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선 무죄, 민사는 책임”…김동희 군 사건, 병원 70% 배상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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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선 무죄, 민사는 책임”…김동희 군 사건, 병원 70% 배상 판결
  • 최은택 기자
  • 승인 2026.04.15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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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서부지법, 응급환자 수용 거부·당직 공백 ‘공동불법행위’ 인정
환자단체 “의료사고 형사특례법, 피해자 권리 제한”...개선해야

6년 전 의료사고로 숨진 고(故) 김동희 군 사건에서 법원이 민사재판을 통해 의료기관의 책임을 인정했다. 형사재판에서는 사망과의 인과관계가 명확히 입증되지 않았다며 무죄가 선고됐지만, 민사재판에서는 응급환자 수용 거부와 당직 공백 등 일련의 행위를 공동불법행위로 판단해 손해배상 책임을 물었다. 

한국환자단체연합회는 15일 보도자료를 통해 부산지방법원 서부지원에서 열린 민사 1심 판결 결과를 공개하며 이같이 밝혔다.

재판부는 “편도 제거 수술을 시행한 뒤 심폐소생술 상태로 이송 중이던 응급환자의 수용을 정당한 사유 없이 거부한 상급종합병원과, 미신고 대리 당직 상태에서 응급처치를 하지 않은 2차 병원의 공동불법행위를 인정한다”고 판시했다.

이에 따라 두 의료기관이 전체 책임의 70%를 부담해야 한다고 보고, 약 4억 원을 배상하라고 명령했다.

2024년 9월 열린 '환자샤우팅카페'에서 고 김동희 군 사건을 폭로하고 있는 동희 엄마 김소희 씨. [사진=한국환자단체연합회]
2024년 9월 열린 '환자샤우팅카페'에서 고 김동희 군 사건을 폭로하고 있는 동희 엄마 김소희 씨. [사진=한국환자단체연합회]

이번 사건은 2019년 발생했다. 당시 만 4세였던 김동희 군은 상급종합병원에서 편도 제거 수술을 받은 뒤 상태가 악화됐고, 심폐소생술을 받으며 119 구급차로 이송되는 과정에서 수술을 시행한 병원이 환자 수용을 거부했다. 이후 약 20km 떨어진 다른 권역응급의료센터로 이송됐으나 식물인간 상태에 빠졌고, 5개월 뒤 사망했다.

재판부는 특히 응급환자 수용 거부에 대해 ‘정당한 사유’가 없었다는 점을 판단의 핵심 근거로 삼았다. 또 2차 병원에서 미신고 대리 당직 체계 하에 적절한 응급처치가 이뤄지지 않은 점 역시 책임 인정 사유로 봤다.

앞서 형사 1심에서는 업무상과실치사 혐의에 대해 사망과의 인과관계가 명확히 입증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무죄가 선고됐다. 다만 진료기록 허위 작성 등 의료법 위반과 응급환자 수용 거부에 따른 응급의료법 위반은 유죄로 인정된 바 있다.

민사재판부는 이러한 형사 판단과 별도로 의료기관의 일련의 행위 전반이 불법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고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한 것으로 해석된다.

한국환자단체연합회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김동희 군 사건은 의료사고 피해자와 유족이 왜 형사고소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 사례”라며 “전문 수사를 통해서만 수술 중 과도한 처치, 진료기록 허위 작성, 미신고 대리 당직, 응급환자 수용 거부 등 일련의 문제들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이어 연합회는 “현재 국회 본회의 통과를 앞둔 의료분쟁조정법 개정안의 ‘손해배상 조건부 공소제기 제한’ 조항은, 의료인이 과실을 인정하지 않는 상황에서 피해자와 유족의 권리를 심각하게 제한할 수 있다”며 “김동희 군 사건처럼 진실 규명이 어려운 의료사고 현실을 고려할 때 해당 형사특례 조항은 삭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의료사고 피해자들이 진실 규명과 책임 추궁을 위해 의존할 수 있는 최소한의 통로를 보장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국회에 제도 개선을 거듭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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