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필수예방접종사업(NIP)에서 사용되는 독감백신이 기존 4가(quadrivalent)에서 3가(trivalent)로 전환되면서 국내 계절독감(인플루엔자) 백신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앞서 세계보건기구(WHO)는 2020년 이후 B형 야마가타(Yamagata) 계통이 검출되지 않았다는 근거로 3가 백신 전환을 권고한 바 있다.
이와 함께 세포배양 백신, 비강 분무형 백신 등 다양한 백신들이 출현하면서 민간 시장 경쟁과 공급사들의 매출 급감이 동시에 진행되는 모양새다.
그동안 국내 NIP 시장은 4가 백신이 주류를 이뤄왔으나 2024-2025절기부터는 A형 두 종류와 B형 한 종류를 예방하는 3가 백신이 표준으로 자리 잡으면서 코로나19 팬데믹 시기를 거치며 사실상 중단됐던 3가 백신 생산이 올해부터 본격 재개됐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에서는 보령바이오파마의 ‘보령플루백신V주’, 한국백신의 ‘코박스플루PF주’, GC녹십자의 ‘지씨플루프리필드시린지주’, 일양약품의 ‘일양플루백신프리필드시린지주’, SK바이오사이언스의 ‘스카이셀플루프리필드시린지’ 등 주요 품목이 국가출하승인을 획득하며 공급 준비에 들어갔다.
다국적 제약사에서는 사노피아벤티스의 박씨그리푸주, 에플루엘다가 조달 물량을 공급하게 됐고,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은 입찰에서 고배를 마셨다.
올해 NIP 조달 물량은 작년 1170만 도즈에서 1207만 도즈로 소폭 증가했지만, 4가에서 3가로 전환되면서 백신 단가의 하락이 불가피해 제약사들의 매출 하락에 적잖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4가 백신 단가는 도즈당 1만 340원~1만 810원 수준이었으나, 올해 3가 백신 단가는 9339원~9660원으로 약 10% 인하돼 제약기업별 10~20억 원대 매출 감소가 예상된다.
이런 가운데 다국적 제약기업을 중심으로 민간 시장을 공략하는 경향이 짙어지고 있다. 국내 인플루엔자 백신 시장 규모는 약 2000억 원대로, 이 중 55~60%가 민간 시장에서 소화되고 있어 이를 타깃으로 한 제약사들의 마케팅 경쟁은 더욱 활발해지고 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비강 투여 방식의 '플루미스트인트라나잘스프레이'를 출시하며 차별화에 나섰고, CSL시퀴러스는 고령층 특화 백신인 ‘플루아드쿼드프리필드시린지’와 세포배양 방식의 ‘플루셀박스쿼드프리필드시린지'로 존재감을 강화하고 있다.
플루아드는 면역 노화가 진행된 고령층에서 항체 반응을 높이는 장점을, 플루셀박스는 세포배양 기술을 기반으로 계란 배양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항원 변이를 줄였다는 점에서 기존 백신과 차별화를 확실히 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NIP 단가 하락은 부담이지만 민간 시장과 해외 수출을 통해 손실을 만회하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을 계획”이라며 “특히 고령층 맞춤형, 차세대 제형 등 차별화된 백신이 경쟁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