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늑장등재' 다잘렉스SC, AL 아밀로이드증 치료제로 급여 속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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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늑장등재' 다잘렉스SC, AL 아밀로이드증 치료제로 급여 속도전
  • 최은택 기자
  • 승인 2026.01.16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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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허가 5년 6개월만에 심평원 넘어 건보공단 협상으로
암질심서 다발골수종 적응증 급여 모두 거부

[이슈분석=다잘렉스SC] 환자 투약 편의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한 얀센의 다잘렉스 피하주사(다라투무맙, 이하 다잘렉스SC)가 급여등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7월 23일 항암제에 적용되는 급여 첫 관문인 암질환심의위원회를 통과한 데 이어 약 반년 만에 약제급여평가위원회도 넘어섰다.

문제는 현재 건강보험을 적용받고 있는 다발골수종 관련 5개 적응증은 제외된 채 경쇄(AL) 아밀로이드증 급여만 추진되고 있다는 점이다. 같은 성분과 동일한 제품명이지만 투여 경로가 ‘정맥’이냐 ‘피하’냐에 따라 사실상 서로 다른 치료 옵션으로 활용되는 상황이 된 셈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15일 1월 약제급여평가위원회를 열고 다잘렉스 피하주사 급여 신청을 받아들였다. 약평위 표현으로는 ‘급여 적정성 있음’이다.

해당 효능·효과는 ‘새롭게 진단된 경쇄(AL) 아밀로이드증 환자에서 보르테조밉, 시클로포스파미드 및 덱사메타손과의 병용요법’이다. 심사평가원은 “식약처 허가사항 중 기재된 적응증이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이는 허가사항 가운데 다발골수종 관련 5개 적응증은 이번 급여 평가 대상에서 제외됐다는 의미다.

다잘렉스 피하주사 제품 이미지. [사진=한국얀센]
다잘렉스 피하주사 제품 이미지. [사진=한국얀센]

앞서 다잘렉스는 정맥주사제가 2017년 11월 2일 국내 시판 허가를 받았고 이후 건강보험 급여권에 진입해 지속적으로 급여 사용 범위를 확대해 왔다. 현재 허가된 적응증은 ‘새롭게 진단된 조혈모세포이식이 적합하지 않은 다발골수종 환자에 대한 보르테조밉·멜팔란·프레드니솔론 병용요법’ 등 총 5개다.

반면 피하주사 제형인 다잘렉스SC는 정맥주사보다 늦은 2020년 6월 29일 국내에 도입됐고 적응증 역시 정맥주사와 동일하게 5개를 허가받았다. 그러나 환자 편의성이 크게 개선된 제형임에도 급여 등재는 장기간 이뤄지지 않았다.

회사 측이 등재를 시도하지 않았던 것인지, 아니면 환자 편의성 개선이라는 혁신성이 급여 평가 과정에서 충분히 반영되지 못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의료계에서는 피하주사 제형의 장점이 분명하다는 점에서 아쉬움을 나타내고 있다. 한 대학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는 “다잘렉스 피하주사는 투여 시간이 크게 줄어 환자와 의료진 모두에게 부담을 줄여주는 제형”이라며 “특히 장기간 치료가 필요한 다발골수종 환자에게는 병원 체류 시간을 줄여주는 장점이 있어 임상 현장에서 활용도가 높다”고 말했다.

그런 가운데 다잘렉스SC는 2024년 4월 대체 치료제가 없는 경쇄(AL) 아밀로이드증 치료 적응증을 새로 확보하면서 급여 등재 절차가 다시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이후 2025년 7월 암질환심의위원회를 통과한 데 이어 이번 약제급여평가위원회까지 넘어 급여권 진입에 한층 가까워졌다.

이런 추세라면 건강보험공단과의 약가 협상도 비교적 빠르게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 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이르면 올해 4월부터 건강보험 적용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는 경쇄(AL) 아밀로이드증 환자들에게는 반가운 소식이다. AL 아밀로이드증은 면역글로불린 경쇄 단백질이 장기 조직에 축적돼 심장과 신장 등 주요 장기에 손상을 일으키는 희귀 혈액질환으로, 치료 선택지가 제한적이다.

혈액질환 진료 경험이 많은 또 다른 의료계 관계자는 “AL 아밀로이드증은 진단 시점에 이미 장기 손상이 진행된 경우가 많아 치료 접근성을 높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이번 급여 절차가 신속히 마무리되면 환자 치료 선택지 확대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환자단체에서도 이번 급여 절차 진전에 기대를 나타내고 있다. 한 희귀질환 환자단체 관계자는 “AL 아밀로이드증은 질환 특성상 치료 시기를 놓치면 장기 손상이 빠르게 진행될 수 있다”며 “피하주사 제형까지 급여 적용이 이뤄지면 환자들의 치료 접근성과 편의성이 동시에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다발골수종 환자 입장에서는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다.

피하주사는 3~5분이면 투여가 가능하지만 기존 정맥주사는 3~5시간가량 병원에서 주사를 맞아야 한다. 투여 시간 차이가 크기 때문에 환자 편의성 측면에서는 피하주사 도입에 대한 기대가 높았던 상황이다.

또 다른 환자단체 관계자는 “같은 약이라도 투여 방식이 바뀌면 환자의 치료 경험은 크게 달라질 수 있다”며 “장시간 병원에 머물러야 하는 부담이 줄어드는 만큼 다발골수종 환자들에게도 피하주사 제형이 하루빨리 급여 적용되길 바라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다잘렉스SC와 달리 글락소스미스클라인의 누칼라 오토인젝터주(메폴리주맙)는 비교적 빠르게 급여 절차를 밟고 있다.

누칼라 오토인젝터주는 지난해 3월 24일 국내에 도입됐으며 약 10개월 만에 급여 첫 관문을 조건부로 통과했다.

누칼라는 이미 피하주사 제형인 누칼라주가 급여권에 들어와 있다. 여기에 환자가 직접 주사할 수 있는 오토인젝터 제형이 등재되면 치료 편의성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오토인젝터 역시 일부 적응증만 급여 등재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현 허가사항에는 중증 호산구성 천식(SEA)뿐 아니라 호산구육아종증(EGPA)과 과다호산구증후군(HES)에도 사용할 수 있도록 돼 있다. 하지만 현재 급여 절차는 기존 피하주사와 동일하게 SEA 적응증에 맞춰 진행 중이다.

이에 따라 SEA 환자들은 새로운 치료 옵션에 대한 기대감을 보이고 있지만 EGPA나 HES 환자들은 급여 적용까지 얼마나 더 기다려야 할지 불확실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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