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공장 생산력 기반...CDMO, 새 성장엔진으로 장착
2011년 출시된 보령의 대표 고혈압 신약 ‘카나브’가 위기에 직면했다. 보령의 핵심 성장 동력이었던 카나브는 단일 품목으로 연간 1천억 원, 패밀리 제품을 포함해 1,500억 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성장세를 이어왔다. 그러나 지난 2월 물질 특허가 만료되면서 복제약(제네릭) 출시가 임박했고, 보령의 견고했던 성장동력은 시험대에 올랐다.
보령은 복제약 진입을 막는 동시에, 새로운 성장엔진을 확보하는 ‘투 트랙’ 전략으로 이 위기를 정면 돌파하려 한다.
복제약과 특허 소송…'카나브 패밀리' 확장으로 방어
보령은 복제약을 준비하는 국내 제약사들을 상대로 특허 소송을 제기하며 방어전을 펼치고 있다. 복제약이 오리지널 카나브보다 30%가량 낮은 가격을 앞세워 시장을 잠식하려는 것을 최대한 늦추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보령은 복제약이 ‘본태성 고혈압’에만 효능을 인정받은 점을 부각하며 차별화에 나섰다. '고혈압을 동반한 제2형 당뇨병성 만성 신장 질환 환자의 단백뇨 감소 효과'와 같이 카나브만이 가진 효능을 적극적으로 홍보할 계획이다.
또 고지혈증 복합제 등으로 구성된 ‘카나브 패밀리’를 당뇨병 시장까지 확장한다. 현재 당뇨 치료 성분을 추가한 복합제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며, 이를 통해 카나브의 시장 경쟁력을 한층 강화할 방침이다.
영업 조직은 '선택과 집중'… CSO로 효율 극대화
조직 혁신도 빼놓을 수 없는 전략이다. 보령은 영업 활동을 이원화해 핵심 품목과 비주력 품목에 대한 영업력을 차별화했다. 자체 영업 조직은 카나브 패밀리 등 주력 제품에 역량을 집중해 시장 점유율을 지키고, 비주력 품목은 영업대행사(CSO)를 활용해 비용을 절감하고 효율성을 높였다. 보령 관계자는 "변화하는 시장 환경에 빠르게 적응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예산 공장 활용도 높여… CDMO 사업으로 돌파구
카나브 방어와 조직 개편에 이어, 보령은 위탁개발생산(CDMO)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는다. 2023년 독일 제약사 세플라팜과 항암제 ‘탁솔’ 국내 독점 판매 계약을 맺은 데 이어, 지난 7월에는 조현병 치료제 '자이프렉사' CDMO 계약을 체결했다. 보령의 충남 예산 공장에서 생산된 ‘자이프렉사’는 최대 46개국에 공급될 예정이다.
보령 관계자는 "제조 경쟁력을 키운 예산 공장의 활용도를 높여, 위탁개발생산 사업을 하반기 매출과 향후 실적 향상의 한 축으로 키워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매출 1조 원을 달성하며 성장세를 보인 보령은 올해 상반기 다소 주춤했지만, CDMO 사업 확장을 통해 다시 ‘규모의 경제’를 이어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당분간은 신규 투자보다 기존 사업을 다지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여 보령의 다음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