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암수술 수가 원가 80% 그쳐…수도권 환자 쏠림, 대형병원 일부 교수 편중 '숙제'
"위암 환자는 완치로 가는데, 수술 의사는 감소하는 불치로 가고 있습니다. 위장관외과 세부전공 전임의는 올해 5~6명에 불과합니다. 앞으로 이들이 해마다 1만여명에 달하는 위임환자를 수술해야 합니다."
대한위암학회(회장 장대영, 이사장 이혁준)는 17일 더그랜드 롯데서울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위장관외과 생태계 실정을 알리고 정부의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위암학회는 17일부터 19일까지 더 그랜드 롯데서울에서 '30년의 탁월한 성취, 위암 완치의 한계에 도전하다'를 슬로건으로 창립 30주년 기념 국제학술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흥겨운 잔치 날 위암학회 임원들은 기자들의 질의가 지속될수록 어두워졌다.
이혁준 이사장(서울대병원 외과 교수)은 이날 "한국의 위암 수술은 세계 최고이나 위암 진료 현장은 벼랑 끝에 서 있다. 창립 30주년 학술대회의 학술적 성과를 홍보해야 하는 자리지만 건강보험 수가 얘기를 하지 않을 수 없다"고 작심 발언했다.
위암학회에 따르면, 낮은 수가로 위암 수술을 전공하는 젊은 외과 의사들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위장관외과 전임의 수가 20년 전 매년 30여명에서 현재 5~6명에 불과했다.
해마다 위임수술을 받은 환자 수는 1만여명에 달한다.
이혁준 이사장은 "위암 4기 환자도 완치하는 술기는 세계 최고 수준이다. 위장관외과 전임의는 5~6명이고 이중 실제 분과전문의는 2~3명에 불과하다. 이 상황이 지속된다면 위암 수술 의사가 없어 해외로 나가는 상황을 배제할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보건복지부가 소아외과를 중심으로 외과계 수가를 개선하고 있지만 위암 수술 수가는 상대적으로 저평가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위암 수술 수가는 간이식과 신장이식보다 5배, 대장암 수술보다 2배 이하 낮은 수가로 책정되어 있다. 저수가와 사법리스크, 워레벨 등으로 젊은 의사들이 위장관외과를 기피하는 이유"이라고 꼬집었다.
복지부도 위암 수술 저평가를 인정하고 있다. 위암 수술 수가는 원가의 80%에 그치고 있다.
위암학회는 문합술 별도 수가와 림프절 절제술 수가 개선 등 현실적 방안을 복지부에 요구한 상태이다.
문합술 수가 신설 등 요구…해외학회 참석 의사 지원금 지급 1년 이상 걸려 ”업체가 갑”
젊은 의사 육성을 위한 학회 지원도 공정경쟁규약 강화로 불편한 현실이다.
학회에서 해외학회에 참여할 젊은 의사를 선정하면 제약단체와 의료기기단체에서 해외학회 참석 후 증빙 영수증을 통해 개별적으로 후입금하고 있다. 해외 학술대회 참여 의사는 항공료와 숙박비, 참가비 등 개인 돈을 지출한 후 제약단체와 의료기기단체로부터 참석 후 지원받는 셈이다.
문제는 후입금 기간이 너무 늦다는 점이다. 해외 학술대회 참석 후 1년 이상 기다리는 경우가 다반사이다.
이혁준 이사장은 "업체가 갑이다. 해외 학술대회 지원금을 문의하면 기다리라는 말만 한다"고 지적했다.
위암학회가 풀어야 할 숙제도 있다.
수도권에 집중된 위암 수술 환자 쏠림과 대형병원 명의로 알려진 일부 임상교수의 수술 편중 등이다.
김형일 학술이사(세브란스병원 외과 교수)와 공성호 총무이사(서울대병원 외과 교수)는 [뉴스더보이스]의 질의에 "위암 수술 지역 격차 해소는 쉽지 않지만 중요한 문제이다. 일본의 경우 지역별 할증(가산수가)을 적용해 지역별 수술 격차를 줄여나가는 것으로 안다. 환자들의 수도권 쏠림 해소는 학회는 물론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혁준 이사장은 "대형병원 위임 환자 집중은 학회도 교수들도 원하지 않는다. 하지만 병원장 입장에서 경영 문제로 수술 실적이 저조하면 해당 진료과 인력을 줄이는 현실적 문제가 있다. 수도권 병원 수술환자 쏠림과 대형병원 일부 교수에 집중된 위암 수술 문제는 10년 이상된 악순환"이라고 토로했다.
한편, 대한위암학회 국제학술대회(KINGCA WEEK 2026)는 3일간 참여한 의사에게 연수평점 13점을 부여한다. 위암 분야 국내외 석학을 비롯해 24개국 800여명이 사전등록 했으며 361편의 초록이 접수돼 명실공히 국제학회 위상을 높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