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상에서 입증된 효과…“사망 위험 84% 감소”
희귀난치성 질환인 폐동맥고혈압(PAH) 치료에 20년 만에 새로운 전기가 마련될 전망이다.
FDA와 유럽 EMA 승인을 잇달아 획득한 직후 국내 시장 진입을 위해 허가 당국의 문을 두드린 한국엠에스디의 윈레브에어(성분 소타터셉트)가 안전성·유효성 검토를 마치고, 이르면 3분기 내 출시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윈레브에어는 ‘허가-평가-협상 병행 시범사업’ 대상 약제로 지정돼 허가와 동시에 급여 진입까지도 속도감 있게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신속한 진입 경로를 타게 된 신약인 만큼, 치료제 접근성의 구조적 한계를 극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윈레브에어는 2005년 실데나필 이후 폐동맥고혈압 분야에서 20년 만에 등장한 새로운 기전의 치료제다. 기존 치료제들이 혈관 확장을 통해 증상을 억제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면, 윈레브에어는 질환의 근본적 원인인 혈관벽 비대와 세포 증식에 직접 작용해 병태생리를 개선하는 세계 최초의 액티빈 신호 억제제(ASI)다.
윈레브에어는 액티빈 A 및 TGF-β 계열 리간드에 선택적으로 결합해 병적 혈관 증식 신호를 차단하고, 동시에 항증식 신호를 복원시킴으로써 비정상적으로 두꺼워진 폐혈관 구조를 정상화한다. 이처럼 병의 원인을 조절하는 치료 접근법은 PAH 치료의 기존 패러다임을 뒤흔드는 성과로 평가받는다.
글로벌 임상 3상인 ‘STELLAR’ 연구에서 윈레브에어는 기존 치료제를 투여받는 환자들에게 추가 요법으로 투여되었으며, 위약 대비 질환 악화 또는 사망 위험 84% 감소, 6분 보행거리(6MWD) 평균 40m 이상 증가, 복합 평가변수 도달 환자 비율 38.9%(위약군 10%)를 나타냈다.
윈레브에어는 STELLAR 결과를 토대로 세계폐고혈압심포지엄(WSPH) 진료지침에 즉시 반영되며 의학적 가치도 입증했다.
‘허가-평가-협상' 상징적 사례될까?
윈레브에어는 2023년 식약처의 ‘GIFT(Global Innovative Products on Fast Track)’ 24호로 지정돼 신속심사를 받은 후 2024년 12월 발표된 '허가-평가-협상 병행' 제2차 시범사업에 포함되며 '치료제 접근성 개선'이라는 정책 목표를 실현할 약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제2차 시범사업 선정 기준은 △2025년 6월까지 허가 및 결정 신청이 가능한 약제 △기대여명 1년 미만의 생존을 위협하는 질환 또는 희귀질환의 치료를 목적으로 효과가 충분한 의약품 △기존 치료법이 없거나 이보다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개선을 보인 약제 △식약처 신속 등재(GIFT) 약제로 지정 받았거나 신청 가능한 약제 등이다.
복지부는 질환 중증도, 대체 약제 유무, 시급성, 치료 효과, 전문가 의견 등을 고려해 원레브에어(폐동맥고혈압, 희귀질환) 펜플루라민(드라벳증후군, 희귀질환), 안발셀(거대B세포림프종, 중증질환) 등 3개 약제를 최종적으로 선정했다.
실제로 윈레브에어는 허가 신청과 함께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급여 평가가 진행 중이며, 향후 건보공단과의 약가 협상까지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기존 신약이 허가 이후 수년간 급여 절차를 밟아 가며 ‘허가 후 치료 공백’을 이어갔던 관례를 깰 수 있을지도 관전 포인트다.
의료계에서는 윈레브에어의 등장을 두고 “폐동맥고혈압 치료의 목적이 ‘증상 지연’에서 ‘질병 제어’로 바뀌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한편 폐동맥고혈압은 국내에 약 3,600명의 환자가 있으며, 환자의 30% 이상이 5년 내 사망하고, 다수가 일상생활 유지에도 큰 제한을 받고 있는 치료 옵션이 제한적인 중증 희귀질환이다.
현재 치료는 포스포디에스테라아제-5 억제제(PDE-5i), 엔도텔린 수용체 길항제(ERA) 등의 병용요법이 쓰이고 있으나, 대부분은 점진적 악화를 겪는다.
이런 배경 때문에 업계에서는 원레브에어의 사례가 정부의 신속 트랙과 의료 혁신이 만난 대표적 전환점이 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