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유경 식약처장 "탁상공론에 그치지 않고 실제 정책으로 반영 최선"
정부 정책이 탁상공론을 넘어 국민의 삶 속으로 들어가야 한다는 외침이 터져나왔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는 22일 서울 커뮤니티하우스 마실에서 의약품 및 의료기기 안전 정책 수립을 위해 마련한 '식의약 정책이음 열린 마당'에서 의약품, 의료기기, 화장품, 마약 분야로 나눠 환자-소비자단체와 학계, 산업계 등의 의견을 청취했다. 이번 행사는 국민주권정부 핵심가치인 '민생회복'을 지원하는 식의약 안심 50대 과제 발굴을 위한 첫 소통의 자리였다.
"아이는 죽을 수도 있는데...누가 책임지나요?" 눈물 섞인 호소
먼저 의약품분야에서는 희귀난치질환 등 환자들의 목소리가 연이어 이어졌다. 페닐케톤뇨증(PKU) 환아의 부모는 "저희 아이는 30년, 하루에도 몇 번씩 다섯 시간마다 약을 먹어야만 살 수 있는 아주 희귀한 병을 앓고 있다"며 입을 열었다. 문제는 이 아이의 생명줄과 같았던 필수의약품 '5-에이치티피'가 2013년 10월 갑자기 '아무런 통보도 없이' 공급이 중단됐다는 것이다.
그는 "이 약이 일부 사람들에게 다이어트 약으로 쓰이다 부작용이 발생했다는 이유로 의약품에서 식품으로 변경돼 수입이 끊겼다고 한다. 저희는 그 어떤 소식도 받지 못했고, 병원에서도 끊겼다는 말만 들었다"고 절박하게 말했다.
그는 식약처에 "5-에이치티피를 다시 의약품으로 재지정하고 정식 수입 및 품질 관리를 진행해 달라"고 간곡히 호소했다. 또한 "30년간 적용되던 건강보험 급여를 복원하고, 공급 중단 전 환자 대책 마련을 의무화하는 제도를 개선해 달라"고 절규했다.
이에 대해 오유경 처장은 "희귀센터를 통해 5-에이치티피를 미국에서 긴급도입해 지원하고 있는데 해외에서 의약품으로 공급하는 곳을 찾지 못했다"면서 "의약품으로 개발하고 있는 곳이 있는지 찾아보고 다소 복잡한 관련 행정절차도 보다 간편하게 할 수 있는 길이 있는지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응급약 5만 원, 누가 부담하나요?" 당뇨병 환자들의 절박함
제1형당뇨병환우회 김미영 대표 역시 "인슐린 사용 시 저혈당이 발생할 위험이 있는데, 30분만 늦어도 생명이 위험하다"며 응급약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 대표는 "최근 국내에 도입된 글루카곤 비강 분무용 스프레이가 환자들에게 꼭 필요한 약이지만, 국가에서 조달을 지원해주던 주사제와 달리, 스프레이는 환자가 100% 구매해야 하며 한 번 구매에 5만원에서 25만원 정도의 비용이 든다"고 토로했다. 과거 건강보험 지원을 받던 주사제가 제약사의 원료 문제로 허가가 취소되면서, 환자들이 모든 부담을 떠안게 된 현실에 대한 개선을 강력히 요구했다.
오 처장은 이와 관련해 "비강 분무용 스프레이가 빨리 공급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면서 "다만 해당 사항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등과 협의하는 등이 필요하다"고 밝히고 해당 사항에 대해 계속해서 진행사항을 알리겠다고 약속했다.
"한약재 부작용, 누가 책임지나요?" 안전망 부재 우려
한약재 분야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한 제안자는 "어린이나 노인, 만성질환자들이 한약재를 많이 섭취하는데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크다"며, "식약처가 중심이 돼서 안전 관리 시스템을 구축하고 국제 기준에 맞는 한약재 관리와 부작용 모니터링을 강화해 달라"고 주문했다.
이에 대해 오 처장은 "한약-생약제제의 경우 중금속에 대한 국제기준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부작용보고는 의약품안전관리원에 신고하면 되지만 아직 이에 대한 홍보가 부족해 소비자단체 등의 협력이 더욱 절실한 상황"이라고 역설했다.
이밖에도 안기종 환자단체연합회 대표는 영상을 통해 의약품 피해구제제도 활성화를 위한 홍보 강화와 희귀약 개발과 함께 신속한 허가를 위한 정책적 개선을 주문했다.
"국민 소중한 의견, 정책에 깊이 새겨 개선방안 마련"
이날 오 식약처장은 인사말을 통해 "오늘 이 자리에서 국민 여러분께서 주신 소중한 의견 하나하나를 무겁게 받아들이겠다"며, "특히 생명과 직결된 의약품 문제로 고통받는 환자분들의 절규는 저희 식약처가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과제임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고 밝혔다.
이어 "오늘 들려주신 모든 목소리가 탁상공론에 그치지 않고 실제 정책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관계 부처와 긴밀히 협의하고, 최선을 다해 개선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