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외 사용경험 있는 희소의료기기 시판 후 조사 면제 요건도 구체화
자동혈압계의 임상정확도를 검증하는 기준이 국제표준에 맞춰 정비되고, 점안제·안연고제 등 안과용 의약품에는 제형별 품질관리 방법이 새로 제시됐다.
국외에서 사용된 희소의료기기 등이 국내 시판 후 조사를 면제받기 위해 제출해야 할 자료도 구체화됐다. 의료제품의 개발·허가 과정에서 업계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는 동시에 제품의 정확성과 품질, 환자의 치료 접근성을 강화하려는 조치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31일 비침습 자동혈압계 임상정확도 평가 가이드라인과 국소 안과용 의약품 품질 가이드라인을 제정하고, 의료기기 시판 후 조사에 관한 규정을 일부 개정했다고 밝혔다.
자동혈압계 임상평가, 국제표준에 맞춰 이원화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은 의료기기 기준규격 개정으로 자동전자혈압계의 임상정확도 요구사항이 변경됨에 따라 평가방법과 기준을 담은 ‘비침습 자동혈압계 임상정확도 평가 가이드라인’을 제정했다.
자동전자혈압계는 팽창식 커프와 압력 변환기, 배기 밸브, 표시장치 등을 이용해 비침습적으로 혈압을 추정하는 의료기기다.
이번 가이드라인은 국제표준인 ISO 81060-2와의 조화를 위해 마련됐다. 자동혈압계의 측정값을 청진식 혈압 또는 침습형 혈압과 비교하는 두 가지 임상시험 방식을 제시해 업체가 적절한 방법을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청진식 혈압은 상완동맥 부위에 청진기를 놓고 커프의 압력을 낮출 때 발생하는 코로트코프음을 훈련된 관찰자가 듣고 결정한 수치다. 침습형 혈압은 요골동맥이나 대퇴동맥 등에 카테터를 삽입해 혈관 내부 압력을 실시간으로 측정한 값을 뜻한다.
안내서에는 청진식 혈압을 기준으로 하는 임상시험의 대상자 수와 성별·연령·커프·혈압 관련 요구사항, 시험·분석방법이 담겼다. 침습형 혈압을 기준으로 하는 시험의 요구사항과 방법도 포함됐다. 임신부와 자간전증 환자 등 특수대상자가 참여하는 임상시험 평가방법도 별도로 제시했다.
식약처는 국제표준에 부합하는 시험 설계와 평가 기준을 명확히 해 업체의 시행착오를 줄이고, 국내 유통 자동혈압계의 정확성과 품질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희소의료기기 조사 면제 판단기준 명확화
식약처는 국외 사용경험이 있는 의료기기의 시판 후 조사 면제 기준과 제출자료 범위를 구체화하기 위해 ‘의료기기 시판 후 조사에 관한 규정’도 일부 개정했다.
의료기기 시판 후 조사는 희소의료기기와 신개발의료기기 등을 대상으로 식약처장이 정한 4년 이상 7년 이하의 기간 동안 안전성과 유효성을 조사하는 제도다. 의료기기법 시행규칙에 따라 국외 사용경험이 있는 제품은 의료기기위원회 심의를 거쳐 조사를 면제받을 수 있다.
그러나 그동안 국외 사용경험이 있는 의료기기의 국내 시판 후 조사 면제 여부를 판단할 세부 기준이 마련돼 있지 않았다.
개정 규정은 국외 사용경험이 있는 의료기기의 정의를 명확히 하고, 면제를 신청하는 업체가 사용경험을 입증하기 위해 제출해야 할 국외 임상자료 등의 종류와 범위를 구체적으로 규정했다. 관련 면제 조항도 신설했다.
식약처는 개정으로 민원인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고 업계 부담을 완화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안전성과 유효성이 확보된 희소의료기기의 국내 공급이 안정되면서 환자의 치료 접근성을 높이는 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점안제·안연고제, 제형별 품질평가법 제시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은 눈에 직접 사용하는 의약품의 체계적인 품질관리를 지원하기 위해 ‘국소 안과용 의약품 품질 가이드라인’도 마련했다.
안과용 의약품은 각막이나 결막 등에 직접 적용된다. 액상·현탁액·연고 등 형태가 다양해 제형별 특성을 고려한 품질관리가 필요하지만, 그동안 이를 반영한 상세한 품질평가 지침은 마련돼 있지 않았다.
식약처는 신기술·신개념 의약품의 시장 진입을 지원하는 ‘신기술·신개념 의약품 가이드라인 개발사업(NEXT-G)’을 통해 전문가와 업계 의견을 수렴해 이번 안내서를 제정했다. NEXT-G에는 2026년부터 2029년까지 4년간 총 384억8000만원이 투입된다.
가이드라인에는 제품 형태에 맞는 품질 설계·평가방법과 미생물 오염을 막기 위한 제조·관리방법이 수록됐다. 용기·포장의 안전성 확인 방법, 제품별 품질시험과 사용기간을 설정할 때 고려해야 할 사항도 담았다.
현탁액 형태의 점안제는 사용 전에 흔들었을 때 약 성분이 고르게 분포하는지를 확인하도록 했다. 여러 차례 사용하는 점안제는 사용 중 미생물 오염을 방지하고, 개봉 이후에도 품질이 유지되는지를 평가하는 방법을 제시했다.
식약처는 가이드라인이 제약업체의 제품 개발과 허가자료 작성을 지원하고, 품질이 확보된 안과용 의약품을 국민에게 공급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