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품 양도·양수 약가 산정 손질…“신규 제네릭과 같은 기준 적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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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약품 양도·양수 약가 산정 손질…“신규 제네릭과 같은 기준 적용"
  • 최은택 기자
  • 승인 2026.07.13 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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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부, 종전 상한액·양수 시점 산정가 중 낮은 금액 적용 추진
“과다품목 난립 방지·약가 관리 합리화”…13일까지 의견수렴

정부가 의약품 품목을 다른 제약사에 양도·양수한 뒤 건강보험에 다시 등재할 때 적용하는 약가 산정방식을 개편한다. 양도 전 품목이 받았던 최종 상한금액을 그대로 인정해 온 현행 방식에서 벗어나, 종전 상한금액과 양수업체의 신규 등재 시점 산정가격 가운데 낮은 금액을 적용하는 방안이다.

보건복지부는 최근 국회 김선민 의원실에 제출한 ‘의약품 양도·양수 개편 관련 설명자료’를 통해 이 같은 내용의 「약제의 결정 및 조정 기준」 개정안을 행정예고하고 있다고 밝혔다.

개정안의 행정예고 기간은 5월 14일부터 7월 13일까지다. 복지부는 행정예고 기간에 제출되는 제약업계와 이해관계자 의견을 충분히 검토한 뒤 최종안을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12일 설명자료를 보면, 이번 개편은 품목 양도·양수 과정에서 기존 약가가 사실상 그대로 승계되는 구조를 신규 제네릭 의약품의 약가 산정체계와 맞추기 위한 조치다.

현행 제도에서는 급여목록에서 삭제된 의약품을 다른 업체가 양수해 신규 등재하더라도 동일제제의 등재 품목 수와 관계없이 양도품목이 삭제될 당시의 최종 상한금액을 적용받을 수 있다.

이에 따라 동일 성분·제형 제품이 이미 다수 등재돼 신규 진입 제품의 약가가 낮아져야 하는 상황에서도 양도·양수 품목은 과거 가격을 유지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복지부는 이번 고시 개정안에서 양도·양수 품목의 상한금액을 산정할 때 ‘양도품목의 최종 상한금액’과 ‘양수품목의 등재 시점 산정가격’ 중 낮은 금액을 적용하도록 했다.

가령 양도 전 품목의 최종 상한금액이 100원이더라도 양수업체가 해당 품목을 신규 등재하는 시점의 제네릭 산정가격이 80원이라면, 상한금액은 80원으로 책정되는 방식이다. 반대로 신규 산정가격이 기존 최종 상한금액보다 높다면 종전 상한금액이 적용된다.

복지부가 산정방식 개편에 나선 것은 정부가 추진 중인 약가제도 개편의 기본 방향과 현행 양도·양수 규정 사이에 차이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정부의 약가제도 개편안은 동일 성분 의약품의 과도한 등재와 제네릭 품목 난립을 억제하고, 등재 품목 수와 시장 상황을 약가에 보다 합리적으로 반영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러나 현행 양도·양수 제도에서는 품목 소유권이 이전된 뒤 신규로 급여목록에 진입하더라도 동일제제의 등재 품목 수나 등재 시점의 산정기준과 관계없이 삭제 당시 가격을 그대로 받을 수 있다.

복지부는 “약가제도 개편안의 방향성이 제네릭 과다품목 난립 방지 등 약가 관리체계 전반의 합리성을 도모하기 위한 것인 만큼, 양도·양수 품목에도 신규 등재 제네릭의 산정체계를 동일하게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사진=보건복지부]
[사진=보건복지부]

이번 개편안은 일반적인 품목 양도·양수뿐 아니라 상속이나 기업 합병에 따른 품목 승계에도 동일한 기준을 적용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의약품 양도·양수 품목의 약가 산정기준은 그동안 여러 차례 변경됐다. 2011년까지는 상속·합병 또는 일반적인 품목 양도·양수 여부를 구분하지 않고 모두 양도품목의 최종 상한금액을 적용했다.

2012년 1월부터 같은 해 10월까지는 상속·합병과 일반적인 양도·양수 모두 ‘양도품목의 최종 상한금액’과 ‘양수품목 등재 시점의 산정가격’ 가운데 낮은 금액을 적용했다. 이번 개정안과 유사한 방식이다.

2012년 10월부터는 상속·합병과 일반적인 품목 거래의 산정방식이 분리됐다. 상속·합병에 따른 양도·양수는 양도품목의 최종 상한금액을 인정하되, 일반적인 품목 양도·양수는 종전 상한금액과 양수 시점의 산정가격 중 낮은 금액을 적용했다.

이 같은 이원화 체계는 2020년 12월까지 유지됐다. 이후 2021년 1월부터는 상속·합병과 일반적인 품목 양도·양수 모두 양도품목의 최종 상한금액을 적용하도록 규정이 완화됐다. 품목을 넘겨받은 제약사가 신규 급여 등재를 신청해도 종전 업체가 보유했던 상한금액을 그대로 승계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정부가 이번 개정안을 확정하면 2021년 이후 약 5년간 유지돼 온 산정방식은 다시 종전 상한금액과 신규 등재 시점의 산정가격을 비교하는 구조로 돌아가게 된다.

복지부는 개정안을 행정예고하기에 앞서 제약업계와 관련 내용을 공유하고 실무적인 논의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사전 협의에는 한국제약바이오협회와 한국글로벌의약품산업협회, 한국바이오의약품협회 등이 참여한 실무협의체가 활용됐다.

다만 복지부가 국회에 제출한 설명자료에는 개편안에 대한 개별 제약사나 관련 협회의 구체적인 찬반 입장은 포함되지 않았다.

양도·양수 품목에 신규 제네릭과 동일한 약가 산정기준을 적용하면 건강보험 재정과 약가 관리 측면에서는 형평성을 높일 수 있지만, 품목 거래 가치나 의약품 공급 유지에 미칠 영향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이 행정예고 과정에서 제시될 가능성이 있다.

특히 생산시설이나 유통망 정비를 위해 품목을 인수하는 업체는 양수 이후 예상 약가가 낮아질 경우 품목 인수의 경제성이 떨어질 수 있다. 반면 기존 약가를 무조건 승계하는 현행 제도를 유지할 경우 신규 제네릭 산정기준을 회피하는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될 수 있다.

복지부는 “개정안은 관련 협회가 참여하는 실무협의체를 통해 사전에 공유하고 논의한 뒤 행정예고한 것”이라며 “행정예고 기간에 제출된 의견을 충분히 검토해 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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