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신뢰도·공급 영향 변수…환자 안전 측면 경각심
국내 제약사 10곳이 약사법 위반 등으로 잇따라 행정처분을 받으면서 업계 전반에 품질관리와 유통관리 체계에 대한 점검 필요성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 이번 처분은 개별 품목 중심 조치라는 점에서 시장 전체 충격은 제한적이지만, 기업 신뢰도와 생산·공급 전략에는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16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당국은 최근 의약품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의약품 제조업자 등의 준수사항 위반’과 ‘의약품 소량포장단위 공급규정 위반’을 적용해 일부 품목에 대해 제조업무정지 1~3개월 처분을 내렸다.
대상 기업은 알리코제약, 코오롱제약, 한국글로벌제약, 휴비스트제약, 그린제약, 서울제약, 셀트리온제약, 유니메드제약, 제뉴파마, 휴먼바이오 등이다.
알리코제약은 ‘아젤란정’과 ‘아페낙정’에 대해 제조업무정지 1개월, ‘오페나딘서방정50mg’에 대해 3개월 정지 처분을 받았다. 전자는 제조업자 준수사항 위반, 후자는 위탁자 관리·감독 미흡이 적용됐다.
코오롱제약은 ‘애스몬테세립4mg’, 한국글로벌제약은 ‘글로피진정’(제조 및 수탁 준수사항 위반)과 ‘스티플정’(소량포장 규정 위반)으로 각각 제조정지 1개월 처분이 내려졌다.
그린제약은 소독·세정 관련 16품목이 준수사항 위반으로 제조정지 1개월을 받았으며, ‘그린관장약’은 제조정지 대신 과징금 1410만원이 부과됐다.
휴비스트제약 ‘올다운캡슐60mg’, 서울제약 ‘엘도비캡슐’, 셀트리온제약 ‘루알바정20mg’, 유니메드제약 ‘레비드정’, 제뉴파마 ‘히트코나졸정’은 소량포장단위 공급 규정 위반으로 제조정지 처분을 받았다.
휴먼바이오는 의약외품 원료 및 완제품 품질검사를 실시하지 않은 ‘아이프리미엄솔류션액’, ‘아이유액’, ‘핑크엔젤멀티액’ 등 3품목에 대해 제조정지 3개월 처분이 내려졌다.
결국, GMP·공급관리 재점검 신호.. 브랜드 신뢰도 변수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를 단순 행정처분을 넘어 품질관리 체계 전반을 점검하라는 정책적 신호로 해석한다. 최근 의약품 제조·유통 규제는 GMP(우수의약품 제조관리기준)와 공급 안정성 중심으로 강화되는 추세다.
특히 소량포장단위 공급 규정 위반 사례가 다수 포함된 점은 약국과 환자 접근성을 고려한 유통체계 관리 필요성을 보여준다. 소량포장은 고령 환자와 만성질환 환자의 복약 편의성, 재고관리 효율성과 직결되는 영역이다.
이번 처분은 대부분 개별 품목 단위로 이뤄져 기업 전체 매출에 미치는 직접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다만 특정 품목 매출 비중이 높은 기업의 경우 단기 공급 공백과 대체품 전환이 불가피할 수 있다.
또 반복적인 행정처분은 기업 신뢰도와 브랜드 이미지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업계에서는 향후 품질관리 투자 확대와 내부 통제 강화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물론, 당자 환자 입장에서 이번 처분은 단기적 치료 접근성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대부분 동일 성분 대체약이 존재하고 처방 전환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다만 품질관리 미흡이 원인이 된 사례가 포함된 점은 의약품 안전성 관리 중요성을 다시 환기시키는 계기가 됐다. 특히 의약외품 품질검사 미실시 사례는 소비자 안전 측면에서 경각심을 높이고 있다.
향후 의약품 규제는 품질과 공급 안정성 중심으로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글로벌 시장 진출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국내 제약사들도 품질관리와 규제 대응 역량을 경쟁력 요소로 인식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행정처분 자체보다 중요한 것은 이를 계기로 품질과 공급관리 체계를 얼마나 개선하느냐”라며 “국내 제약사들이 글로벌 기준에 맞춘 운영 체계를 갖추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