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애하는 친구에게 
상태바
친애하는 친구에게 
  • 문윤희 기자
  • 승인 2021.10.27 06: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오늘 하루 고단한 몸을 일으켜 일어났을 그대의 하루에 안녕을 보냅니다. 

옆에 있었다면 향긋한 내음이 나는 커피를 내려 주며 잘 잤냐고 인사를 전했을텐데 그러지 못해 못내 아쉽습니다. 

하루를 시작하며 오늘의 일을 불현듯 생각하는 당신의 짐든 어깨에도 경의를 표합니다. 

아마 일이 없다면 오늘 하루는 재미없이 흘러가는 무의미한 시간에 불과하겠지만 일이 있어 당신의 존재를 다시 한번 확인하는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것, 그것이 참으로 감사한 일이라 생각이 듭니다. 

시간을 쪼개어 집안 일과 회사일을 경영하는 당신의 하루가 얼마나 고되고 힘에 부치는 일인지를 잘 압니다. 그것이 일상이 되어 이제는 '힘들다' 말하는 것이 어색해진 당신에게 "잘하고 있다"고 어깨를 두드리며 칭찬해 주고 싶습니다. 

당신에게 칭찬을 해줄 이가 많지 않음을 알기에 저라도 이렇게 지면을 빌려 당신의 하루를 응원합니다.  

인생의 중반에 선 당신에게 주어진 또 다른 숙제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는 것도 잘 알고 있습니다. 혹여나 결정 지었을 그 선택이 막막하고 불투명하게 여겨질 수 있겠지만, 지금껏 보였던 성실함으로 잘 준비해 간다면 미래에 그렸던 모습으로 후에 서 있을 것이라 믿습니다.

나는 당신이 걱정하는 것보다 본인의 능력이 휠씬 뛰어나다는 사실을 당신이 알았으면 좋겠습니다. 

20~30대를 돌이켜 보며 무모하리 만큼 용기가 있었던 그 때가 좋았다고 말하는 당신에게 지금도 그 열정은 사라지지 않았으니 육체의 고단함만 견딜 정도의 운동을 하라며 잔소리도 더해주고 싶습니다. 

나는 늘 그래왔듯 당신을 지지합니다. 당신이 용기를 내어 넓은 바다에 돛단배를 타고 나간다해도 박수를 보내겠습니다. 중요한 것은 당신이 가고자 하는 방향이지 배의 크기가 아니니까요. 노를 저어가는 과정에서 당신이 행복하기를 바랄 뿐입니다.  

오늘 하루 아이 둘을 데리고 등원과 하원 시간에 맞춰가며 집안일과 회사일을 분단위로 해내야 하는 당신에게, 회사 중역임에도 모든 일을 떠 안고 있을 당신에게, 창업과 현업 사이에서 고민을 이어가며 산적한 업무를 해내는 당신에게, 홀로 사는 인생을 선택한 당신과 40대 중반에 선 모두의 미래를 응원합니다. 

살아가면서 고양이 손이라도 필요할 땐 저를 부르세요. 친구라는 이름으로요. 40대 중반이라는 무게가 당신을 짓누를 때 전화 한 통 걸어주세요. 바쁘지 않지만, 바쁜 척 하며 투정을 받아 줄게요. 

건조한 40대 중반에도 곁을 지킬 우정이 있다는 것에 당신이 조금이라도 위안을 얻길 바랍니다. 당신 역시 저에게 그런 존재이거든요.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