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CA, 난임치료제 ‘인트라리피드 주사’… “효과·안전성 근거 아직 제한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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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CA, 난임치료제 ‘인트라리피드 주사’… “효과·안전성 근거 아직 제한적”
  • 최은택 기자
  • 승인 2026.08.10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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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임상진료지침 11편 중 7편 비권고·근거 불충분…2020년 이후 기조 뚜렷
산부인과 전문의 54.3% 경험적 처방…환자 63.3%는 ‘의사 권유’로 치료 선택
[사진=한국보건의료연구원]
[사진=한국보건의료연구원]

난임 치료 과정에서 이른바 ‘콩주사’로 불리는 인트라리피드 주사가 경험적으로 사용되고 있지만, 임상적 효과와 안전성을 판단할 의학적 근거는 아직 충분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 임상진료지침에서도 사용을 권고하지 않거나 근거가 불충분하다는 판단이 다수를 차지해 실제 진료 현장과 의학적 근거 사이의 간극이 확인됐다.

한국보건의료연구원(NECA, 원장 이재태)은 난임 여성에게 사용되는 인트라리피드 주사치료의 국내외 근거와 국내 사용 현황, 인식도를 종합적으로 분석한 연구 결과를 10일 발표했다.

인트라리피드 주사는 지방유제 주사제의 대표 약제로 일명 ‘콩주사’로 불린다. 난임 환자가 증가하면서 보조생식술과 함께 반복유산·반복착상실패 환자의 면역치료 수요도 커지고 있으며, 인트라리피드 주사는 임상 현장에서 경험적으로 비급여 처방되고 있다.

그러나 작용기전이 명확하게 규명되지 않았고 주요 국제 임상진료지침에서도 근거 부족을 이유로 사용을 권고하지 않고 있어 실제 진료와 근거 사이의 차이가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이에 NECA는 국내외 임상진료지침과 국내 공급 현황, 임상적 효과·안전성, 전문의 및 환자 인식도를 종합적으로 살펴보는 근거창출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책임자는 NECA 박동아 선임연구위원이며 신촌세브란스병원 산부인과 윤보현 교수가 공동연구자로 참여했다.

국제 지침 상당수 ‘비권고’…임신율 개선 근거수준도 낮아

연구 결과 최근 10년 이내 발표된 국제 임상진료지침 11편 가운데 7편이 인트라리피드 사용을 권고하지 않거나 근거가 불충분하다고 명시했다. 특히 2020년 이후 발표된 지침에서 비권고 기조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체계적 문헌고찰과 메타분석에서도 인트라리피드의 임상적 효과를 뒷받침할 근거는 충분하지 않은 것으로 평가됐다.

무작위배정연구 3편에서는 인트라리피드 사용 시 임상적 임신율이 다소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근거수준은 낮았다. 반면 비무작위연구 1편에서는 인트라리피드 투여군의 유산율이 유의하게 높게 나타나는 상반된 결과가 확인됐다.

안전성 측면에서도 선천성 기형과 임신 합병증 등 우려 사례가 일부 확인됐다. 효과뿐 아니라 안전성까지 현재 확보된 연구만으로 명확한 결론을 내리기 어렵다는 의미다.

공급액 5년 새 1.4배…산부인과 전문의 절반 이상 “경험적 처방”

근거가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도 국내 공급 규모는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NECA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의약품관리종합정보센터(KPIS) 자료를 활용해 최근 5년간인 2020~2024년 지방유제 주사제 공급 현황을 분석한 결과, 연평균 공급금액은 약 25억원으로 5년 새 1.4배 증가했다.

의원급 의료기관의 연평균 공급금액은 약 16억원이었다. 표시 과목별로는 산부인과가 일반과와 내과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6.3%를 차지했으며, 연평균 약 1억원 규모의 공급 실적을 보였다.

분석에는 인트라리피드 10%·20%, 리피션 10%·20%, 리피드엘씨티 20%가 포함됐다. 실제 산부인과 진료 현장에서도 경험적 처방이 적지 않았다.

국내 산부인과 전문의 7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54.3%가 인트라리피드를 경험적으로 처방하고 있다고 답했다. 주사치료를 제공하는 주된 이유로는 ‘좋은 결과에 대한 기대’와 ‘부작용이 크지 않음’이 꼽혔다.

반대로 인트라리피드를 처방하지 않는 전문의 32명은 ‘치료 효과가 불분명해서’ 처방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NECA는 이를 통해 근거 부족을 인지하면서도 실제 처방이 계속되고 있는 현실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환자의 치료 선택에도 의료진의 권유가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인트라리피드 주사치료 경험이 있는 환자 17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치료를 선택한 가장 큰 이유는 ‘의사의 권유’로, 응답자의 63.3%를 차지했다.

박동아 NECA 선임연구위원은 “국내 임상 현장에서 인트라리피드 주사제가 사용되고 있지만, 이를 뒷받침하는 의학적 근거나 국제적 권고는 아직 충분하지 않다”며 “환자에게 현재의 불확실한 근거 수준과 잠재적 위해 가능성, 비용 등을 투명하게 설명하는 공유의사결정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의료 현장의 혼란을 줄이고 적정 진료를 유도하기 위해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정보를 의료진과 환자에게 맞춤형으로 제공할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재태 NECA 원장은 “이번 연구는 근거가 불확실한 상태로 널리 쓰여 온 난임 치료제의 실사용 현황을 국가 데이터로 처음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도 관련 학회와 협력해 근거기반 진료 문화를 확산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의 정식 명칭은 ‘임신 목적 인트라리피드 주사제 적정 사용을 위한 근거창출 연구’로, 연구보고서는 한국보건의료연구원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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