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바이오팜·에스티팜 성장 두드러져…녹십자·휴온스·제일약품 고전
국내 매출 상위권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올해 상반기 대체로 외형 성장을 이어갔다. 분석 대상 30개사 가운데 27개사의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늘었다. 다만 매출 증가가 그대로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진 것은 아니었다. 영업손익이 전년 동기보다 개선된 곳은 20개사였고 나머지 10개사는 이익이 줄거나 손실 폭이 확대됐다.
14일 각사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제출한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매출 규모에서는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이 각각 2조5000억원을 넘어서며 다른 업체들과 격차를 벌렸다. 유한양행은 1조원을 웃돌았고 종근당·한미약품·GC녹십자·광동제약·대웅제약이 8000억~9000억원대에 자리했다.
이번 분석은 지난해 매출을 기준으로 선정한 30개사를 대상으로 했으며, 올해 상반기 실적 배열은 2026년 상반기 매출 규모 순이다. 연결재무제표가 있는 회사는 연결 기준을 우선 적용하고 연결재무제표를 작성하지 않는 회사는 별도 기준을 적용했다.
삼성바이오·셀트리온 양강…유한양행 1조원 돌파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상반기 연결 매출은 2조5780억원으로 전년 동기 2조138억원보다 28.0%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1조1672억원으로 28.6% 늘어 영업이익률이 45.3%에 달했다. 회사는 올해 상반기 연결 매출 가운데 제품 매출이 2조5159억원, 서비스 매출이 621억원이라고 밝혔다.
셀트리온의 성장 폭은 더 컸다. 매출은 지난해 상반기 1조8034억원에서 올해 2조5387억원으로 40.8%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3919억원에서 7737억원으로 97.4% 늘었다. 영업이익률은 30.5%다. 반기순이익도 1716억원에서 7212억원으로 크게 증가했다. 외형 확대와 함께 이익 증가 폭이 매출 증가율을 크게 웃돌았다.
유한양행은 매출 1조1662억원으로 8.9% 증가하며 분석 대상 가운데 세 번째로 1조원을 넘어섰다. 영업이익은 757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4.5%, 반기순이익은 914억원으로 69.3% 늘었다. 연구개발비가 957억원에서 1074억원으로 늘어난 가운데서도 영업이익이 증가했다.
종근당은 매출 9262억원으로 10.8% 성장했지만 영업이익은 361억원에서 327억원으로 9.4% 감소했다. 당기순이익은 313억원에서 330억원으로 소폭 늘었다. 매출 확대와 수익성 흐름이 엇갈린 사례다. 상반기 경상연구개발비도 777억원에서 810억원으로 증가했다.
한미약품은 매출 8602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4.4% 늘었고 영업이익은 1847억원으로 54.6% 증가했다. 반기순이익도 1352억원으로 54.2% 늘었다. 특히 기술수출수익이 전년 동기 37억원 수준에서 올해 상반기 1129억원으로 확대됐다. 회사는 상반기 단장증후군 치료제 후보물질 소네페글루타이드의 글로벌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다고 보고했다.
녹십자 외형·이익 동반 감소…대웅은 매출 늘고 이익 줄어
GC녹십자는 매출 8567억원으로 전년 동기 8840억원보다 3.1%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353억원에서 135억원으로 61.9% 줄었고 반기순이익도 550억원에서 212억원으로 61.4% 감소했다. 매출 감소 폭보다 이익 감소 폭이 컸다. GC녹십자는 혈액제제와 백신제제, 전문의약품 등을 주요 사업으로 두고 있으며 보고서에서도 상반기 연결 매출이 전년보다 3.09% 감소했다고 밝혔다.
광동제약은 매출 8507억원으로 6.0%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103억원으로 31.8%, 순이익은 81억원으로 24.9% 늘었다. 다만 매출 규모에 비해 영업이익률은 1.2% 수준이었다.
대웅제약은 매출이 7619억원에서 8263억원으로 8.4%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966억원에서 903억원으로 6.5% 감소했다. 반기순이익도 599억원에서 454억원으로 줄었다. 판매비와 관리비가 3016억원에서 3400억원으로 증가했고 이 가운데 경상연구개발비도 871억원에서 932억원으로 늘었다.
보령은 매출 5350억원으로 8.7%, 영업이익은 440억원으로 21.1% 증가했다. 특히 반기순이익은 전년 92억원에서 655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손익계산서를 보면 금융수익이 98억원에서 487억원으로 늘고 금융비용은 386억원에서 125억원으로 감소했다.
HK이노엔은 매출 5259억원으로 3.0% 증가하는 데 그쳤지만 영업이익은 449억원에서 632억원으로 40.7% 늘었다. 순이익도 295억원에서 396억원으로 증가했다. 영업이익률은 8.8%에서 12.0%로 높아졌다. 회사는 상반기 매출에서 전문의약품 부문이 92%, H&B 부문이 8%를 차지한다고 설명했다.
동국제약은 매출 5099억원으로 11.5% 늘었고 영업이익 534억원, 반기순이익 436억원으로 각각 12.6%, 20.9% 증가했다. 외형과 영업이익, 순이익이 모두 증가세를 나타냈다.
SK바이오팜 매출 48%·영업익 두 배…중견권 성장률 상위
매출 5000억원 아래 기업 가운데 가장 두드러진 외형 성장세를 보인 곳은 SK바이오팜이다. 상반기 매출은 4753억원으로 전년 동기 3207억원보다 48.2% 증가했다. 제품 매출만 4485억원에 달했다. 영업이익은 876억원에서 1868억원으로 113.4% 증가했고 반기 연결순이익도 크게 늘었다. 영업이익률은 39.3%였다.
동아에스티는 매출이 3761억원에서 4282억원으로 13.9% 증가했다. 지난해 상반기 영업손실에서 올해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했다. 회사는 도입 전문의약품인 자큐보와 디페렐린이 매출 성장을 주도했다고 밝혔다. 전문의약품 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18.8% 늘어난 2926억원이었다.
JW중외제약은 매출 4219억원으로 12.1%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669억원으로 42.4% 늘었다. 영업이익률은 15.9%였다. 판매비와관리비 증가에도 매출총이익이 1748억원에서 2037억원으로 늘면서 영업이익이 증가했다.
파마리서치는 매출 3248억원으로 26.1% 늘었다. 이 가운데 제품 매출이 3068억원으로 전년 2224억원보다 크게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1238억원, 반기순이익은 1050억원으로 각각 23.0%, 34.5% 늘었다. 영업이익률은 38.1%였다. 해외 매출은 1031억원에서 1430억원으로 확대됐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매출이 3164억원에서 3243억원으로 2.5% 증가했지만 적자가 이어졌다. 영업손실은 525억원에서 603억원으로 확대됐고 순손실도 209억원에서 503억원으로 커졌다. 판매비와관리비는 906억원에서 1167억원으로 증가했다. 회사의 상반기 매출은 백신 개발·상업화 부문 20.9%, CDMO 부문 79.1%로 구성됐다.
3000억원 안팎 업체도 희비…휴온스 수익성 급락
대원제약은 매출 3109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1% 늘었다. 영업이익은 80억원에서 44억원으로 45.3% 감소했지만 순이익은 14억원에서 57억원으로 증가했다.
일동제약은 매출 2899억원으로 5.6%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48억원에서 112억원으로 두 배 이상 늘었다. 지난해 상반기 순손실에서 올해 순이익으로 돌아서며 수익성이 개선됐다.
휴온스는 흐름이 반대였다. 매출이 3019억원에서 2889억원으로 4.3% 줄었고 영업이익은 259억원에서 23억원으로 91.2% 감소했다. 반기 순손익도 전년 흑자에서 적자로 돌아섰다. 매출총이익이 1438억원에서 1246억원으로 감소한 반면 판매비와관리비는 1179억원에서 1224억원으로 늘었다.
셀트리온제약은 매출 2854억원으로 17.1%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322억원으로 22.7%, 순이익은 225억원으로 22.4% 늘어 외형과 이익이 함께 증가했다.
제일약품은 매출이 3007억원에서 2769억원으로 7.9% 감소했고 지난해 상반기 103억원이던 영업이익은 올해 66억원 영업손실로 전환했다. 판매비와관리비는 953억원에서 1194억원으로 늘었다.
한독은 매출이 2504억원에서 2762억원으로 10.3% 늘었고 영업손익도 14억원 적자에서 35억원 흑자로 전환했다. 하지만 금융비용과 관계기업 지분법손실 등이 반영되면서 반기순손실은 213억원을 기록했다.
동화약품은 매출 2675억원으로 6.7% 늘어나는 동안 영업이익이 29억원에서 215억원으로 증가했다. 영업이익률도 1.2%에서 8.0%로 높아졌다. 판매비와관리비는 전년보다 감소했다.
휴젤·에스티팜 높은 이익률…명인도 35%대
휴젤은 상반기 매출 2545억원으로 27.2%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1037억원, 반기순이익은 853억원으로 각각 8.4%, 23.5% 늘었다. 영업이익률은 40.7%였다. 영업이익 증가율은 매출 증가율보다 낮았고 판매비와관리비는 600억원에서 922억원으로 증가했다.
에스티팜은 매출이 1207억원에서 1754억원으로 45.4% 증가했다. 영업이익도 139억원에서 298억원으로 114.0% 늘었고 순이익은 61억원에서 284억원으로 확대됐다. 영업이익률은 17.0%였다.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은 매출 1510억원을 기록했고 영업이익은 246억원, 순이익은 517억원이었다. 영업이익률은 16.3%였다.
명인제약은 매출 1482억원으로 4.1%, 영업이익은 527억원으로 12.4%, 순이익은 471억원으로 18.7% 증가했다. 영업이익률은 35.6%였다. 상반기 매출 가운데 의약품 판매가 대부분을 차지했다.
삼진제약은 매출 1477억원으로 1.5%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28억원에서 107억원으로 16.0%, 순이익은 84억원에서 75억원으로 10.8% 감소했다. 외형은 소폭 확대됐지만 이익은 감소했다.
경보제약은 매출 1413억원으로 12.3% 증가한 반면 영업이익은 25억원에서 16억원으로 줄었다. 순손익은 지난해 상반기 적자에서 올해 흑자로 전환됐다.
일양약품은 매출 1302억원으로 전년 동기 1247억원보다 4.4% 늘었지만 14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해 전년 동기 46억원 영업이익에서 적자로 전환했다. 반면 순이익은 146억원을 기록했다. 회사는 통화일양보건품유한공사의 2023~2025년 미분배이익 배당금과 원비디 상표권 침해 관련 손해배상금·법률비용 등을 회수한 것이 순손익 증가에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반대로 관련 법률자문비용과 2025년 백신 생산분 불용재고 충당금 등이 영업손실에 반영됐다고 밝혔다.
30개 중 27곳 매출 증가…수익성 흐름은 엇갈려
올해 상반기 분석 대상 30개사 가운데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증가한 회사는 27곳이었다. 감소한 곳은 GC녹십자·휴온스·제일약품 등 3곳으로 파악됐다.
영업손익은 20개사가 전년 동기보다 개선됐고 10개사는 악화됐다. 동아에스티와 한독은 지난해 상반기 영업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선 반면 제일약품과 일양약품은 영업흑자에서 적자로 전환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까지 포함하면 상반기 영업적자를 기록한 곳은 3곳이다.
매출 증가율에서는 SK바이오팜이 48.2%로 가장 높았고 에스티팜 45.4%, 셀트리온 40.8%, 삼성바이오로직스 28.0%, 휴젤 27.2%, 파마리서치 26.1% 순이었다. 절대 영업이익 규모에서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1조1672억원으로 가장 컸고 셀트리온 7737억원, SK바이오팜 1868억원, 한미약품 1847억원, 파마리서치 1238억원, 휴젤 1037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상반기 실적을 보면 상당수 업체가 매출 성장을 이어갔지만 수익성에서는 회사별 편차가 뚜렷했다"며 "고수익 제품의 매출 확대나 기술수출, 해외 사업 성과가 실적에 반영된 업체들은 영업이익 증가 폭이 상대적으로 컸다"고 말했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같은 매출 성장이라도 연구개발비와 판매관리비 부담, 제품별 수익구조에 따라 영업이익 흐름은 달라질 수 있다"며 "상반기에는 외형 성장뿐 아니라 실제 영업이익을 얼마나 확보했는지가 업체별 실적 차이를 보여주는 지표가 됐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