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중 전공의 '가을턴' 추가모집 논의…"수평위 역할·위상 재정립해야"
보건당국이 전공의 복귀를 기대하며 9월 추가모집 준비에 들어갔다. 새정부에서 수련환경평가위원회가 본연의 기능과 역할을 수행할 지 신임 장관 후보자와 복수차관의 첫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1일 [뉴스더보이스] 취재결과, 보건복지부는 오는 15일과 17일 중 수련환경평가위원회 대면회의를 검토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안건은 ‘가을 턴’으로 불리는 9월 인턴과 레지던트 추가모집 방안이다.
수련환경평가위원회가 올해 4월 이후 가동을 멈춰선 지 4개월 만의 대면 회의이다.
전 정부 3년간 수련환경평가위원회는 신임 위원 위촉 외에 역할을 하지 못했다. 작년 2월 의대 2천명 증원 사태로 촉발된 전공의들 집단사직에 아무런 대책과 대안을 제시하지 않았다.
전공의 수련교육 최고 의결기구임에도 관련 논의조차 하지 않은 사실상 복지부 부속품으로 전락했다.
일부 위원들은 문제를 제기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대통령실 오더에 입각한 복지부 강경 기조에 실망한 일부 위원들은 어느 순간부터 대면 회의에 불참하는 상황이 연출됐다.
전 정부 의료개혁추진단이 수련교육 개선방안과 전공의 및 지도전문의 국고 지원 방안을 발표해도, 복지부가 5월 전공의 추가모집 일정을 위원들에게 문자로 통보해도 수련환경평가위원회는 지켜만 보는 신세였다.
이재명 정부에서 수련환경평가위원회 역할과 기능이 복원될 수 있을까.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위원장 박주민)는 지난 1일 전체회의를 통해 제2회 추가경정예산안 등을 의결했다.
앞서 복지부는 올해 하반기 예산을 재조정하면서 불용액에 대비해 전공의와 지도전문의 지원 예산을 절반 가까이 감축했다.
보건복지위원회는 여야 의원들의 우려와 지적을 반영해 사직 전공의 하반기 복귀 가능성을 고려하여 지도전문의 수당 180억 800만원을, 전공의 수당 67억 9200만원을 각각 증액했다.
수련교육 예산 2991억 3000만원에서 감액된 1235억 6100만원 중 248억원을 복원시킨 2004억 4000만원으로 추경 예산안을 수정한 셈이다.
보건복지위원회는 부대 의견으로 '보건복지부는 전공의 수련환경 혁신 지원사업 중 수련프로그램 개발 등 지원 예산을 전체 전문과목으로 확대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한다'는 내용을 첨부했다.
예산 증액에도 불구하고 수련현장을 떠난 전공의들이 얼마나 돌아올지 단정하기 어렵다.
이재명 정부 초대 복지부 장관과 차관 역할이 중요한 이유이다.
정은경 장관 후보자(서울의대, 예방의학과 전문의)는 지난달 30일 서울 중구 T타워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단 사무실에 출근하면서 기자들 질문에 "현재 의정 갈등은 불신에서 초래됐다고 생각한다"고 진단했다.
현장과 신뢰를 중시하는 그는 "앞으로 국민과 전문가, 많은 의료인들의 의견을 담아서 좀 더 체계적인 의료개혁 방안을 만들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하반기) 전공의 모집까지 시간이 많지는 않을 것 같다. 업무를 파악한 뒤 전공의들 의견을 살피면서 이들이 복귀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잘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국회 인사청문회와 대통령의 최종 임명 전까지 복지부는 차관 중심으로 운영된다.
공교롭게도 이스란 제1차관은 수련환경평가위원회와 인연이 깊다.
지난 2017년 의료자원정책과장 시절 전공의법 시행 초기 제1기 수련환경평가위원회 출범과 안착에 애정을 쏟았다.
이스란 제1차관은 당시 대학병원장과 임상 교수, 전공의 등 모든 위원들의 의견을 존중하고 치열한 내부 토론을 통해 수련교육 관례와 구태를 개선하는 논의 틀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2025년 7월 현재, 신임 이형훈 제2차관에게 공이 넘어갔다.
보건의료정책관 시절 현장 중심 정책 그리고 대화와 협의를 중시한 제2차관을 지켜본 의료계 기대감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국회의 수련교육 예산 증액과 의료단체 및 젊은 의사들의 복지부 대화 기대 모두 전공의 복귀에 필요한 수련교육 체계 재정립을 내포하고 있다.
이형훈 제2차관은 전공의와 지도전문의 수련교육 관련 정책과 사업, 동반되는 예산 등을 수련환경평가위원회에서 논의한다는 기본 원칙에 대한 분명한 시그널을 조속히 전달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의료인력정책과 과장과 사무관 중심으로 운영해 온 수련환경평가위원회를 최소 국장급(보건의료정책관)으로 격상시키고, 병원협회 소속 수련환경평가위원회 사무국 완전 독립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
의료계 중견 인사는 "과거 수련환경평가위원회는 위원들의 토론과 숙의를 통해 수련교육 정책과 사업을 결정했다. 복지부도 논의 과정과 결정을 존중했다. 전 정부 3년은 수련환경평가위원회 암흑기로 의료계 내부에서조차 외면 받았다. 복지부는 수련환경평가위원회 역할과 위상을 재정립하고, 전공의들도 위원회에 적극 참여해 의견을 개진하고 잘못된 정책을 비판하는 선순환 구조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복지부 수련환경평가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5월 전공의 추가모집 합격자는 860명이며 3월 임용 대상자 1672명(전년도 승급 850명+상반기 모집 822명)을 포함하면 6월 수련 전공의는 총 2532명이다. 2024년 3월 전체 전공의 수련 인원 1만 3531명과 비교해 18.7% 수준이다.
정은경 장관 후보자와 이스란 제1차관, 이형훈 제2차관의 의료사태 해법 첫 단추는 추락한 수련환경평가위원회를 바라보는 젊은 의사들의 불신 해소에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