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틴, 치매 예방 효과 ‘희미’…편향 보정하니 사실상 차이 없어
상태바
스타틴, 치매 예방 효과 ‘희미’…편향 보정하니 사실상 차이 없어
  • 최은택 기자
  • 승인 2026.05.06 06:0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당뇨병학회 춘계학술대회서 발표...“인지기능 개선·악화 모두 뚜렷한 근거 부족”
하준철 박사 “예방 목적 신규 처방 근거 미흡…심혈관 적응증 기준 유지 필요”

스타틴이 치매를 예방한다는 기존 관찰연구 결과가 과대 해석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연구 편향을 보정해 재분석할 경우 예방 효과는 사실상 사라졌고, 인지기능에 대해서도 개선이나 악화를 뒷받침할 명확한 근거는 확인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스타틴 처방을 치매 예방이 아닌 기존 심혈관질환 적응증 중심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가톨릭대학교 하준철 박사, 중앙대학교 박종호 박사, 성균관대학교 박태균 박사 연구진은 스타틴의 강도와 지용성이 치매 발생 및 인지기능 저하에 미치는 영향을 재평가한 연구를 최근 발표했다. 이 연구는 5월 1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39차 대한당뇨병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포스터 구연 형태로 공개됐다.

제39차 대한당뇨병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발표 중인 하준철 박사(가톨릭대학교). [사진=하준철 박사]
제39차 대한당뇨병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발표 중인 하준철 박사(가톨릭대학교). [사진=하준철 박사]

연구진은 기존 문헌을 토대로 치매 발생과 인지기능 결과를 구분해 분석하고, 관찰연구에서 흔히 발생하는 다양한 편향 가능성을 반영한 ‘베이지안 근거합성(bias-aware Bayesian evidence synthesis)’ 접근법을 적용했다. 분석에는 무작위 임상시험 3편과 코호트 연구 12편 등 총 15개 주요 연구가 포함됐다.

관찰연구 ‘보호효과’, 편향 보정하니 사실상 소멸

스타틴은 심혈관질환 예방과 치료에 널리 사용되는 약제지만, 치매 예방 효과에 대해서는 연구마다 결과가 엇갈려 왔다. 일부 코호트 연구에서는 스타틴 사용군에서 치매 위험이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무작위 임상시험에서는 대체로 중립적인 결과가 보고돼 왔다.

이번 연구에서도 초기 분석에서는 스타틴 사용군에서 치매 위험이 낮아 보이는 경향이 확인됐다. 그러나 건강한 사람일수록 약을 잘 복용하는 경향(healthy-user bias), 치료 적응증에 따른 선택 편향(indication bias), 추적 기간 관련 편향(immortal-time bias), 의료 이용 빈도 차이에 따른 감시 편향(surveillance bias) 등을 반영하자 결과는 크게 달라졌다.

대표적으로 전체 분석에서 위험비(HR)가 0.82로 나타났던 보호효과 신호는, 편향을 고려한 분석에서는 0.98로 변화해 스타틴 사용 여부에 따른 차이가 거의 없는 수준으로 축소됐다.

인지기능 영향도 ‘중립’…“예방 목적 신규 처방 근거 부족”

인지기능 결과에서도 일관된 개선 효과는 확인되지 않았다. 동시에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악화 신호 역시 나타나지 않았다.

연구진은 HOPE-3, PROSPER 등 무작위 임상시험과 UK Biobank 코호트 연구 결과를 종합한 결과, 스타틴이 인지기능에 미치는 영향은 전반적으로 ‘중립적’이라고 해석했다.

하준철 박사는 “이번 연구는 스타틴과 치매의 관계를 단순히 보호효과 유무로 판단하지 않고, 치매 발생과 인지기능 결과를 구분해 해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관찰연구에서 보이는 보호효과는 편향을 고려하면 크게 약화될 수 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근거만으로는 치매 예방만을 목적으로 스타틴을 새롭게 시작하는 것을 지지하기 어렵다”면서도 “스타틴이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인지기능 악화를 유발한다는 근거도 없는 만큼, 처방은 기존 심혈관질환 예방 및 치료 적응증에 따라 판단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덧붙였다.

공동 연구진인 박종호 박사(중앙대), 하준철 박사(가톨릭대), 박태균 박사(성균관대)가 포스터 앞에서 기념 촬영하고 있다. [사진=하준철 박사]
공동 연구진인 박종호 박사(중앙대), 하준철 박사(가톨릭대), 박태균 박사(성균관대)가 포스터 앞에서 기념 촬영하고 있다. [사진=하준철 박사]

“장기 추적·편향 최소화 연구 필요”

연구진은 이번 결과가 스타틴의 치매 예방 가능성을 둘러싼 기존 관찰연구 결과를 보다 신중하게 해석할 필요성을 시사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향후 연구에서는 장기 추적 설계와 편향을 최소화한 방법론을 통해 스타틴의 강도, 지용성, 고위험군별 인지기능 영향 등을 보다 정밀하게 규명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