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필수 의약품 안정적 공급'을 국정 과제로 내세우자 제약업계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저가 필수 의약품 생산 여건을 개선해 제약사들이 국민 건강에 더 이바지할 기회를 얻길 바라는 목소리가 크다. 제도시행 20년이 넘은 퇴장방지의약품 제도에 대한 전면적인 재검토와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퇴장방지의약품' 외면 받는 이유?..."수입할수록 손해"
제약업계는 퇴장방지 의약품의 지정 기준 현실화와 원가 산정 방식 합리화를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지난 2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필수 의약품 안정적 공급을 위한 관리체계 연구' 결과에서도 비슷한 문제 의식이 드러났다.
연구는 의약품 생산 기술 발전과 글로벌 시장 환경 변화, 국민의 의료 서비스 기대 수준 향상 등을 고려할 때 현 제도의 전반적인 재검토와 개선이 시급하다고 조언했다.
또 퇴장방지 의약품 지정 기준 현실화, 원가 산정 방식 합리적 조정, 저가 필수 의약품 지원 강화 등 제도 개선과 함께 국제적 기준과 국내 상황을 균형 있게 고려한 다각도의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인센티브 제도 도입의 효과성을 높이 평가하며 세제 혜택, 추가 지원금 제공, 연구개발(R&D) 지원 확대 등을 통해 퇴장방지 의약품 생산 기업을 지원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장기적인 생산 계획 수립 시 정부의 구매 보장 등 안정성을 제공하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일시적 지원 아닌 근본적 제도개선 절실"
심평원의 연구 결과에 대해 제약업계는 새 정부가 이를 적극 반영해 '희소식'으로 돌아오길 기대하고 있다.
퇴장방지의약품을 다수 보유한 국내 한 제약업체 관계자는 "단순히 세제 혜택 등의 일시적인 지원책보다는 지속적인 지원이 이뤄지도록 전반적인 제도 개선이 됐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함량에 따라 다르게 정해 놓은 약가를 퇴장방지의약품의 경우 하나의 높은 약가로 통일해서 지원하는 방안도 나쁘지 않을 것"이라며, "저가라는 이유로 원가 보전을 하지 못해 생산을 기피하는 현상을 원천적으로 막는다면, 시장에서 제약사 스스로 필요한 의약품을 알아서 공급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일부 퇴장방지의약품은 의료 현장의 요구가 있을 때만 수입하는 형태로 공급되고 있다. 이 관계자는 "수입해 공급할수록 손해를 보는 구조라 어쩔 수 없이 병원에서 주문하면 그 수량만큼만 수입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정부 차원의 원가 보전 장치 마련을 간곡히 요청했다. 한국희귀필수의약품센터 관계자 역시 특정 필수의약품의 잦은 품절 사태에 대해 "대체약이 있어 환자 치료에 큰 문제가 없는 품목도 있지만, 일부 병원 등 의료 현장에서 저가인 해당 약을 지속적으로 사용하면서 품절 현상이 반복되는 사례가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 필수 의약품 공급 안정화 위한 정책 모색 중
정부 또한 필수 의약품의 안정적 공급이 국정 과제에 포함된 만큼, 이를 뒷받침할 다양한 정책 방향을 모색 중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 고위 관계자는 "할 수 있는 방안을 조사해 현재 다양한 개선방안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도 지난 16일 국회 인사청문회에 앞서 제출한 공동 질의서에서 필수의약품의 안정적 공급을 위해 퇴장방지의약품 제도를 실효성 있게 개선해야 한다는 데 공감하고, 관련 연구 내용 등을 바탕으로 여러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청취해 제도 개선을 검토하겠다고 답변했다.
따라서 보건복지부 장관 임명 이후 퇴장방지의약품 제도 등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가 시작될 수 있을 것으로 보여 제약업계의 기대감은 어느 때보다 크다. 과연 정부가 제약업계의 요구를 수용해 국민 건강을 지키는 필수의약품의 안정적인 공급을 이끌어낼 묘안을 찾아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