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치 분석서 15곳 ‘상향보고 의심’ 식별…허위 여부는 별도 검증 필요
연세대학교 산학협력단 김태현 교수 연구팀
요양병원의 환자 구성과 진료기능을 반영해 입원급여 적정성 평가체계를 개편해야 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구진은 현행 상대평가의 기본 틀은 유지하되 절대기준을 보완하고, 중증 의료집중형과 일반 장기요양형을 우선 구분하는 2분류 체계부터 단계적으로 적용할 것을 제안했다.
30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최근 공개한 ‘요양병원 입원급여 적정성 평가 방식 및 체계 개선방안 위탁연구’ 최종보고서에 따르면, 연구진은 요양병원이 단일한 기관군이 아니라 환자 구성과 진료기능에 따라 서로 다른 특성을 보이는 기관군이라고 분석했다.
연구책임자는 김태현 연세대학교 교수다. 장석용·하민진 연세대학교 교수와 조경희 상지대학교 교수, 박준수·우건 연세대학교 연구보조원이 공동연구자로 참여했다. 연구기관은 연세대학교 산학협력단이다.
평균 재원일수·퇴원율 등 따라 3개 유형 도출
연구진은 현행 요양병원 적정성 평가가 일정 수준의 질 관리 기능을 수행하고 있지만, 기능이 다른 기관에 동일한 지표를 적용해 환자 중증도와 진료 특성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고 진단했다.
2023년 평가대상 요양병원 1382곳의 명세서 314만건을 토대로 분석 가능한 1325곳을 군집분석한 결과, 요양병원은 ▲단기 회복·재활형 ▲일반 장기요양형 ▲중증 의료집중형 등으로 구분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 재원일수와 퇴원율, 일당 평균비용, 평균 연령, 재활치료 비율 등이 주요 분류 변수로 도출됐다.
연구진은 군집분석에서 3개 유형 구분의 적정성이 확인됐지만, 실제 제도 적용은 중증 의료집중형과 일반 장기요양형을 우선 구분하는 2분류 체계부터 시작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단기입원 기관 가운데 암 등 특수목적 입원기관은 평가에서 제외하거나 별도 평가체계를 적용하는 방안도 검토 대상으로 제시했다.
기능별 평가에서는 구조영역 지표를 공통으로 적용하고, 과정·결과영역은 기관 기능과 환자 특성에 따라 공통지표와 특이지표를 나눠 적용하도록 했다. 최종점수와 등급도 전체 요양병원을 한꺼번에 비교하지 않고 같은 유형 안에서 산출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DUR·ADL·욕창관리 등 핵심지표 중심 재편
평가지표 변별력 분석에서는 일부 구조·과정지표가 기관 간 질 수준 차이를 충분히 구분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의약품안전사용서비스(DUR) 점검률, 일상생활수행능력(ADL) 개선 환자분율, 욕창 관리 환자분율, 당뇨병 환자의 HbA1c 검사결과 적정범위 환자분율 등은 상대적으로 변별력이 높았다.
연구진은 이들 지표를 포함한 핵심지표 중심으로 평가체계를 재구성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기존 지표의 개선안으로는 DUR 점검률과 항정신성의약품 처방률을 제시했다.
DUR 점검률은 특정 시기에 관리가 집중되는 현상을 줄이고 연중 약물안전관리 수준을 반영할 수 있도록 평가 대상 기간을 6개월에서 12개월로 확대하는 방안이 제안됐다. 항정신성의약품 처방률은 평가기간 전체 입원환자 가운데 항정신성의약품을 처방받은 환자의 비율로 산출하는 방식이다.
신설지표로는 ▲배뇨관리 실시 환자분율 ▲폐렴 감염 환자분율 ▲패혈증 감염 환자분율 ▲낙상 발생률을 검토했다. 폐렴과 패혈증 감염 지표는 기관별 환자 구성에 따른 평가 왜곡을 줄이기 위해 고위험군과 저위험군을 구분해 산출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다만 연구진은 유형별 특이지표와 신설지표를 곧바로 종합점수에 반영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시범운영을 통해 자료 산출 가능성과 타당성, 신뢰성, 기관 간 변별력, 행정부담과 현장 수용성을 검증한 뒤 단계적으로 적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상대평가 유지…질지원금에는 최소기준 결합
평가 방식은 현행 상대평가의 기본 기조를 유지하는 방향이 제안됐다. 연구진은 상대평가가 기관 간 의료 질 수준을 객관적으로 비교하고 변별력을 확보하며 지속적인 질 향상 경쟁을 유도하는 데 강점이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구조지표에는 절대기준을 적용하고 과정·결과지표에는 상대평가를 적용하는 등 두 방식을 결합한 혼합형 평가체계를 중장기적으로 검토할 수 있다고 했다.
질지원금은 전체 요양병원의 통합 순위가 아닌 동일 유형 내 상대순위를 기준으로 지급 대상기관을 선정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특정 유형의 전반적인 질 수준이 낮아도 일정 비율의 기관이 지원받는 문제를 막기 위해 핵심 환자안전지표나 종합점수의 최소 절대기준을 함께 적용하도록 했다.
환류 대상도 동일 유형 내 하위기관과 핵심 환자안전지표의 절대기준 미달기관을 함께 선정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유형별 하위기관에는 취약지표와 개선 필요영역을 제공하고, 절대기준 미달기관에는 교육·컨설팅, 개선계획 수립, 재평가를 연계하는 방식이다.
현행 종합점수 하위 5%보다 환류 대상 비율을 3% 또는 1%로 축소하면 구조·과정·결과영역 전반에서 취약성이 더 큰 기관이 집중적으로 선별되는 경향도 확인됐다.
이상치 65곳 중 15곳 ‘상향보고 의심’
평가자료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한 이상치 탐지 분석도 진행됐다. 연구진은 1290개 요양병원의 평가지표를 대상으로 5개 ‘Isolation Forest’ 모델을 적용해 이상치 점수 상위 5%인 65곳을 선별했다.
이 가운데 평가등급별 종합성적 상위 10% 조건을 동시에 충족한 15곳이 ‘상향보고 의심 병원’으로 식별됐다. 이들 기관에서는 ADL 개선 환자분율, 통증 개선 환자분율, HbA1c 적정범위율, 지역사회 복귀율 등 긍정적 지표는 평균보다 매우 높고 장기입원율, 유치도뇨관 사용률, 요로감염률, 최면진정의약품·항정신성의약품 처방률 등 위험지표는 낮게 보고되는 패턴이 나타났다.
일부 기관은 욕창 처치율과 통증 개선율, 욕창 개선율 등 주요 진료지표가 결측값으로 처리됐는데도 높은 등급을 받은 사례가 확인됐다. 현행 평가에서는 결측지표를 점수 산정 모수에서 제외하기 때문에 불리한 지표의 누락이 높은 등급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다만 보고서는 이상치 분석이 통계적 의심 신호일 뿐, 해당 기관의 허위보고나 부적정 행위를 직접 입증하는 것은 아니라고 명시했다. 실제 활용을 위해서는 원자료 재검증과 산출방식 확인, 현장조사 등 별도의 검토가 필요하다고 했다.
연구진은 우선 핵심지표를 재정비하고 중증도 반영 방식을 보완한 뒤, 2단계로 기능별 2분류 또는 3분류 평가체계를 시범 적용하는 로드맵을 제안했다. 이어 이상치 탐지 기반 신뢰도 관리체계를 도입하고, 마지막 단계에서 평가 결과와 보상·환류체계를 연계하는 순차적 개편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