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약제 협상 모두 끝나야 보험 적용…정부도 병용요법 급여 지연 방지책 마련해야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요로상피암 1차 치료에 사용되는 파드셉주와 키트루다주 병용요법의 건강보험 적용이 약가협상 단계에서 지연되자 환자단체가 제약사와 정부에 조속한 협상 타결을 촉구하고 나섰다.
특히 두 약제는 각각 별도의 제약사와 약가협상을 진행하지만 두 협상이 모두 마무리돼야 병용요법에 건강보험을 적용할 수 있는 구조인 만큼, 협상 장기화에 따른 부담이 환자들에게 전가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환자단체연합회는 10일 '제약사와 정부는 언제까지 요로상피암 환자를 약가협상 지연의 희생양으로 만들 것인가'라는 제목의 성명을 내고 한국아스텔라스와 한국MSD에 약가협상을 조속히 마무리할 것을 요구했다. 정부에는 신약 간 병용요법의 급여 지연을 막고 환자 치료 접근성을 보장하기 위한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허가·급여평가 넘었지만 약가협상서 제동
연합회에 따르면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요로상피암 1차 치료에 사용되는 파드셉주(엔포투맙베도틴)와 키트루다주(펨브롤리주맙) 병용요법은 현재 건강보험 적용을 위한 약가협상 단계에 머물러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한국아스텔라스 및 한국MSD와 각각 약가협상을 진행하고 있지만 당초 60일로 정해진 협상기한 내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서 협상 기간이 연장됐다. 이에 따라 환자들이 기대했던 건강보험 적용 시점도 불투명해진 상태다.
파드셉·키트루다 병용요법은 2024년 7월 25일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요로상피암 성인 환자의 1차 치료로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받았다.
이후 2025년 10월 29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암질환심의위원회에서 급여기준이 설정됐으며, 올해 4월 2일 약제급여평가위원회에서 급여 적정성을 인정받았다. 허가 이후 급여기준 설정과 급여 적정성 평가 절차를 거쳤지만 약가협상 단계에서 건강보험 적용이 지연되고 있는 것이다.
환자단체는 진행성 요로상피암의 경우 예후가 좋지 않고 질환이 진행되면 환자 상태가 악화돼 치료 선택의 폭도 줄어들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 때문에 환자 상태에 맞는 1차 치료를 적절한 시기에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건강보험 적용이 늦어지면서 환자들은 현재 한 달에 수백만원에서 1000만원에 이르는 치료비를 부담하고 있다고 연합회는 지적했다.
연합회는 "치료비를 마련할 수 있는 환자만 치료를 받고, 그렇지 못한 환자는 치료를 포기해야 하는 현실을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각자 협상하지만 환자에게는 '하나의 치료요법'
연합회가 특히 문제로 지적한 부분은 파드셉과 키트루다의 약가협상이 각각 별도로 진행되면서도 실제 보험 적용을 위해서는 두 협상이 모두 마무리돼야 한다는 점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두 제약사 모두와 합의하지 못하면 환자들은 병용요법의 비급여 치료비를 계속 부담해야 한다.
연합회는 협상 주체가 나뉘어 있다는 이유로 환자에 대한 제약사의 책임까지 분리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파드셉과 키트루다가 서로 다른 회사의 의약품이지만 환자에게는 함께 사용해야 하는 하나의 치료요법이라는 이유에서다.
신약 개발과 공급에 대한 정당한 보상이 필요하고 약가협상 과정에서 여러 사정을 고려해야 한다는 점 자체는 인정했다.
다만 연합회는 "제약사의 가격과 이윤을 지키기 위한 협상이 환자의 생명과 치료 기회보다 앞설 수는 없다"며 "환자의 절박함을 협상력이나 이윤 극대화의 수단으로 삼아서도 안 된다"고 비판했다.
이어 한국아스텔라스와 한국MSD가 그동안 환자 접근성 향상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혀온 만큼 이제는 이를 실제 협상 결과로 보여줘야 한다고 주문했다.
연합회는 "두 제약사는 서로에게 책임을 미루지 말고 합리적인 협상안을 제시해 약가협상이 조속히 마무리될 수 있도록 책임 있게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부에도 중재·재발 방지대책 요구
정부를 향해서도 적극적인 역할을 주문했다. 환자단체는 보건복지부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단순히 협상 기간을 연장하면서 결과를 기다릴 것이 아니라 제약사와 협상을 조속히 마무리해 요로상피암 환자의 치료 기회를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향후 서로 다른 제약사의 신약을 함께 투여하는 병용요법에서 유사한 급여 지연이 반복되지 않도록 정부 차원의 제도적 장치를 마련할 것을 요구했다.
구체적으로 환자의 치료 접근성을 최우선으로 하는 정부 차원의 중재안과 병용요법 급여 지연 방지책을 수립해야 한다는 것이 연합회의 요구다.
연합회는 협상이 길어질수록 환자들은 치료 기회를 잃고 가정에는 감당하기 어려운 경제적 부담이 쌓인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국아스텔라스와 한국MSD는 약가협상 지연을 더 이상 환자의 희생으로 떠넘겨서는 안 된다"며 "보건복지부와 국민건강보험공단도 협상 장기화를 방치하지 말고 요로상피암 환자들이 필요한 치료를 제때 받을 수 있도록 조속히 해결해야 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