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약처 집계 지난해 2430건…전년 대비 55% 증가
건강기능식품을 섭취한 뒤 이상 증상이 나타나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보고된 사례가 지난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영양보충용 제품과 일부 기능성 원료 관련 보고가 증가한 것으로 집계되면서 소비자의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7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집계한 건강기능식품 이상사례 보고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보고 건수는 2430건으로, 2023년 1564건보다 866건 증가했다. 증가율로 보면 약 55%에 달한다.
건강기능식품 관련 이상사례 보고 건수는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전문가들은 실제 이상사례 발생 증가뿐 아니라 소비자 신고 활성화와 인식 변화도 보고 증가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식약처에 따르면 지난해 가장 많은 이상사례가 보고된 제품 유형은 ‘영양보충용’ 건강기능식품이었다. 해당 제품에서 발생한 이상사례 보고는 564건으로, 전년도 421건보다 크게 늘었다.
올해 들어서도 이상사례 보고는 이어지고 있다. 올해 1월에는 164건, 2월에는 90건이 보고됐다.
특정 기능성 원료 관련 보고도 눈에 띄게 증가했다. 체지방 감소 기능성 원료로 알려진 ‘Lactobacillus gasseri BNR17’ 관련 이상사례는 지난해 317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도 65건과 비교하면 크게 늘어난 수치다. 올해에도 1월 41건, 2월 16건의 보고가 접수됐다.
또 DHA와 EPA가 함유된 건강기능식품의 경우 지난해 147건의 이상사례가 보고됐고, 올해 1월과 2월에도 각각 45건, 27건의 신고가 접수됐다.
체지방 감소 기능성 원료로 사용되는 공액리놀레산의 경우 지난해 137건의 이상사례가 보고됐다. 전년도에는 관련 보고가 없었던 점을 고려하면 큰 폭의 증가다.
이 밖에도 ‘Lactobacillus acidophilus YT1(HU038)’ 관련 이상사례는 지난해 109건으로 집계됐다. 전년도에는 2건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하면 크게 늘어난 수치다.
유산균(프로바이오틱스) 제품 관련 이상사례 보고도 증가했다. 지난해 보고 건수는 105건으로, 전년도 64건보다 늘었다.
이 외에도 미역 등 복합추출물 75건, 차전자피 식이섬유 63건, 뮤코다당단백 53건, 가르시니아 캄보지아 추출물 43건 등 다양한 기능성 원료에서 이상사례가 보고됐다.
증상 유형을 보면 소화불량과 복통 등 위장 관련 증상이 가장 많았다. 전체 이상사례 가운데 소화불량 등 위장 관련 증상은 1625건으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어 가려움 등 피부 관련 증상이 658건, 어지러움 등 신경계 증상이 484건으로 나타났다.
이 밖에도 배뇨 곤란 189건, 가슴 답답함 189건, 갈증 83건 등이 보고됐으며 체중 증가 등 기타 증상도 388건 접수됐다.
이상사례가 보고된 경우 실제 의료기관 치료로 이어진 사례는 일부였다. 병원 치료를 받은 경우는 297건, 약국 치료는 18건이었다. 반면 별도의 치료를 받지 않은 사례는 1297건으로 집계됐다.
건강기능식품 구매 경로를 보면 통신판매를 통한 구매가 562건으로 나타났다. 기타 판매 경로가 1602건으로 가장 많았고 직접 구매는 119건이었다. 방문 판매는 31건, 다단계 판매는 2건으로 집계됐다.
이상사례 보고자의 성별을 보면 여성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은 1624건으로 남성 463건보다 크게 많았다.
연령별로는 60대 이상이 598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50대 260건, 40대 154건, 30대 86건, 20대 27건 순이었다. 10대는 17건, 10세 미만은 42건으로 집계됐다.
전문가들은 건강기능식품이 의약품이 아니라는 이유로 안전하다고 생각하고 여러 제품을 동시에 섭취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한 식품안전 전문가 는 “건강기능식품은 의약품이 아니기 때문에 ‘몸에 좋다’는 인식으로 여러 제품을 함께 섭취하는 경우가 많다”며 “성분이 중복되거나 과잉 섭취될 경우 위장 장애나 알레르기 반응 등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동일한 기능을 가진 제품을 동시에 복용하면 특정 성분 섭취량이 권장 기준을 초과할 수 있기 때문에 소비자가 섭취 제품 목록을 스스로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이상사례 보고 증가를 반드시 부정적으로만 볼 필요는 없다고 설명한다.
또 다른 전문가 는 “보고 건수가 증가했다는 것은 실제 이상사례 발생 증가뿐 아니라 소비자의 신고 인식이 높아지고 보고 체계가 활성화된 영향도 있다”며 “이러한 데이터가 축적될수록 안전성 관리 체계도 강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의 역할도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이상사례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분석해 위험성이 높은 성분이나 제품 유형에 대한 정보를 적극적으로 공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한 식품안전 분야 관계자는 “정부는 이상사례 데이터를 분석해 소비자에게 고위험 성분군에 대한 정보를 적극적으로 제공해야 한다”며 “기업 역시 제품 안전성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소비자 신고 시스템을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건강기능식품 시장 규모가 꾸준히 확대되는 가운데 소비자 안전을 위한 관리 체계도 함께 강화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건강기능식품 섭취 시 개인 건강 상태와 복용 중인 의약품 등을 고려해 신중하게 선택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