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제품의 경우 국내 제약사가 판매하지만 알고보면 다국적제약사가 제조하거나 위탁한 품목이 많다. 국내 영업력이 갖춘 국내 제약사이 판권을 갖고 영업하는 제품들이다. 다국적 제약사의 경우 회사마다 많은 부분이 이같은 영업방식을 구사하고 있다.
다국적사와 국내사가 상호 윈윈할 수 있는 판권이전에 따른 피해를 보는 업종이 발생하고 있다는 것. 바로 유통업체들이다.
환자에게 처방조제되거나 판매되는 곳인 약국, 요양기관에 판매될 때까지는 별다른 문제가 일어나지 않는다. 문제는 반품에서 시작된다.
예를 들어 A다국적제약사들은 국내사와의 일정 계약을 통해 국내 B사가 끝나면 더 좋은 조건으로 C사에 판권을 이전시거나 A다국적제약사가 판권을 회수해 직접 판대하는 사례가 벌어진다. 잦은 판권장사는 '반품시장'에 혼란을 초래한다.
A사, B사, C사 중 어느 곳에 반품을 해야 할지를 놓고 업체간 분쟁이 벌어지고 있는 것. 판권 이전하기 전과 후를 놓고 서로 반품을 받지 않겠다고 싸움을 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이같은 반품문제의 피해는 고스란히 유통업계의 부담으로 전과되고 있다.
유통업체들은 약국과 의료기관로부터 반품을 받아 제약사에 반품하는 단계를 밟고 있는데 판매할 때와 반품할 때의 상황은 180도 달라진다. 판매사의 입장에서는 최대한 반품을 줄이는 것이 이익이 되기에 최대한 반품을 받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당연한 이치. 정상적인 반품과 달리 판권이전에 따른 여러 회사와 얽혀있는 품목의 반품은 더욱 '극한'이다.
반품되는 의약품의 판매시점과 판권이전 시점을 놓고 제약사들이 서로 반품을 상대업체에 떠넘기는 일이 많기 때문이다. 최근 G사가 I사로, M사가 K사로 판권이 이전된 품목들도 반품문제로 유통업체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서울의 유통업체 한 핵심관계자는 "반품문제는 어제오늘의 문제는 아니지만 최근들어 더욱 극심해지는 분위기"라면서 "코로나19 등으로 실적을 올리는 데 혈안이 되면서 반품의 문제는 신경을 쓰지 않고 있는 실정"이라고 상황을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판권을 주고 나면 반드시 사후관리에도 명확한 기준을 정해 이를 처리하도록 해야 하는데 서로 책임을 회피하려해 중간에 낀 유통업체만 피해를 보고 있는 것"이라면서 "파손 등 반품 처리문제에 대해 일선 약사회가 나서서 목소리를 내기도 하지만 근본적 해결은 되지 않아 매번 반복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판권이전과 반품문제는 바늘과 실의 관계처럼 따라 다니고 있다. 판매자인 기업의 기본은 화장실 갈때와 나올때가 달라서는 안된다. 소비자를 기만하는 행위로 비춰지기 때문이다. 정당한 반품은 판매자가 신뢰를 얻기 위해서라도 적극적으로 해야한다. 과거와 달리 한순간에 '나쁜기업'으로 낙인될 수 있다. 의약품도 소비자인 환자의 눈에서 볼 때 판매와 함께 철저한 사후관리의 여부가 곧 경쟁력이 되는 시대이다. 유통업계의 오랜 숙제인 반품문제가 단순히 그들만의 문제인지는 두고볼 일이다.
한편 심평원의 완제의약품 유통정보 통계집에 따르면 지난해 출고된 의약품은 75조9126억원인 반면 반품된 의약품은 2조9979억원에 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