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기본법에 지자체 지원 근거 마련…환자·가족 위한 거점 필요성 제기
서울시가 여성·가족, 장애인, 노인, 청년, 청소년 등 주요 시민집단을 위한 다양한 공공 지원시설을 운영하고 있지만 정작 질병으로 인해 치료·복지·돌봄·권리 문제를 동시에 겪는 환자를 위한 전용 지원 거점은 부재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에 한국환자단체연합회가 '서울환자플라자' 설립 운동에 나선 가운데, 안기종 한국환자단체연합회 대표는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서울시장 후보 캠프에 관련 정책질의서를 전달하며 적극적인 관심과 정책 반영을 촉구했다.
안 대표는 31일 뉴스더보이스에 "서울환자플라자 설립에 대한 입장과 환자 지원 정책에 대한 의견을 묻는 질의서를 각 서울시장 후보 캠프에 발송했지만 아직 어느 캠프에서도 회신을 받지 못했다"면서 "환자와 환자가족이 서울시민의 중요한 구성원임에도 정책 논의 과정에서 충분한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환자기본법 제정으로 국가뿐 아니라 지방자치단체도 환자단체와 환자 지원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법적 기반이 마련된 만큼 서울시 차원의 환자 지원 인프라 구축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여성·청년·장애인 시설은 있지만…환자 위한 공공 거점은 전무
연합회가 정리한 자료에 따르면 서울시는 시민집단별 특성을 고려한 다양한 공공 지원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여성·가족 분야에는 서울여성플라자와 서울가족플라자, 서울시 여성인력개발기관이 운영되고 있으며, 장애인 분야에는 장애인복지관과 장애인권익옹호기관, 어울림플라자가 구축돼 있다.
어르신과 중장년층을 위해서는 노인복지관과 서울시50플러스재단, 50플러스캠퍼스 및 50플러스센터가 운영 중이다. 청년 분야에는 서울청년센터와 청년공간이, 청소년 분야에는 청소년수련관과 청소년특화시설, 청소년쉼터, 청소년상담복지센터 등이 마련돼 있다.
반면 환자를 위한 전담 공공 지원시설은 사실상 전무하다는 것이 환자단체연합회의 주장이다.
연합회는 "현재 서울시 내에는 여성·가족·장애인·어르신·중장년·청년·청소년 등 주요 시민집단을 위한 플라자와 복지관, 센터, 캠퍼스 형태의 공공 지원 거점시설이 운영되고 있지만 질병으로 인해 투병·복지·돌봄·권리 문제를 동시에 겪는 서울시민 환자 전체를 포괄하는 서울시 차원의 공공 지원 거점시설은 아직 없다"고 설명했다.
"서울환자플라자, 환자통합지원센터의 허브 역할"
환자단체연합회가 구상하는 서울환자플라자는 단순한 사무공간이 아니라 환자와 가족을 위한 종합 지원 플랫폼 개념이다. 연합회는 서울여성플라자, 가족플라자, 장애인복지관, 노인복지관, 청소년센터, 서울청년센터 등 기존 시민 지원시설 모델을 참고해 환자 지원 기능을 통합한 '환자통합지원센터'를 구축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서울환자플라자에는 환자 권리 상담, 복지정보 제공, 환자교육 프로그램, 환자단체 활동 지원, 자조모임 운영, 심리·사회적 지원, 정책 참여 플랫폼 등의 기능이 포함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암, 희귀질환, 만성질환, 중증질환 환자들은 치료 과정에서 의료 문제뿐 아니라 경제적 부담, 돌봄 공백, 고용 및 교육 문제, 사회적 고립 등을 함께 경험하는 경우가 많아 이를 통합적으로 지원할 공간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연합회는 환자단체들이 개별 질환별로 활동하고 있지만 환자 전체를 대표하는 공공 플랫폼이 부족한 현실에서 서울환자플라자가 환자 정책의 허브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환자기본법 통과로 지자체 역할 확대
서울환자플라자 설립 논의는 최근 국회를 통과한 환자기본법과도 맞물려 있다. 환자기본법은 환자의 권리를 체계적으로 보장하고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책무를 규정한 법률로, 환자 정책 추진과 환자단체 지원의 법적 근거를 담고 있다.
특히 지방자치단체가 지역 특성에 맞는 환자 지원사업을 추진하고 환자단체 활동을 지원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되면서 지방정부 차원의 환자 지원체계 구축 필요성이 더욱 커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안 대표는 "그동안 환자정책은 중앙정부 중심으로 논의돼 왔지만 실제 환자들이 생활하는 공간은 지역사회"라며 "환자기본법 시행을 계기로 서울시가 선도적으로 환자 지원 거점시설을 구축한다면 다른 지방자치단체로도 확산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서울시에는 여성플라자, 가족플라자, 청년센터, 장애인복지관 등 다양한 시민 지원시설이 존재한다"며 "이제는 환자와 환자가족을 위한 서울환자플라자 설립도 검토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연합회는 향후 서울시장 후보들과의 정책 협의를 지속하는 한편, 환자기본법에 근거한 지방정부 차원의 환자 지원체계 구축 필요성을 사회적으로 확산시켜 나간다는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