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수련병원 80~90곳, 낙제점 '벼량끝'…내년 전공의 정원 혼란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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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수련병원 80~90곳, 낙제점 '벼량끝'…내년 전공의 정원 혼란 '불가피'
  • 이창진 기자
  • 승인 2025.09.01 05: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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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수련환경평가 서면조사 결과…빅5 병원 중 일부 병원도 평가점수 '부실'
현장조사 신생 수련병원들 '양호'…복지부, 조만간 수평위 회의에서 안건 심의
의료사태 후폭풍 복합적 작용…교수들 "부실 수련병원 냉정한 잣대 적용해야"

[이슈분석=수련환경평가 서면조사 결과] 전국 수련병원 가운데 80~90곳이 수련환경평가에서 낙제점 경계선에 몰리면서 내년도 전공의 정원 배정이 크게 흔들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전공의 공백 장기화와 의료현장 구조 변화가 맞물린 결과로 일부 ‘빅5’ 대학병원까지 부실 평가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가 정원 감축이라는 원칙을 적용할지, 의료사태를 감안해 완화 기준을 적용할지에 따라 내년도 전공의 수급 구조가 좌우될 전망이다.

1일 [뉴스더보이스] 취재결과, 보건복지부 수련환경평가위원회가 지난 6~7월 실시한 2025년도 수련환경평가 서면조사에서 수련병원 80~90곳이 'pass'와 'fail' 경계면에 놓인 것으로 나타났다.

[뉴스더보이스] 취재결과, 복지부 수련환경평가위원회가 실시한 전국 수련환경평가에서 낙제점 경계면에 있는 수련병원이 80~90곳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보건복지부]
[뉴스더보이스] 취재결과, 복지부 수련환경평가위원회가 실시한 전국 수련환경평가에서 낙제점 경계면에 있는 수련병원이 80~90곳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보건복지부]

앞서 수련환경평가위원회는 지난 3월 대면회의에서 전공의 대규모 공백 등 의료사태를 반영해 전국 230여개 수련병원 대상 현장조사 대신 서면조사로 수련환경평가를 대체하기로 의결했다.

다만, 인턴 및 레지던트 수련병원 지정 3년 이하 11개 수련병원은 현장조사를 지속하기로 했다.

수련환경평가가 중요한 이유는 다음 해 수련병원별 인턴과 레지던트 1년차 정원 배정의 핵심 잣대이기 때문이다.

부실 점수가 우려되는 수련병원 80~90곳 중에는 소위 '빅5 병원'으로 불리는 수도권 대학병원 일부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현장조사로 임한 세종충남대병원 등 11개 신생 수련병원 평가결과는 양호한 것으로 파악됐다. 

왜 이런 상황이 초래됐을까.

■수련병원 80~90곳 부실 경계면-의료사태 후폭풍, 전공의 공백 느슨해진 수련교육

의료사태 후폭풍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전공의 공백 1년 6개월 동안 느슨해진 병원별 수련교육 시스템도 내재되어 있다.

수련병원별 수련실장과 수련교육팀 행정직원이 서면조사에 필요한 서류를 부실하게 제출했거나, 전공의 공백에 따른 수련교육 관련 평가항목 미충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지적이다.

현장조사를 받은 세종충남대병원을 비롯한 신생 수련병원 11곳은 양호한 것으로 파악됐다. [사진=세종충남대병원]
현장조사를 받은 세종충남대병원을 비롯한 신생 수련병원 11곳은 양호한 것으로 파악됐다. [사진=세종충남대병원]

여기에는 임상교수들의 냉정한 시선도 포함되어 있다.

진료와 수술, 당직 등 1년 반 이상 대학병원 진료 시스템을 지탱해 온 임상교수들이 바라보는 전공의 인식이 달라졌다는 의미이다.
 
장기간 번 아웃 상태에서 전임의와 진료지원 간호사(PA간호사) 등과 손발을 맞춰 온 진료체계를 전공의 수련교육 중심으로 재정립해야 하는 부담감과 자괴감이 담겨 있다.

연간 3조원 이상을 투입하는 복지부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 지원사업도 일조한다. 전공의 의존도를 낮추고, 전문의와 진료지원 간호사 등의 협업 체계를 지원금 평가항목에 포함한 부분이다. 

■임상교수와 전임의 번아웃 지속 "달라진 교수들 인식, 전공의 눈치보는 신세"

일각에서는 대학병원 경영진이 전공의 정원을 줄이기 방향으로 수련환경평가 서면조사에 임했다는 소리도 들린다.

상급종합병원 외과계 임상교수는 "전공의에 대한 교수들의 인식이 달라졌다. 근로자와 피교육자 중 자신들이 유리한 입장에서 권리를 주장한다. 교수들이 전공의들 눈치를 보는 신세로 바뀌었다. 수련교육 일정표를 다시 짜고, 공백 기간을 감안해 현장교육 수준을 맞춰가야 하는 지도전문의 입장에서 솔직히 전공의들 복귀가 달갑지만은 않다"고 전했다.

임상교수들은 의료사태 동안 진료와 수술, 당직 등을 전담하면서 전공의를 바라보는 인식이 달라졌다. [사진=서울아산병원]
임상교수들은 의료사태 동안 진료와 수술, 당직 등을 전담하면서 전공의를 바라보는 인식이 달라졌다. [사진=서울아산병원]

수련환경평가 결과에 대한 최종 판단은 복지부 몫이다.

복지부는 조만간 수련환경평가위원회 대면회의를 열고 서면조사와 현장조사 등 전국 수련병원 수련환경평가 분석결과 안건 등을 심의할 예정이다.

수련환경평가에서 부실한 점수를 받은 수련병원에 대한 향후 조치 방안을 두고 격론이 예상된다.

해당 수련병원에 대한 소명 절차를 거쳐 내년도 정원을 감축할지, 의료사태를 반영해 완화된 평가 잣대를 적용할지 미지수이다.

■부실 수련병원 조치 방안 격론 예상 "원칙과 기준 입각, 내년도 전공의 정원 책정해야"

수도권 대학병원 내과 교수는 "수련환경평가에서 부실한 점수를 받은 수련병원이 다수 발생한 것이 병원 자체의 문제인지, 의료사태 여파인지 정확히 진단할 필요가 있다"면서 "전공의 수련교육은 질과 양에 달려있다. 부실한 수련교육 피해는 결국 환자에게 간다. 복지부가 고무줄 잣대가 아닌 분명한 원칙과 기준으로 내년도 수련병원별 전공의 정원을 책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내년도 수련병원별 전공의 정원 배정을 앞두고 이례적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수련환경평가 서면조사에서 다수 수련병원이 낙제점 경계선에 몰리면서 보건복지부 최종 판단에 병원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전공의 공백 장기화와 의료현장 구조 변화가 겹친 가운데 수련체계 전반의 재정비 필요성이 부각되는 양상이다.

■현장조사 대신 서면평가 대체 불구 부실점수…수련교육 개선 구조전환 임박

이번 평가에서 경계선 병원이 대거 발생한 배경에는 의료사태 후폭풍이 자리한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전공의 공백이 장기화되면서 병원별 수련교육 시스템이 느슨해졌고, 일부 병원은 서류 준비 미흡과 평가항목 미충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지적된다.

현장에서는 전공의 공백 이후 형성된 진료체계 변화가 수련환경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가 나온다. 임상교수들이 전임의와 진료지원 간호사(PA) 중심 체계로 진료를 이어가면서 전공의 의존도가 낮아졌고, 수련교육 중심 구조로의 복귀에 대한 부담감이 커졌다는 것이다.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 지원사업도 영향을 미친 요인으로 꼽힌다. 연간 3조원 이상이 투입되는 이 사업은 전문의와 진료지원 인력 중심 협업체계를 평가항목에 포함하면서 병원 운영 구조 변화를 유도해 왔다. 일부에서는 대학병원 경영진이 전공의 정원 축소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평가에 대응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외과계 임상교수는 “전공의 공백 기간 동안 변화된 진료 시스템을 다시 수련교육 중심으로 재편하는 것이 쉽지 않다”며 “교육 공백을 보완하는 현실적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복지부 정원 감축·완화 적용 사이 선택 고심 "수련교육체계 재정비 분수령"

수련환경평가 결과에 대한 최종 판단은 복지부 몫이다. 복지부는 조만간 수련환경평가위원회 대면회의를 열어 서면조사와 현장조사 결과를 종합 심의할 예정이다. 경계선 병원에 대해 소명 절차를 거쳐 정원 감축을 적용할지, 의료사태를 고려한 완화 기준을 적용할지가 핵심 쟁점이다.

일선 교수들은 평가 결과 해석 과정에서 명확한 기준 설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수도권 대학병원 내과 교수는 “다수 병원이 부실 점수를 받은 것이 병원 자체 문제인지, 의료사태 여파인지 구분해야 한다”며 “수련교육의 질 저하는 결국 환자 안전 문제로 이어지는 만큼 원칙 있는 기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평가가 단순한 정원 배분 문제를 넘어 전공의 수련체계 전반을 재정립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본다. 의료현장 구조 변화와 교육 시스템의 간극이 드러난 만큼 중장기적 제도 개선 논의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복지부가 어떤 기준으로 최종 결정을 내리느냐에 따라 내년도 전공의 정원 배정과 수련체계 방향이 좌우될 전망이다. 이번 수련환경평가 결과는 향후 의료인력 정책 전반에 영향을 미칠 중요한 분기점으로 작용한다는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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