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단식 약가제, 왜 후퇴했나”…제네릭 난립 억제 ‘정책 시그널 실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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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단식 약가제, 왜 후퇴했나”…제네릭 난립 억제 ‘정책 시그널 실종’
  • 최은택 기자
  • 승인 2026.03.30 0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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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 한 정책 전문가, 약가제도 개편안에 쓴소리..."R&D 유인도 불명확”

보건복지부가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의결을 거쳐 확정한 국민건강보험 약가제도 개편안을 두고 익명을 요청한 제약업계 한 정책 전문가가 비판의 목소리를 내놨다. 그는 “(이번 제네릭 약가제도 개편의 핵심 중 하나였던) 계단식 약가제가 오히려 후퇴했다”고 평가했다.

제네릭 의약품 난립을 억제하기 위해 설계된 강력한 계단식 약가 구조가 당초보다 완화되면서 정책 효과가 반감됐다는 것이다.

그는 이번 개편안의 가장 큰 문제로 계단식 약가 구조 개편안 철회를 꼽았다.

당초 정책안은 제네릭 품목이 증가할수록 약가를 0.5%씩 단계적으로 차감하는 방식이었다. 반면 최종안은 이를 0.85 계수 방식으로 바꿨다.

그는 29일 뉴스더보이스와 통화에서 “0.5%씩 차감하면 가격이 결국 0에 가까워지는 강력한 구조인데, 0.85 방식은 곱셈 구조라 0으로 수렴하지 않는다”며 “결과적으로 제네릭 난립을 억제하려던 정책이 약화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품목 난립을 막겠다고 하면서 왜 더 완화된 구조로 바꿨는지 이해하기 어렵다”며 “정책 방향이 후퇴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계단식 약가, 강한 차등이 핵심…지금은 ‘어정쩡’”

전문가는 계단식 약가제의 본질을 ‘명확한 가격 차등을 통한 시장 신호’로 봤다.

그는 “제네릭 가격을 충분히 낮춰야 시장에서 자연스럽게 정리가 이뤄지는데, 지금처럼 완만한 구조로는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며 “결국 ‘니도 저도 아닌’ 어정쩡한 정책이 됐다”고 평가했다.

또 “약가 차등 폭도 더 확대했어야 한다”며 “15~20% 수준이 아니라 30~50%까지 벌려야 실질적인 구조개편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이번 개편안이 내세운 ‘혁신 생태계 조성’ 역시 계단식 약가 구조와 충분히 연결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R&D 투자 기업을 우대하겠다고 했지만 실제 약가 구조에서는 그 유인이 뚜렷하게 드러나지 않는다”며 “기업 입장에서 어떤 행동을 하면 어떤 보상을 받는지 명확한 시그널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차라리 45·48·50 등 단계별 차등 구조를 통해 R&D 기업, 중간 기업, 일반 기업 간 명확한 구분을 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품목 난립·CSO 구조 해결 못해…핵심 문제 남아”

계단식 약가제가 약화되면서 품목 난립과 CSO(영업대행 조직) 문제 역시 해결이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그는 “위탁생동 중심의 품목이 계속 시장에 쏟아지는 구조에서 약가 차등이 약하면 유통 구조는 그대로 유지된다”며 “결국 마진 구조를 줄이는 방향으로 강한 약가 차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금처럼 동일성분 동일가격 구조가 유지되면 제네릭 활성화 정책도 제대로 작동하기 어렵다”며 “오리지널과 제네릭 간 가격 차이를 만들어야 시장이 움직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개편안을 종합적으로 “정책 목표와 수단이 맞지 않는 구조”로 평가했다.

구체적으로는 “품목 난립을 억제하고 R&D를 장려하겠다는 목표는 맞지만 이를 뒷받침하는 계단식 약가 설계가 충분히 강하지 않다”며 “결국 정책 효과가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계단식 약가제는 단순한 가격 조정이 아니라 시장 구조를 바꾸는 장치”라며 “보다 강한 차등과 명확한 정책 시그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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