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ICT 기반 전략 강화…전통 제약에서 혁신기업으로
종근당이 인공지능(AI)과 정보통신기술(ICT)을 기반으로 한 디지털 전환을 본격화하며 ‘디지털 제약사’로의 변신에 속도를 내고 있다. 생산 공장의 스마트화와 ICT 전문 언론 인수 등 새로운 전략을 통해 신약 개발부터 제조, 정보 확보에 이르기까지 제약 산업 전반의 디지털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23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종근당은 최근 신약 연구개발(R&D)과 생산 시스템 전반에 AI 기반 기술을 도입하는 동시에 ICT 산업과의 접점을 확대하는 등 디지털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제약 산업이 전통적인 제조 중심 산업에서 데이터와 기술 기반 산업으로 변화하는 흐름 속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행보다.
종근당은 지난 18일 충남 천안 공장에 AI 기반 지능형 관제 시스템을 구축했다고 밝혔다. 제약업계에서 AI 기반 지능형 생산 관제 시스템을 도입한 것은 종근당이 처음이라는 설명이다.
이 시스템은 디지털트윈 기술과 실시간 공정 데이터를 활용해 생산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변동 요인을 사전에 분석하고 예측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생산 설비와 공정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품질 이상이나 설비 고장 가능성을 조기에 감지하고 대응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제약 산업은 의약품 품질 관리 기준이 매우 엄격하기 때문에 생산 과정에서의 작은 오류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종근당은 AI 기반 관제 시스템을 통해 생산 공정의 안정성과 품질 일관성을 높이고 제조 과정의 효율성을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스마트팩토리 구축은 단순한 생산 자동화 수준을 넘어 제조 데이터의 축적과 분석을 통해 장기적인 경쟁력을 확보하는 전략으로 평가된다. 공정 데이터와 설비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분석하면 생산 효율을 높이는 동시에 품질 관리 수준을 글로벌 기준에 맞춰 강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특히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해 제조 경쟁력을 강화해야 하는 국내 제약사들에게 스마트팩토리 도입이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고 보고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유럽의약품청(EMA) 등 글로벌 규제 기관이 제조 품질 관리와 데이터 기반 관리 체계를 중요하게 평가하는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종근당은 생산 시스템의 디지털 전환과 함께 정보 네트워크 측면에서도 새로운 전략을 시도하고 있다. 종근당홀딩스는 최근 ICT 전문 매체 ‘디지털데일리’를 인수하며 디지털 산업과의 연결 고리를 강화했다.
전통 제약사가 ICT 전문 언론사를 계열사로 편입한 사례는 매우 이례적이다. 업계에서는 이를 단순한 투자나 사업 다각화 차원을 넘어 디지털 기술과 산업 정보를 확보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으로 보고 있다.
ICT 산업은 인공지능, 데이터 분석, 클라우드, 바이오·헬스케어 기술 등 다양한 분야와 결합하며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제약사 입장에서는 이러한 기술 흐름을 신속하게 파악하고 연구개발 전략에 반영하는 것이 중요해지고 있다.
종근당 관계자는 “디지털데일리가 보유한 산업 데이터와 ICT 기업 네트워크는 종근당이 새로운 기술 흐름을 파악하고 외부 협력 파트너를 발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며 “단순히 언론을 보유하는 것이 아니라 정보 기반의 신약 개발 전략을 구축하기 위한 플랫폼을 만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종근당이 추진하는 디지털 전략은 연구개발과 생산, 정보 네트워크를 하나의 체계로 연결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신약 연구개발 과정에서는 데이터 분석과 AI 기술을 활용하고, 생산 단계에서는 스마트팩토리를 통해 공정 데이터를 관리하며, 정보 네트워크를 통해 새로운 기술과 산업 흐름을 빠르게 확보하는 구조다.
이 같은 전략은 글로벌 제약 산업에서 나타나는 변화와도 맞닿아 있다. 최근 글로벌 제약사들은 AI 기반 신약 개발 플랫폼, 데이터 기반 임상시험, 자동화된 생산 시스템 등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연구개발과 제조 혁신을 경쟁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AI 기술은 특히 신약 개발 과정에서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된다. 후보 물질 탐색 단계에서 AI를 활용하면 기존 방식보다 훨씬 빠르게 후보 물질을 찾을 수 있고, 임상시험 설계와 데이터 분석 과정에서도 효율성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 제약업계에서도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연구개발이 점차 확대되고 있지만, 아직 초기 단계라는 평가가 많다. 이런 상황에서 종근당이 생산 시스템과 정보 네트워크까지 포함한 디지털 전략을 본격화한 것은 업계에서도 주목할 만한 움직임으로 평가된다.
업계 관계자는 “종근당의 이번 행보는 전통적인 제약사 이미지에서 벗어나 신약 개발과 생산, 정보력까지 아우르는 디지털 기반 기업으로 변신하려는 시도”라며 “제약 산업이 데이터 기반 산업으로 빠르게 바뀌는 상황에서 의미 있는 전략적 변화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팩토리는 단기간에 생산 효율과 품질 개선 효과를 확인할 수 있는 분야이지만 ICT 미디어 인수는 장기적인 전략에 가까운 결정”이라며 “산업 정보와 네트워크를 확보해 미래 기술 흐름을 빠르게 파악하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종근당은 그동안 신약 연구개발 투자 확대와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한 전략을 꾸준히 추진해 왔다. 여기에 디지털 전환 전략이 더해지면서 전통적인 제약사에서 기술 기반 기업으로 변화하는 과정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결과적으로 종근당은 천안 공장을 중심으로 한 제조 현장의 디지털 혁신과 ICT 산업 네트워크 확보를 통해 연구개발과 생산, 정보 확보가 연결되는 디지털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움직임이 향후 국내 제약사들의 디지털 전환 전략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