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레브에어, 희귀질환약제 ICER 탄력 적용 당위성 불씨 지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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윈레브에어, 희귀질환약제 ICER 탄력 적용 당위성 불씨 지피나
  • 문윤희 기자
  • 승인 2025.09.02 0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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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회 "ICER 유연화, 혁신신약 접근성 열쇠될 것"
약제 접근성, 글로벌과 한국 격차 심해
"환자에게 치명적 현실"
40대 여성의 진료 모습[사진=픽사베이]
40대 여성의 진료 모습[사진=픽사베이]

폐동맥고혈압(Pulmonary Arterial Hypertension, PAH)은 폐동맥이 좁아져 우심실 압력이 상승하고 심장의 기능이 점진적으로 약화되는 치명적 희귀질환이다. 이 과정은 돌연사로 이어질 수 있어 ‘조용한 시한폭탄’으로 불린다.

미국 국립보건원(1981~1985) 코호트 연구에 따르면, 특발성 폐동맥고혈압 환자 194명 중 106명이 사망했고, 이 중 26%가 돌연사였다. 2022년 ESC/ERS 가이드라인도 중증 환자의 1년 사망률이 20%를 넘어설 수 있다고 경고한다.

국내 환자는 약 3,600명(2023년 기준)으로 추정되며, 주된 환자군은 40대 여성이다. 한국 KORPAH 데이터에 따르면 평균 발병 연령은 47세, 여성 비율은 남성의 4.1배에 달한다. 이들은 경제활동과 가정 내 기여도가 높은 연령층으로, 치료 접근성의 제한은 곧 개인·가족·사회적 부담으로 이어진다.

2일 대한폐동맥고혈압학회에 따르면 국내 환자의 5년 생존율은 71.8%로, 일본(90% 이상)에 비해 크게 낮다. 10명 중 3명은 5년 내 생명을 잃고 있으며, 사망 위험은 일본 대비 3배 높다.

특히 조기 병용요법의 한계가 생존율 격차의 원인으로 꼽힌다. 유럽심장학회(ESC)와 유럽호흡기학회(ERS)는 진단 초기부터 엔도텔린 수용체 길항제(ERA)와 PDE-5 억제제(PDE-5i) 병용을 권장하지만, 국내에서는 약제 도입 지연·급여 미적용 탓에 선택지가 제한적이다.

실제 지난 30년간 개발된 13종 17개 제형 중 약 60%만이 국내에서 사용 가능하다. 일본 등에서 활발히 쓰이는 플로란(성분 에포프로스테놀)은 여전히 국내 미도입 상태이며, 아뎀파스(성분 리오시구앗)은 허가 후 10년 만인 올해 6월에서야 급여권에 들어오게 됐다. 

이런 과정에서 한국MSD가 폐동맥고혈압 치료제 윈레브에어(성분 소타터셉트) 허가를 받으면서 학회는 새로운 약제의 급여 등재에 주목하고 있다. 

윈레브에어는 폐혈관 내 과도한 세포 증식을 일으키는 단백질 복합체 ‘액티빈’ 신호를 억제하는 세계 최초 액티빈 신호전달 억제제(ASI)로, 단순 증상 완화를 넘어 비정상적으로 두꺼워진 혈관과 우심실을 되돌릴 가능성을 제시했다.

정부도 혁신성을 인정했다. 윈레브에어는 GIFT(Global Innovative products on Fast Track) 24호 약제로 지정돼 심사 기간이 단축됐고, 2024년 ‘허가-평가-협상 병행 시범사업’에도 선정돼 신속 등재 절차를 진행 중이다. 

문제는 신약의 가격과 급여 등재다. 희귀질환 신약은 임상적 혁신성을 입증해도 경제성 평가(ICER, 비용-효과성 비율)에서 고배를 마시는 경우가 많다.

학계와 환자단체는 ICER 탄력 적용을 통한 조기 등재 필요성을 꾸준히 제기한다. 실제로 이번 시범사업 신청 조건은 △대체 치료법 부재 △생존기간 연장 등 임상적 개선 △GIFT 신속 심사 지정 등으로, ICER 탄력 적용 요건과 유사하다. 윈레브에어가 신속 등재 돌파구를 열 수 있을지 주목되는 이유다.

폐동맥고혈압은 희귀질환이지만 환자 대부분이 가정과 사회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는 40대 여성이라는 점에서 사회적 지원의 문제로 봐야 한다. 

이제 남은 과제는 ICER 적용 유연화와 신속 등재를 통해 환자들이 ‘시간 안에’ 치료 기회를 얻도록 제도적 문을 여는 일이다.

윈레브에어의 등장과 ICER 탄력 적용 논의는 환자 생존권 보장을 위한 제도 개선의 기폭제가 될지 이목이 쏠리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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