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제한 5월 해제, 법조계 다음정부 제약산업 대응 경쟁…복지부, 기대와 우려
[초점=고위직 공무원들 로펌行 러시] 문재인 정부에서 보건복지부 장관과 차관을 지낸 고위 인사들이 잇따라 대형 로펌으로 향하면서 법조계 헬스케어 시장의 판도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공직자 취업제한 기간이 올해 5월부터 순차적으로 해제되면서 권덕철 전 장관과 김강립·양성일·류근혁 전 차관 등의 로펌 영입 움직임이 구체화되는 모습이다.
차기 정부 보건의료 정책과 제약·바이오 규제 환경 변화에 대비하려는 로펌들의 ‘인재 확보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복지부 출신 고위 관료들의 로펌행을 둘러싼 기대와 우려도 동시에 커지고 있다.
6일 [뉴스더보이스] 취재결과, 주요 대형로펌에서 퇴직 3년이 지난 보건복지부 장관과 차관 등 전 정무직 공무원 영입 움직임이 구체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직자윤리법 제17조(퇴직 공직자의 취업제한)에 따라, 공직자는 퇴직일부터 3년간 관련 업무 관련성이 높은 단체와 기업의 취업이 제한된다. 여기에는 법무법인과 의료법인 등도 포함되어 있다.
실국장과 차관, 장관은 취업 제한 3년 그리고 과장은 5년이다.
예를 들어 보험약제과장 근무 후 중도 퇴직할 경우 5년 이상 업무 연관성 있는 법무법인 등에 취업할 수 없다는 의미다.
오비이락일까.
헌법재판소는 지난 4일 전원일치로 윤석열 대통령 파면을 주문했다.
법조계에 따르면, 로펌 영입 대상인 복지부 출신 공무원들은 모두 문재인 정부 후반기에 장관과 차관을 역임한 고위직 인사이다.
공직자 취업제한이 풀리는 시기는 대부분 올해 5월이다.
■문정부 장차관 공직자 제한 해제-대형로펌, 다음 정부 보건산업 변화 대비 긴급 '수혈'
우선, 권덕철 전 복지부장관(1961년생, 행시 31회, 성균관대 행정학과)은 법무법인 세종설이 흘러나오고 있다.
김강립 전 복지부 차관(1965년생, 행시 33회, 연세대 사회학과)은 법무법인 김앤장 영입이 기정사실화 된 상황이다. 김 전 차관은 의약품 인허가 등을 관장하는 식약처장을 역임해 로펌 업계에서 가장 비싼 몸값으로 평가받고 있다.
양성일 전 차관(1967년생, 행시 35회, 서울대 사회복지학과)은 법무법인 화우 출근이 점쳐지고 있다.
대통령실 사회정책비서관을 역임한 류근혁 전 차관(1964년생, 행시 36회, 인하대 행정학과)은 법무법인 광장을 비롯한 대형로펌을 타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장차관 퇴임 후 유수 대학과 보건대학원 특임교수로 재직하면서 3년의 시간을 보냈다. 로펌별 근무조건과 연봉 등을 감안할 때 이들의 달라진 명함은 5월 중 첫 출근과 동시에 확인될 것으로 예상된다.
강도태 전 차관(1970년생, 행시 35회, 고려대 무역학과)의 경우, 차관 역임 후 건강보험공단 이사장직 퇴임 기간을 고려할 때 2026년 3월 취업 제한이 해제되어 고려대 보건대학원 특임교수를 1년 더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장차관 대거 영입에 따라 대형로펌 헬스케어 분야 재정비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법무법인 광장 손건익 전 차관(1956년생, 행시 26회, 국민대 행정학과), 법무법인 태평양 이영찬 전 차관(1959년생, 행시 27회, 경희대 법대), 법무법인 율촌 유영학 전 차관(1956년생, 행시 22회, 고려대 행정학과) 등을 중심으로 복지부와 식약처, 심사평가원 퇴직 고위 인사들이 헬스케어 분야 법조계를 주도하고 있다.
이들을 바라보는 외부의 시각은 어떨까.
장관과 차관을 역임한 복지부 출신 정무직은 법무법인에서 통상적으로 고문으로 근무한다.
로펌에서 이들을 영입한 이유는 분명하다.
■로펌 장차관 영입 배경, 의약품 약가정책 긴밀 대응-소송 발생 시 방어 '히든카드'
국내사와 다국적사 등 제약바이오 분야 신약과 개량신약, 제네릭 등 전문의약품 관련 규제와 약가 정책 등에 긴밀히 대응하고 복지부와 식약처 등과 소송 발생 시 방어하기 위한 히든카드이다.
로펌 입장에서 주요 대학병원 소송 담당은 상징적 의미일 뿐 오리지널 신약 한 알로 연 매출 1000억원대를 넘는 제약바이오업체 문제 해결에 따른 수임료와 비교조차 안 된다.
공짜 점심은 없다.
복지부 내부에서 정무직 등 퇴임한 선배 공무원들의 로펌행을 반기지 않은 이유이다.
■퇴임 공무원들 로펌행 반기지 않은 복지부-로비스트 or 조력자 '상이한 평가'
일각에서는 복지부 고위직 공무원들의 로펌 근무를 '로비스트'라고 칭하고, 다른 한편에서는 보건의료 분야 법률과 정책의 미비점을 보완하는 '조력자'로 평가한다.
복지부 전 공무원은 "정무직 등 퇴임한 고위공직자들의 로펌 이동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지 모르겠다. 복수차관 전환 후 취업제한 첫 해제 정무직들이 부쩍 늘어났다. 대부분 생계를 위해 대형로펌을 선택한다. 자신의 효용가치와 유효기간을 잘 아는 만큼 보건의료와 제약바이오 분야 발전에 도움을 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다른 전직 공무원은 "후배 공무원들에게 부담을 주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 적법한 업무라고 하지만 정책과 법령, 소송 등에 현직 공무원들의 도움이 필요하다. 결국 공무원 인맥을 통한 자문 창구 역할로 귀결될 가능성이 높다"고 꼬집었다.
한편, 의료사태 장기화로 의료정책과 제약바이오정책이 답보 상태에 빠지면서 성과 중심인 대형로펌 헬스케어 분야에 재직 중인 복지부와 식약처, 심사평가원 출신 인사들의 올해 연봉이 전년도에 비해 일정 부분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