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SO 처벌근거 명확화...사각지대 해소
오는 28일이면 이른바 '의약품·의료기기 리베이트 쌍벌제' 시행 10년을 맞는다.
정부와 국회는 의약품과 의료기기 거래과정에서 불법리베이트를 척결하기 위해 '둣돈'을 주고받는 당사자 모두를 처벌하는 '쌍벌제'를 도입한 데 이어 지출보고서 작성 신설 등 그동안 지속적으로 제도를 보완·개선해왔다.
또 제약업계 등도 CP부서를 신설하고 'ISO37000'에 가입하는 등 스스로 자율규제를 위해 노력했지만 우회적인 다양한 수법의 리베이트가 발생하고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결국 국회의 요구에 정부는 강화된 조치를 추가적으로 고민하게 됐다.
11일 복지부와 국회 등에 따르면 정부는 2010년 11월28일 리베이트 쌍벌제 도입과 함께 범정부적인 리베이트 대응 공조체계를 구축해 감시와 처벌을 강화해 왔다. 2013년에는 리베이트 제공 및 수수자에 대한 행정처분 기준을 강화했는데, 수수자에 대한 가중처분 도입, 제공자에 대한 업무정지 처분기간 연장 및 가중처분 기준 강화 등이 주요내용이었다.
또 2016년에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 벌금'이었던 기존 형사처벌 기준이 '3년 이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 벌금'으로 강화됐다.
이어 2018년 1월에는 새로운 제도가 추가적으로 도입됐다. 이른바 'K-썬샤인액트'로 불린 지출보고서 제도로 더불어민주당 인재근 의원이 대표 발의해 국회를 통과한 약사법개정안에 근거한다. 제약사 등이 의료인 등에게 제공한 경제적 이익 내역 및 근거자료를 작성하고 보관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보고서를 작성하지 않거나 거짓작성하면 처벌받는다. 또 복지부의 제출명령이 있으면 제약사 등은 보고서를 내야 한다.
윤병철 복지부 약무정책과장은 "지출보고서 제도는 감시와 처벌 위주의 정책에서 자율통제를 강화하는 개념을 도입한 전환적 제도"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영업대행사(CSO)를 앞세운 신종 리베이트가 여전히 활개치면서 최근 종료된 국정감사에서는 제재를 더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쏟아져 나왔다. 대표적인 게 CSO 처벌과 지출보고서 제도 실효성 확보 및 대국민 공개 필요성이다.
CSO를 처벌해 사각지대를 없애라=제약사가 CSO를 이용해 리베이트를 제공하는 경우 현재도 형법에 따라 처벌 가능하다. 법리는 '공동정범'이다. 하지만 약사법이나 의료법으로 제제하는 어려운 한계도 있다. 따라서 CSO의 독단적인 리베이트 제공행위에 대한 처벌근거를 마련하는 입법 필요성이 그동안 계속 제기돼 왔다.
CSO도 제약사 등과 동일하게 리베이트 제공금지 주체에 포함될 수 있도록 약사법 등을 개정하는 내용인데, 19대 국회 당시 국회의원이었던 김성주 의원과 오제세 의원이 각각 발의한 법률안이 시작이었다. 하지만 김성주 의원 법안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발목이 잡혔고, 오제세 의원 법률안은 상임위 차원에서 제대로 심의조차 되지 않고 임기만료로 종료됐었다.
20대 국회 때도 복지부와 당시 보건복지위원장이었던 김세연 의원실이 CSO 제재법률안을 협의했지만 임기만료로 불발에 그쳤다. 21대 국회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정춘숙 의원과 고영인 의원이 발빠르게 법률안을 준비해 조만간 각각 대표발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서는 복지부도 적극 호응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19대 때와 같이 법사위 제동만 없다면 해당 법률안은 신속히 처리될 것으로 보인다.
'K-선쌰인액트'를 완성하라=복지부는 국정감사 요구에 따라 지출보고서 제도와 관련해 크게 두 가지 개선안을 추진하고 있다. 하나는 지출보고서 작성대상을 CSO까지 확대하고 보고서 미보관·거짓작성·미제출에 대한 처분기준을 강화하는 내용이다. 다른 하나는 지출보고서 대국민 공개다.
복지부는 지출보고서 미작성 등에 대한 처벌기준은 200만원 이하 벌금에서 1년 이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 벌금으로 상향 조정하기로 이미 방향을 잡아놓은 상태다. 제약사 뿐 아니라 CSO에게도 지출보고서 작성과 보관을 의무화하도록 하는 내용도 마찬가지다.
여기다 지출보고서에 대한 업체의 책임감과 신뢰성 제고를 위해 외부에 공개하는 방안도 추진하기로 했다. 다만 국회는 정부 차원에서 자료를 받아서 직접 공개할 것으로 주문하고 있지만, 복지부는 제약바이오협회 등 관련 협회가 매년 보고서를 제출받아 각각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하는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윤 과장은 "지출보고서 공개는 제도 도입 당시부터 예정된 수순이었는데, 생각보다 시기가 더 앞당겨지게 됐다. 공개방식은 제도를 운영하는 나라마다 각기 다르다. 앞으로 관련 단체 등과 협의해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방안을 마련하려고 한다"고 했다.
복지부는 국회의 '솜방망' 처분 지적에 따라 의약사에 대한 행정처분 기준도 강화하기로 했다. 현재는 1차 위반(초범)이면서 리베이트 수수액이 300만원 미만이면 경고 처분하도록 돼 있는데, 이를 자격정지 1개월로 상향 조정하는 내용이다.
복지부는 이런 일련의 추가적인 리베이트 규제강화 추진방향에 대해 오는 26일 온라인으로 열리는 제약바이오협회 윤리경영 아카데미에서 설명할 예정이다. 또 고영인 의원은 메디칼타임즈와 공동으로 리베이트 쌍벌제 10년를 되돌아 보고 개선방안을 모색하는 토론회를 같은 날 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