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사고 발생 시 환자와 보호자에게 사고 내용을 설명하도록 하는 입법이 국회에서 잇따라 추진되고 있다. 의료인이 사고에 대해 유감이나 공감을 표현하더라도 향후 재판에서 책임 인정의 증거로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규정도 반영됐다.
15일 국회에 따르면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은 환자안전사고 발생 시 의료기관이 환자와 보호자에게 사고 내용을 설명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은 ‘환자안전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지난 13일 대표 발의했다.
현행 환자안전법은 환자안전사고 발생 시 보고와 관리 체계에 관한 규정은 두고 있지만, 사고의 내용과 경위를 환자나 보호자에게 설명하도록 하는 별도의 의무 규정은 마련돼 있지 않다.
이 때문에 의료현장에서는 사고 발생 이후 의료기관이나 의료인이 환자 측에 충분한 설명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특히 의료인이 사고에 대해 인도적 차원의 위로나 유감의 뜻을 표명할 경우 이러한 발언이 향후 민·형사 재판에서 책임을 인정하는 증거로 활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어 설명 자체를 회피하거나 방어적으로 대응하는 사례도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사고 이후 정보 전달과 소통이 부족해지면 환자와 보호자의 불신이 커지고 비교적 단순한 사고도 의료분쟁으로 확대되는 경우가 발생해 의료현장의 갈등과 불안정성을 키운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개정안은 이러한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보건의료기관의 장 또는 보건의료인이 환자안전사고 발생 시 사고의 내용과 경위 등을 환자 또는 보호자에게 충분히 설명하도록 노력 의무를 부과하는 내용을 담았다.
또 설명 과정에서 이루어진 위로와 공감, 유감의 표현 등은 재판이나 분쟁 절차에서 보건의료기관이나 보건의료인의 책임을 인정하는 증거로 사용할 수 없도록 하는 규정도 신설했다.
안 의원은 법안 제안 이유에 대해 “보건의료인과 환자 간의 신뢰를 회복하고 소송 등 불필요한 사회적 비용을 줄이기 위한 것”이라고 취지를 설명했다.
한편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같은 날 전체회의를 열고 의료사고 발생 시 환자와 보호자에게 사고 내용을 설명하도록 하는 규정을 포함한 ‘의료사고 피해구제 및 의료분쟁 조정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대안)’을 의결했다. 해당 법안은 앞으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심사와 본회의 의결을 거쳐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