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췌장장애 신설은 23년 만에 새로운 장애 유형이 추가된 역사적 사건입니다.”
한국1형당뇨병환우회 김미영 대표는 보건복지부가 장애인복지법 시행규칙 개정안을 통해 ‘췌장장애’를 별도의 장애유형으로 신설하기로 한 데 대해 이렇게 평가했다. 그는 “그동안은 장애기준을 완화하거나 세부 내용을 보완하는 수준에 그쳤지만, 완전히 새로운 유형이 추가된 것은 2003년 이후 처음”이라며 “특히 1형당뇨병이 장애로 인정되면서 실질적인 변화가 시작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환자단체·정치권 등 모두의 길었던 여정
췌장장애 신설 논의는 2024년 1월 충남 태안에서 1형당뇨 환자 가족의 극단적 선택이 알려지면서 본격화됐다. 환우회는 당시 세종시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1형당뇨병을 췌장장애로 인정해 달라”는 호소문을 발표했다.
이후 보건복지부 차관이 직접 간담회를 열고 환자단체와 정부 부처 관계자들을 불러 논의를 이어갔다. 당시 복지부는 “장애 연구용역을 진행 중이니 1형당뇨병도 포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고, 이 결정이 제도 변화의 실질적인 출발점이 됐다. 김 대표는 “장애 인정 요구는 그 전부터 있었지만 태안 사건이 제도권 논의의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환자단체의 꾸준한 활동도 결실을 맺는 데 큰 역할을 했다. 특히 ‘9살 율아의 희망 걷기 대장정’은 환우들의 목소리와 간절한 바람을 사회적으로 알린 상징적인 사건이었다. 1형당뇨 아동 율아와 환우회 가족들이 세종에서 국회까지 걸으며 환자의 고통과 요구를 전한 이 캠페인은 큰 반향을 일으켰다. 김 대표는 “율아 가족의 용기 있는 행동이 환우들의 목소리를 사회적으로 전달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평가했다.
정치권의 역할도 빼놓을 수 없다. 서미화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장애인 당사자로서 장애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태안 사건 직후부터 1형당뇨병의 장애 인정 필요성을 꾸준히 주장했다. 김윤 의원(더불어민주당) 역시 대선 캠프에서 보건복지 분야를 맡으며 환우회의 요구를 귀 기울여 들었고, ‘율아의 희망 걷기 대장정’에도 유일하게 화답했다. 김 대표는 “당시 환자단체가 대선 공약집에 췌장장애 신설을 넣어달라고 요청했는데, 김윤 의원이 적극 챙기겠다고 약속했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환자들의 목소리, 설문조사로 힘 보태
사실 환자단체가 처음부터 췌장장애 신설을 강하게 밀어붙인 것은 아니었다. 김 대표는 “장애에 따른 낙인과 편견 때문에 내부에서도 조심스러움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그러나 환우회가 자체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90%가 넘는 환자와 가족이 ‘장애 인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다. 그는 “환자들의 압도적인 지지가 있었고, 이미 해외에서는 1형당뇨를 장애로 인정하고 있었던 만큼 더는 늦출 이유가 없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번 결정을 늦었지만 반드시 가야 할 길이라고 했다. 그는 “해외에서는 이미 1형당뇨를 장애로 인정했는데, 한국은 논의조차 진행되지 않았었다”며 “설문조사 결과까지 더해지면서 환자단체가 확신을 갖고 추진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중증·경증 장애인 혜택뿐 아니라 1형당뇨 특성에 맞춘 맞춤형 서비스도 설계해야 한다”며 “예를 들어 학교에서 1형당뇨 아동을 위한 의료보조 인력을 지원하는 제도적 장치도 마련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장애인단체도 “23년 금기 깼다” 환영
췌장장애 신설은 장애계 전반에서도 환영받았다. 김 대표는 “장애인단체에서 ‘23년 만에 금기를 깼다’며 먼저 축하 인사를 건네왔다”며 “행사에 초대해주고 다양한 장애인 관련 서비스도 소개해주었다”고 전했다. 지난 7월에는 주요 장애인단체와 환우회가 함께하는 자리가 마련돼 향후 연대에 대한 논의도 시작할 수 있게 됐다.
“환자 체감할 수 있는 제도 만들어 갈 것”
김 대표는 이번 변화를 “환우들의 간절한 바람과 노력, 정치권·학회·정부가 환자 중심으로 검토하고 실행한 성과”라고 평가했다. 이어 “복지부 차관이 연구용역에 반영하겠다고 밝힌 이후 여러 영역에서 흔들림 없이 추진했기 때문에 가능했다”며 “앞으로 환우회는 환자들이 실제로 체감할 수 있는 맞춤형 지원 정책이 마련되도록 계속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정말 감격스러운 시간입니다
장애인정이 전부는 아니지만 한발한발 나아가서 환자들리 차별없이 살아갈수 있는 세상이 만들어지는길
힘써주신 모든분들 늘 앞장서서 이끌어주시는 김미영대표님 그리고 모든 관계자분들 정말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