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단체의 시위 현장을 찾을 때마다 비슷한 장면을 마주한다.
조용하지만 무거운 공기, 쉽게 웃지 못하는 얼굴들 그리고 반복되는 절박한 요구들.
며칠 전에는 한 환자의 일상을 담은 영상 아래에서 “생각보다 착하지 않다”, “좋은 사람은 아닌 것 같다”는 댓글을 봤다.
그 문장을 보는 순간 묘한 위화감이 들었다.
환자는 ‘좋고 나쁨’으로 판단할 대상이 아니다.
그저 아픈 사람일 뿐이다.
아픔은 사람을 너그럽게 만들기보다 오히려 한없이 좁아지게 한다.
통증과 불안 그리고 끝을 알 수 없는 치료의 과정 속에서 환자는 때로 누구보다 예민해지고 이기적으로 보일 수 있다. 그 선택이 누군가에게는 불편함이나 부담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그러나 그것은 ‘성격’의 문제가 아니라 ‘상태’의 문제에 가깝다.
그래서 환자에게 필요한 것은 이해나 미화가 아니라,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는 태도일지도 모른다. 그들이 보여주는 불완전함과 흔들림까지도 하나의 과정으로 바라보는 시선 말이다.
아이러니하게도 그런 모습 속에서 우리는 인간의 또 다른 얼굴을 마주하게 된다.
무너지지 않기 위해 애쓰는 모습, 끝까지 붙잡고자 하는 의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드러나는 아주 작은 진심들.
결국 환자를 이기적으로 보이게 만드는 것은 질병 그 자체만이 아니다.
끝을 알 수 없는 경제적 부담과 치료 접근성의 한계가 그들을 더 벼랑으로 내몬다.
‘좋은 사람’으로 남으려 애쓰지 않아도 되는 사회,
그 불완전함조차 하나의 증상으로 포용하는 의료 환경.
그것이 ‘환자 중심 의료’의 출발점일 것이다.
환자는 ‘좋고 나쁨’으로 판단할 대상이 아니다.
그들은 다만 버티고 있는 사람들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