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라페닙 오~, 옵디보 어?'...흥미로운 임상결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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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라페닙 오~, 옵디보 어?'...흥미로운 임상결과들
  • 양민후 기자
  • 승인 2020.08.24 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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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brave150-ATTRACTION3' 등 숨겨진 포인트 재조명

최근 화제가 된 임상시험은 IMbrave150이다. 이 연구에서 티쎈트릭-아바스틴(한국로슈) 병용요법은 간암 1차치료에서 소라페닙(제품명:넥사바, 바이엘코리아)을 뛰어넘는 효과를 선보이며 큰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이 임상시험 결과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흥미로운 점을 발견할 수 있다. 바로 조연인 소라페닙의 효능 향상이다.

이처럼 임상시험 데이터에선 숨겨진 포인트가 종종 발견된다. 때론 약점이 드러나기도 하고, 이해하기 어려운 결과도 확인할 수 있다. 한 번쯤 살펴볼만한 임상시험 데이터들을 모아봤다.

◇ 조연 ‘소라페닙’ OS 10개월 → 13개월

IMbrave150(3상·개방형·다국가·다기관·무작위배정)은 티쎈트릭-아바스틴 병용요법의 간암 1차치료 허가에 근거가 된 연구다. 해당 연구는 치료경험이 없는 전이성·절제불가 간세포성암(HCC) 환자들을 대상으로 실시됐으며, 티쎈트릭-아바스틴 콤보와 표준치료제인 소라페닙의 효능이 비교분석됐다. 그 결과, 전체생존기간(OS)은 소라페닙군 13.2개월이었고, 티쎈트릭 콤보 투여군은 아직 중앙값에 도달하지 않았다(위험비:0.58). 

이 연구의 숨겨진 포인트는 소라페닙 투여군의 경과다. 전체생존기간 13.2개월은 10여년전 실시된 Sharp 임상시험 결과보다 향상된 수치이기 때문이다.

Sharp는 소라페닙의 간암 1차치료 허가에 근거를 제공한 연구다. 해당 임상시험에서 소라페닙군의 전체생존기간은 10.7개월로 집계된 바 있다. 왜 이 같은 차이가 발생한 것일까.

이에 대해 전남의대 조성범 교수는 Sharp와 IMbrave150 연구간 포함기준 차이에 따른 결과라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IMbrave150 연구는 반응이 더 좋을 만한 환자들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간기능의 경우 Sharp에선 차일드 퓨 A·B등급을 포함했지만 IMbrave150에선 차일드 퓨 A등급만 포함했다. 활동수행능력 역시 Sharp에선 PS 1·2를 포함했으나 IMbrave150에선 PS 1만 포함했다”고 풀이했다.

◇ PFS 불리했는데 OS는 유리한 결과?

옵디보(한국BMS·오노약품공업) 단독요법은 지난 4월 국내에서 식도암 2차치료에 허가됐다. 적응증 확대는 ATTRACTION3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이뤄졌다.

ATTRACTION-3(다기관·개방형·활성대조군)에는 절제불가·전이성 식도암 환자 419명이 참여했다. 이들은 앞서 백금계 항암제 등의 치료를 경험했다. 연구진은 환자들에게 옵디보 또는 항암화학요법(탁산계열)을 투여하며 경과를 관찰했다.

그 결과, 전체생존기간 중앙값은 옵디보 투여군 10.9개월, 대조군 8.4개월로 조사됐다. 이는 옵디보군이 대조군 대비 사망위험이 약 23% 감소한 것으로 해석된다. 반응지속기간(DOR) 중앙값은 두 군에서 각각 6.9개월, 3.9개월로 집계됐다.

다만 무진행생존기간(PFS)은 옵디보군 1.7개월로 대조군(3.4개월)의 절반수준이었다(위험비:1.1). 무진행생존기간은 전체생존기간을 가늠하는 척도라는 점에서 다소 의아한 결과였다.

이에 대해 제약사측은 “대체적인 면역항암제의 특성이다. 다른 적응증에 대해서도 면역항암제 단독사용 시 PFS 개선을 보인 경우는 많지 않다. 면역항암제 연구에서 중요한 지표는 반응지속기간”이라고 해명했다.

◇ 2차치료 데이터 포함됐는데 1차에 허가?

킨텔레스(한국다케다제약)는 올해 국내에서 염증성장질환 1차치료에 허가됐다. 이는 Varsity(3b상·이중맹검·무작위배정·다기관) 임상시험 결과에 근거한 결정이었다.

해당 임상은 궤양성대장염 환자 769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참여자의 25%는 앞서 아달리무맙을 제외한 TNF-a억제제 치료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진은 환자들에게 킨텔레스 또는 아달리무맙을 투여하며 경과를 지켜봤다. 연구결과, 관해율은 킨텔레스군 31.3%, 대조군 22.5%였다. 내시경적 개선율은 두 군에서 각각 39.7%, 27.7%로 조사됐다. 

이 연구에선 한 가지 눈에 띄는 점이 있다. 참여자의 25%는 이미 한 차례 치료를 경험했다는 사실이다. 이런 2차치료 환자들의 데이터가 포함됐지만, 1차치료에 허가된 결정은 의문점으로 남았다.

이에 대해 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천재희 교수는 “Varsity 연구결과가 가진 약점 중 하나로  평가된다. 다만 킨텔레스는 2차보다 1차에서 사용했을 때 아달리무맙군과의 효능 차이가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1차 치료제로 허가 받는데 문제가 없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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