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가족 교류 확대하고 질환 인식 제고…의료계·관련 단체와 정책 협력 추진
한국 중증 호산구성 천식 환우회(KSEAPA)가 공식 출범했다. 환우회는 질병코드 신설에도 여전히 높은 치료비 부담과 제한적인 치료 접근성이 이어지고 있다며 산정특례 적용을 비롯한 제도 개선 활동에 나서기로 했다.
환우회는 지난 22일 국회의원회관 제9간담회실에서 발족식을 열고 중증 호산구성 천식 환자의 권익 증진과 치료환경 개선을 위한 활동을 시작했다고 24일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중증 호산구성 천식 환자와 보호자를 비롯해 정재원 일산백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 손경희 경희의료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 정진향 한국희귀·난치성질환연합회 사무총장 등이 참석했다.
행사에서는 환우회장 임명장 수여와 발족 선언문 낭독, 연간 활동계획 발표가 진행됐다. 질환 강의와 질의응답을 통해 환자와 가족들이 치료와 질환 관리에 관한 궁금증을 나누는 시간도 마련됐다.
중증 호산구성 천식은 고용량 흡입 스테로이드와 2차 조절제를 포함한 표준치료에도 조절되지 않거나 치료를 중단하면 악화가 예상되는 중증 천식의 하위 유형이다.
반복적인 급성 악화와 응급실 방문, 입원, 폐기능 저하, 경구 스테로이드 의존 등이 나타날 수 있어 환자의 일상과 삶의 질에 큰 영향을 준다. 적절한 시점에 진단하고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높은 본인부담과 제한적인 치료 여건으로 필요한 치료를 제때 받기 어렵다는 게 환우회의 설명이다.
정부는 올해 1월 1일부터 중증 호산구성 천식에 별도의 질병코드인 ‘J82.12’를 신설해 시행하고 있다. 환우회는 질환의 특수성과 별도의 정책적 검토 필요성이 반영된 조치로 평가했다.
그러나 질병코드가 마련된 이후에도 산정특례 인정 여부에 대한 실질적인 검토와 논의는 답보 상태에 머물러 있다고 지적했다. 효과적인 생물학적 제제가 존재하지만 엄격한 급여기준과 높은 본인부담으로 실제 치료 접근성이 제한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환자들이 반복적인 악화와 응급실 방문, 입원, 장기간 전신 스테로이드 사용에 따른 위험에 노출되고 있다고 환우회는 설명했다. 상급종합병원의 외래 본인부담 구조까지 더해지면서 경제적 부담도 커지고 있다고 했다.
환우회는 보장성 형평성 측면에서도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유사한 면역·염증성 질환 중 일부는 이미 산정특례를 적용받는 반면, 중증 호산구성 천식 환자는 반복적인 악화와 높은 치료 부담에도 제도적 보호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돼 있다는 주장이다.
박영덕 환우회장은 “중증 호산구성 천식 환자들은 단순한 호흡기 증상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고통을 안고 살아간다”며 “반복되는 악화와 응급실 방문, 입원, 치료비 부담은 환자 개인의 건강뿐 아니라 일상과 생계까지 흔들어 놓는다”고 말했다.
이어 “환자들이 악화된 뒤에야 도움을 받는 것이 아니라 필요한 치료를 제때 받을 수 있도록 제도적 여건을 조금 더 세심하게 살펴주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정재원 교수는 “중증 호산구성 천식은 단순한 증상 조절 문제가 아니라 반복적인 악화와 폐기능 저하, 전신 스테로이드 사용에 따른 부작용까지 함께 고려해야 하는 질환”이라고 설명했다.
정 교수는 “효과적인 치료제가 있는데도 제도적 한계로 적절한 치료가 지연된다면 환자 개인의 질병 부담뿐 아니라 사회적 부담도 커질 수 있다”며 “환자의 질환 특성과 치료 필요성에 맞춰 적절한 치료를 제때 선택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정진향 사무총장은 “환자 수가 상대적으로 적거나 사회적 인식이 낮은 질환일수록 환자와 가족의 어려움이 정책 논의에서 충분히 드러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환우회 발족이 중증 호산구성 천식 환자들의 현실적인 어려움을 사회에 알리고 치료 접근성과 보장성 논의를 구체화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손경희 교수는 이날 중증 호산구성 천식의 질환적 특성과 일반 천식과의 차이, 중증 천식 환자의 경제적 부담에 관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어 환우회 회원들과 질의응답을 진행하며 치료와 질환 관리에 관한 궁금증을 나눴다.
환우회는 앞으로 환자와 가족이 질환·치료 정보를 쉽게 접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서로의 경험을 공유하며 정서적으로 연결될 수 있는 기반을 확대할 계획이다.
치료 현장에서 환자들이 겪는 부담과 어려움이 정책과 제도 논의에 반영되도록 의료계 및 관련 단체와의 협력도 이어가기로 했다. 이를 통해 중증 호산구성 천식 환자와 가족의 목소리를 알리고, 치료비 부담으로 일상과 삶의 계획이 흔들리지 않는 환경을 조성한다는 목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