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지 않은 의료사고 형사특례 논란..."하위법령서 보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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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지 않은 의료사고 형사특례 논란..."하위법령서 보완해야"
  • 최은택 기자
  • 승인 2026.04.24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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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소비자단체, 의료분쟁조정법 국회통과에 논평...“피해자 권리 침해 우려”

의료사고 발생 시 수사·형사 특례를 도입한 의료분쟁조정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한 가운데, 환자·소비자단체들이 피해자 권리 침해 가능성을 제기하며 하위 법령에서의 보완을 촉구하고 나섰다. 필수의료 기피를 막기 위한 취지에도 불구하고, 재판받을 권리와 신속한 피해구제 권리가 제한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의료사고 피해구제 및 의료분쟁 조정 등에 관한 법률(의료분쟁조정법) 개정안이 4월 23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제도 시행을 앞두고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이번 개정안은 여야 의원들이 각각 발의한 6개 법안을 병합 심사해 마련된 대안으로 앞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와 법제사법위원회를 거쳐 본회의 문턱을 넘었다.

한국환자단체연합회와 소비자시민모임, 한국소비자연맹 등은 24일 공동 논평을 통해 “수사·형사 특례조항이 피해자와 유족의 헌법상 기본권을 침해할 수 있다”며 “충분한 우려가 반영되지 않은 채 법안이 통과된 데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사진=한국환자단체연합회]
[사진=한국환자단체연합회]

형사특례 도입…“재판받을 권리 제한 우려”

개정안의 핵심은 고위험 필수의료행위 과정에서 발생한 의료사고에 대해 일정 요건을 충족할 경우 형사책임을 완화하거나 제한하는 수사·형사 특례 조항이다. 구체적으로 ▲고위험 필수의료행위 범위 설정 ▲중대한 과실 기준 ▲의료사고심의위원회를 통한 수사특례 ▲반의사불벌 및 형 감면 ▲손해배상 조건부 공소제기 제한 등이 포함됐다.

단체들은 이 같은 구조가 “필수의료 기피를 완화하려는 취지에도 불구하고 피해자와 유족에게 형사책임 추궁과 손해배상 사이 선택을 강요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손해배상을 조건으로 공소제기를 제한하는 규정에 대해 “피해자 권리를 보호하기보다 오히려 제한할 수 있다”며 위헌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하위법령이 관건”…엄격한 기준·보호장치 요구

단체들은 향후 제도 설계의 핵심을 하위 법령에 두고, 피해자 권리 보호를 위한 구체적 기준 마련을 요구했다. 고위험 필수의료행위 범위와 중대한 과실 기준, 설명의무 내용 등은 하위법령에서 정해지게 되는 만큼 “피해자와 유족 의견이 충분히 반영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또 의료사고심의위원회 판단 이후에도 의료인이 과실을 부인하고 민사소송으로 대응할 경우, 재판받을 권리와 신속한 피해구제 권리가 동시에 침해될 수 있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단체들은 “형사특례는 엄격한 요건과 명확한 기준 아래 제한적으로 운영돼야 한다”며 “의료사고 설명의무 역시 선언적 규정이 아니라 실질적 권리 보장 장치로 작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개정안에는 중대 의료사고 설명의무 도입, 의료인의 사과·유감 표현에 대한 증거능력 제한, 의료사고 트라우마센터 설치, 환자대변인 제도 및 복수 감정제 도입, 조정절차 자동개시 확대 등 환자 권리 보호 장치도 포함됐다. 또한 불가항력 의료사고 보상 범위를 고위험 필수의료행위로 확대하고 국가 보상 한도를 최대 3억 원까지 늘린 점도 반영됐다.

개정 의료분쟁조정법은 공포 후 1년 뒤 시행된다. 단체들은 “남은 1년은 피해자 보호와 필수의료 안정이라는 두 과제를 균형 있게 조율하는 기간이 돼야 한다”며 “정부는 하위 법령 마련 과정에서 환자·소비자단체와 전문가가 참여하는 실질적 협의 구조를 보장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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