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량-약가연동 협상(PVA) 개선 논의가 시작부터 난항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신약에 적용되는 '유형가' 협상대상 확대 방안을 놓고 다국적 제약사들은 신약 접근성을 현저히 떨어뜨릴 수 있다며 강하게 반발했다는 후문이다.
건강보험공단은 7일 제약단체들과 PVA개선협의체 2차 회의를 진행했다. 사실상 본격적인 협의를 시작한 것이다.
이날 회의에서는 배승진 교수팀이 연구용역에서 제시한 개선방안 중 '선정대상 확대와 제외기준 상향 조정'이 논의 안건이었다.
구체적으로는 '유형가' 선정대상에 전년대비 청구액이 50억원 이상 증가하고 청구액 증가율이 10% 이상인 약제를 포함시키는 내용이다. 이 기준은 현재 '유형나'와 '유형다'에는 적용되고 있다.
또 협상 제외기준을 현 '20억 미만'에서 '30억~50억 미만'으로 상향하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이에 대해 제약단체들은 주로 선정대성 확대 방안에 대해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예상대로 다국적 제약사들을 중심으로 강하게 반발했다는 후문이다. 당연히 정책을 추진하려는 건보공단 측은 불쾌한 표정이 역력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제약계 한 관계자는 "'유형가'에 '50억 & 10% 이상' 기준을 추가하면 신약이 초기부터 PVA로 약가인하에 노출될 수 있다. 그렇지 않아도 A8개 국가에 비해 낮은 가격으로 등재되고 있는 상황에서 등재 후 얼마 안된 시점에서 가격이 떨어질 가능성이 지금보다 현저히 높아진다면 다국적사 본사 입장에서는 한국 보험등재 시점을 심각하게 고민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 관계자는 "더구나 건보공단은 산식 계수를 조정해 인하율 상한을 10%보다 더 높게 상향하는 방안도 추진하려고 하고 있다. 신약이 등재됐다가 자칫 수년만에 약가가 반토막 나는 일이 벌어질 수는 있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앞단계(급여평가와 협상)가 아니라 뒷단계(사후관리) 요인 때문에 '코리아패싱' 사례가 더 많아질 수도 있다"고 토로했다.
제약계 다른 관계자는 "특허가 남아 있는 상황에서 PVA로 수 차례 가격이 낮아진 국내 개발신약들이 있다. 혁신신약 우대조치에 대한 논의가 있지만 여기서 사후관리에 대한 특례가 만들어지지 않는다면 국내 개발신약에도 '유형가' 선정대상 확대는 큰 악재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제약계 또다른 관계자는 "시작부터 협의가 난항이다. '유형가' 선정대상 확대는 접근성 이슈가 될 수 있어서 합의가 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다음 안건들도 하나같이 만만한게 없다"고 했다.
실제 다음 회의에서 협의할 안건은 약가인하율을 산출하는 참고산식 계수를 조정하는 방안이다.
배승진 교수팀은 참고산식 계수를 조정해 최대 인하율을 현 10%에서 실질적으로 상향 조정하는 방안과 함께 약제별 청구금액 규모에 따라 세 구간으로 나눠 인하율을 차등화하는 방안도 개선안으로 제시했었다. 이런 내용들이 순차 협의체에서 논의될 예정인 만큼 협의는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최대인하율을 어느 선까지 상향 조정해 설정할 지는 최대 관건 중 하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