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 췌장장애 판정 기준 논란…‘자가항체 중심’ 설계, 중증 환자 배제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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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단] 췌장장애 판정 기준 논란…‘자가항체 중심’ 설계, 중증 환자 배제 우려
  • 문윤희 기자
  • 승인 2025.09.16 05:58
  • 댓글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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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부 시행규칙 개정 추진…환자단체 “진단지표 아닌 기능평가 기준 필요”
진단·복지 기준 혼용 논쟁 확산…“현실 반영한 판정체계 재설계해야”
정부가 추진 중인 췌장장애 판정 기준 개정안이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한국1형당뇨병환우회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사진=한국1형당뇨병환우회]

[이슈진단=췌장장애 기준 논란] 보건복지부가 추진 중인 췌장장애 판정 기준 개정안을 둘러싸고 정책 설계의 적정성을 둘러싼 논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개정안은 ‘자가항체 2종 이상 양성’을 중증 장애 판정의 핵심 요건으로 제시하고 있지만, 환자단체와 전문가들은 해당 기준이 실제 환자의 기능적 상태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해 중증 환자를 배제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번 논란은 단순한 기준 조정 차원을 넘어, ‘의학적 진단 기준’과 ‘복지 정책 기준’의 역할과 경계를 어떻게 설정할 것인지라는 구조적 문제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복지부 “객관성 강화” vs 현장 “진단지표 남용”

복지부는 장애인복지법 시행규칙 일부개정령안을 통해 췌장장애 판정 기준을 보다 명확히 하고 객관성을 높이겠다는 입장이다. 개정안은 췌장의 만성적 내분비 기능 부전 환자 가운데 ▲자가항체 2종 이상 양성 ▲췌장 전절제술 시행 등을 ‘심한 장애’ 기준으로 구체화했다.

복지부는 “장애 판정 기준을 보다 객관화하고 진단 기준과의 연계를 강화하기 위한 취지”라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의료계와 환자단체는 이 같은 접근이 ‘진단 보조 지표’를 ‘장애 판정 기준’으로 전환한 것 자체가 문제라고 지적한다.

한 내분비질환 전문의는 “자가항체는 질병의 원인을 확인하거나 발병 가능성을 예측하는 데 활용되는 지표”라며 “장애 정도를 평가하는 기준으로 사용하기에는 한계가 분명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진단 기준과 복지 기준은 목적이 다르다”며 “두 기준을 혼용하면 실제 환자의 기능 상태와 정책 판단 사이에 괴리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중증일수록 탈락”…제도 역설 우려

환자단체는 이번 개정안이 ‘중증 환자 배제’라는 역설을 초래할 수 있다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자가항체는 시간 경과에 따라 소실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일부 환자는 진단 초기부터 항체가 검출되지 않으며, 장기간 질환을 앓은 환자일수록 항체가 사라지는 사례도 보고되고 있다.

이 경우 인슐린 의존도가 높은 중증 환자임에도 불구하고 자가항체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장애 인정 대상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발생한다.

환자단체는 “자가항체는 질병의 유무를 보조적으로 확인하는 지표일 뿐 환자의 기능적 장애 수준을 평가하는 기준이 아니다”라며 “이를 법적 요건으로 강제하는 것은 의학적 타당성이 낮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기준이 그대로 적용되면 병을 오래 앓아 기능이 더 저하된 환자가 오히려 지원 대상에서 제외되는 모순이 발생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검사 비용·접근성 문제…현실과 동떨어진 기준

현실적인 검사 환경도 논란을 키우는 요인이다. 자가항체 검사는 국내에서 시행이 제한적이어서 해외 검사기관에 의뢰해야 하는 경우가 많고, 비용도 수십만 원에 달한다.

환자단체는 “실효성이 불확실한 고비용 검사를 장애 판정 요건으로 의무화하는 것은 환자에게 불필요한 경제적 부담을 전가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항체 종류에 따라 지속 기간이 달라 판정 결과의 일관성도 확보하기 어렵다”며 “시간에 따라 변동하는 지표를 고정된 행정 기준으로 삼는 것은 제도 설계 측면에서도 적절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대안은 ‘기능 중심 평가’…C-펩타이드 등 제시

환자단체와 전문가들은 자가항체 대신 췌장의 실제 기능을 반영하는 지표를 도입해야 한다고 제안한다. 대표적으로 C-펩타이드 검사가 거론된다.

C-펩타이드는 체내 인슐린 생성 능력을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지표로, 환자의 현재 기능 상태를 보다 정확하게 반영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환자단체는 “장애 판정의 목적은 환자의 현재 상태와 생활 영향을 평가하는 데 있다”며 “자가항체 여부가 아니라 인슐린 분비 능력과 치료 의존도를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도 “장애 판정 기준은 환자의 일상생활 기능과 치료 부담을 중심으로 설계돼야 한다”며 “기능적 지표 없이 진단 지표만으로 판단하는 방식은 정책 목적과 부합하지 않는다”고 입을 모은다.

‘진단 vs 복지’ 충돌…제도 설계 전환점 되나

이번 논란은 특정 질환을 넘어 장애 판정 체계 전반의 방향성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문제 제기로 이어지고 있다.

보건정책 전문가들은 “장애 판정 기준이 진단 중심으로 설계될 경우 실제 지원이 필요한 환자를 놓칠 수 있다”며 “복지 제도의 본질은 질병의 존재가 아니라 지원 필요성 판단에 있다”고 지적한다.

특히 장애 인정 여부는 의료비 지원, 복지 서비스 이용, 각종 사회적 지원과 직결되는 만큼 기준 설정의 영향력은 크다.

환자단체는 “이번 개정은 수많은 환자의 삶의 질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사안”이라며 “정부가 현장의 치료 경험과 국제적 근거를 반영해 합리적이고 공정한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 보건정책 전문가는 “객관성 확보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기준의 ‘적합성’”이라며 “환자의 실제 상태를 반영하지 못하는 객관성은 정책 신뢰를 떨어뜨릴 수 있다”고 말했다. 결국 이번 논쟁의 핵심은 객관적인 기준 설정 그 자체가 아니라, 그 기준이 얼마나 현실을 반영하느냐에 있다.

자가항체 중심 기준은 수치상 명확성을 확보할 수 있지만, 환자의 기능 상태와 치료 의존도를 충분히 설명하지 못할 경우 정책의 실효성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향후 입법예고 과정에서 제기된 의견이 얼마나 반영될지에 따라 개정안의 방향도 달라질 전망이다. 다만 이번 논란은 장애 판정 기준이 나아가야 할 방향—‘진단 중심’에서 ‘기능 중심’으로의 전환—을 분명히 드러냈다는 점에서, 제도 개편 논의의 출발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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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애경 2025-09-16 08:18:47
환자들의 목소리에 귀기울여 주시고 불합리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수정 부탁드려요

류가현 2025-09-16 08:34:46
환자들의 마음을 헤아려 주시길 바랍니다.

이혜미 2025-09-16 08:42:11
1형당뇨인들끼리 환자차별없이 동일한 기회를 얻을수 있도록 올바른 선택부탁드립니다.

슈슈 2025-09-16 08:45:44
좋은 취지의 개선사항이 환자에게 실질적 도움이 될수 있도록 내용 수정이 잘 처리되길 바랍니다.

Pej 2025-09-16 08:46:26
불합리적인 경우가 발생되지 않도록 신중한 검토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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