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여재평가 자진인하 기준 구체화…공급중단 따른 사용량 증가도 보정
보험당국이 사용량 증가에 따라 약가를 조정하는 ‘사용량-약가 연동 협상’ 제도의 세부 운영 기준을 개편한다.
감염병 대응 과정에서 사용량이 급증한 국가비축 의약품은 협상 대상에서 제외하고, 난임치료 정책 확대에 따라 처방이 늘어난 약제에는 일회성 환급계약을 적용할 수 있도록 했다.
급여적정성 재평가나 급여확대 과정에서 이뤄진 자진인하에 대해서도 별도 기준을 마련해 협상 적용 범위를 명확히 했다.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사용량-약가 연동 협상 세부운영지침」 일부개정안을 마련하고 업계 의견 조회에 들어갔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는 회원사에 공문을 보내 오는 11일까지 의견을 제출해 달라고 안내했다.
이번 개정은 감염병 대응, 공급 불안, 정책 지원 확대 등 외부 요인으로 사용량이 급증한 약제에 대해 보다 세분화된 기준을 적용하고, 협상 운영 과정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국가비축 감염병 약제, 협상 제외 대상 포함
우선 사용량-약가 연동 협상 제외 대상이 확대된다. 현행 지침은 사전인하약제나 자진인하약제 가운데 일정 수준 이상 인하가 이뤄진 품목 등을 협상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다. 건보공단은 여기에 국가비축물자 성분 약제를 추가했다.
구체적으로는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40조 제1항에 따른 국가비축물자에 해당하는 성분으로서, 법정감염병 대응을 위해 비축된 약제가 실제 사용된 경우 사용량-약가 연동 협상 대상에서 제외하도록 했다.
건보공단은 “국가비축물자 등 수요 변동성이 큰 임상 필수 약제를 협상 제외 대상으로 추가해 업체의 협상 부담을 완화하고 안정적인 생산 공급을 도모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위험분담계약(RSA) 체결 약제는 제외 대상에서 빠진다. 건보공단은 보험 재정 영향에 대한 불확실성을 분담한다는 위험분담제 도입 취지를 고려해 해당 약제에는 이 규정을 적용하지 않기로 했다.
급여재평가 따른 자진인하 기준 구체화
자진인하 인정 기준도 보다 명확해진다. 현재는 자진인하신청에 따른 인하약제의 인하율이 협상참고가격 산식에 따른 인하율보다 큰 경우 협상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다.
건보공단은 이를 정비해 사전인하약제 또는 자진인하약제의 인하율이 협상참고가격에 따른 인하율보다 큰 품목을 협상 대상 제외 대상으로 통합했다.
다만 급여적정성 재평가, 급여확대 사전인하 등 평가 결과에 따른 자진인하나 공단과의 계약 사항에 따른 자진인하는 제외 규정을 적용하지 않도록 명시했다. 이에 따라 기존 제6조 제1항 제7호였던 ‘자진인하신청에 의한 인하약제’ 관련 조항은 삭제된다. 제9조 협상참고가격 산정 규정도 같은 취지로 손질된다.
건보공단은 사전인하 또는 자진인하가 이뤄진 경우 일정 기간 인하율을 차감해 협상참고가격을 산정하도록 하면서도, 급여적정성 재평가나 급여확대 사전인하 등에 따른 자진인하는 제외한다고 규정했다.
또 최초등재제품이 이후 동일 투여경로·성분·제형 제품의 등재로 인해 약가가 인하된 경우 역시 인하율 차감 대상에 포함했다.
건보공단은 “자진인하 정의를 명확히 해 협상 절차의 예측 가능성을 확보하고 운영 합리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공급중단·감염병 대응 약제 보정 범위 확대
협상참고가격 보정 기준도 바뀐다. 현행 규정은 감염병 대응을 위한 사용량 증가나 생산시설·원료 수급 문제로 인한 일시적 사용량 증가 등을 보정 사유로 인정하고 있다.
건보공단은 이를 보다 구체화해 분석대상기간 중 사용량이 일시적으로 증가한 약제 가운데 감염병 치료에 사용된 경우, 또는 전년도 생산시설·원료 수급 문제와 관련해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유관기관에 보고 및 후속조치를 신고한 사실이 확인되는 경우 협상참고가격을 보정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기존 제10조 제3항에 있던 ‘유일한 대체약제 품절에 따른 사용량 증가’ 조항은 삭제하고, 이를 제28조 일회성 환급계약 규정으로 이동시켰다. 건보공단은 “감염병 대응 및 공급 차질 등 환경 변화를 반영해 보정 대상 약제 범위를 확대함으로써 제도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환급 고지 1회로 단순화…난임약제 환급계약 신설
환급액 고지 체계 역시 바뀐다. 현재는 약가 인하 지연기간 종료 이후 5개월째 되는 달에 1차 고지, 8개월째 되는 달에 2차 고지를 하고 있다. 건보공단은 이를 단일화해 약가인하 시행일이 속한 달을 포함해 6개월이 되는 달에 업체에 한 차례 고지하도록 변경했다.
건보공단은 “환급액 고지 시점을 2회에서 1회로 통일해 행정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일회성 환급계약 제도도 손질된다. 건보공단은 감염병 위기경보 ‘주의’ 이상 단계에서 유관기관의 생산·수입 요청 또는 행정조치에 따라 사용량이 증가한 약제, 유일한 대체약제의 공급중단·품절로 인해 사용량이 증가한 약제를 일회성 환급계약 대상으로 명확히 규정했다.
또 난임시술 급여기준 변경 등 정책지원 확대에 따라 사용량이 증가한 약제에 대해서도 업체 요청 시 일회성 환급계약을 체결할 수 있도록 했다. 건보공단은 “저출산 극복을 위한 정부 정책지원 확대로 인한 불가피한 사유에 해당하는 경우 일회성 환급계약이 가능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업체가 원할 경우 일회성 환급 대신 제10조에 따른 협상참고가격 보정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해 협상 운영의 유연성도 높였다.
이번 개정 지침은 시행일 현재 사용량-약가 연동 모니터링 및 협상이 진행 중인 약제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