것인지 의문이다. 제약계의 임의제조 사건이 터진 이후 식약처 내부에서조차 연락이 쉽지않다는 애로사항도 나올 정도다.

한 부서에 쏟아진 사건사고로 인해 수많은 회의가 있다는 것을 부정하지는 않는다. 그만큼 할 일이 많아 국민과의 소통은 잠시 미뤄둬도 된다. 하지만 언제까지 국민에게 '알권리'를 참아달라고 요구할 수는 없다. 공무원의 기본자세에서 언급됐던 국민과의 소통단절은 공무원의 의무를 스스로 망각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지난 2월, SNS 등 실시간 소통하는 현시대에 맞지않은 일을 식약처가 전격 행동으로 옮겼다. 대외적으로 코로나19 사태 치료제 및 백신 개발과 관련한 민원에 집중하기 위해 대표전화로 전환했다. 후문으로는 식약처 의약품 허가심사 담당부서에 (주식관련) 민원이 빗발친다는 이유로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공무원 이름과 담당업무, 각자의 연락처는 빠졌다. 누가 과를 이끄는 과장인지, 어느 누가 무엇을 하지는 담당자를 찾아볼 수 없다. 가림막 뒤로 숨었다. 물론 코로나19가 안정화될 때까지라고 단서를 달았다. 이와 관련 실제 일선 업계는 연락이 더욱 어려워졌다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는 상황이 짙어지고 있다.

식약처의 극히 일부 공무원들이 행태가 전체의 이미지를 깎아먹는 일은 없어야 한다. '잘하면 본전, 못하면 지탄을 받는' 것이 그간의 공무원의 피할 수 없었던 운명이었다면 앞으로는 '잘하면 잘한다, 못하면 좀더 노력해달라'는 국민의 기대와 독려를 받을 길을 선택했으면 한다. 기본을 지켜면 된다.

'마스크 공급현황'을 정기적으로 알리고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 관련 진행사항을 빠르고 상세히 공개하는 모습은 그간에 보지 못했던 국민과 간극을 좁히고 신뢰를 쌓는 '잘하는 사례'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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