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단 “약가협상 세부사항 규정”…신약 등 이중약가 체계 본격화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약가유연계약(이중약가) 제도를 반영한 개정 약가협상지침을 공개하고 시행에 들어갔다. 지난 4월 건강보험 요양급여기준 규칙 개정 이후 후속 세부운영 기준까지 마련되면서, 국내 표시가격과 실제 거래가격을 분리 운영하는 약가유연계약 체계가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14일 건보공단에 따르면 지난 4월 30일자로 ‘약가협상지침’을 개정하고 같은 날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이번 개정에는 약가유연계약 관련 조항 신설과 세부운영지침, 신청서식 등이 포함됐다.
공단은 공고에서 “요양급여 기준 규칙 일부 개정령에 의거해 약가협상지침을 일부 개정했다”고 밝혔다. 또 지침 목적 조항에서는 “협상 및 재협상의 방법·절차·범위 등 협상에 필요한 세부사항을 규정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개정의 핵심은 새로 신설된 제17조다. 공단은 해당 조항에서 “약가유연계약 대상, 절차, 계약 해지 시 조치 등 세부 사항에 대하여 별첨1에 따라 정한다”고 규정했다.
이는 정부가 추진 중인 약가유연계약제의 실질적인 운영 근거를 공단 협상지침 차원에서 명문화한 것이다. 기존에는 건강보험 약가가 고시 상한금액 중심으로 운영됐지만, 앞으로는 대외 공개되는 ‘상한금액표 금액’과 실제 계약가격인 ‘별도합의 상한금액’을 구분해 운영할 수 있게 된다.
업계에서는 이를 통해 국내 고시가격이 해외 참조가격에 직접 반영되면서 발생했던 글로벌 제약사의 가격 전략 부담과 이른바 ‘코리아 패싱’ 우려를 일부 완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개발신약 해외진출 시 가격경쟁력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 별첨 ‘약가유연계약 세부운영지침’은 약가유연계약을 “약제의 상한금액에 관해 업체와 별도합의를 위해 체결하는 계약”이라고 정의했다.
또 보건복지부 고시에 공개되는 ‘상한금액표 금액’과 공단·업체 간 실제 합의가격인 ‘별도합의 상한금액’을 구분해 규정했다.
약가유연계약 대상은 약사법상 신약 등 복지부 장관이 정하는 약제로 규정됐다. 계약을 체결하려는 업체는 별지 제6호 서식과 구비서류를 공단에 제출해야 한다.
협상기간은 기존 약가협상과 동일하게 복지부 협상명령 다음 날부터 60일 이내다. 다만 복지부 장관이 별도 기간을 정한 경우에는 해당 기간을 적용하도록 했다.
공단과 업체는 협상을 통해 ‘상한금액표 금액’과 ‘별도합의 상한금액’을 각각 정해 계약을 체결하게 된다. 계약 체결 이후에는 복지부 장관에게 결과를 보고하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장에게 통보하도록 했다.
표시가격 설정 기준도 구체화했다. 세부운영지침은 상한금액표 금액을 A8 국가 조정 최고가 이내로 설정하도록 했다. A8 국가에 등재되지 않은 약제는 유사약제의 A8 조정 최고가를 기준으로 삼도록 했다.
환율 기준도 명시했다. 계약 신청 전월을 포함한 최근 36개월 평균 최종고시 매매기준율을 적용하도록 했다.
비밀유지 조항도 포함됐다. 공단과 업체는 계약 과정에서 알게 된 상대방 정보와 논의 내용, 계약 체결사항을 공개할 수 없도록 했다. 다만 복지부, 심평원, 요양기관 등에는 제공할 수 있도록 예외를 뒀다.
계약은 약제별 또는 업체별로 체결할 수 있도록 했으며, 업체가 계약 해지를 원할 경우 해지신청 공문을 제출하도록 했다. 공단과 업체는 해지신청일이 속한 달의 별도합의 상한금액을 고려해 계약을 종료하게 된다.
한편 약가유연계약 신청서에는 현 상한금액, 약가유연계약 신청금액, A8 국가 조정 최고가, 계약 대상 근거, 신청 사유 등을 기재하도록 했다. 신약의 경우 현 상한금액 대신 약제급여평가위원회 급여적정성 평가가격을 적도록 했다. 또 신청 시 제조·수입 허가증과 A8 국가 약가 자료 등을 첨부하도록 규정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