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잠입수사 도입·항생제 관리 법제화
[이슈초첨] 3월 국회 복지위 통과 법률안=⑤건보법·첨단법·마약법·감염병법
필수의료와 지역의료를 지원하기 위해 건강보험에 ‘공공정책급여’를 도입하고 요양급여비용을 지역별로 차등 지급할 수 있도록 하는 법 개정이 추진된다. 또 유전자 기반 치료를 첨단재생의료 범위에 포함해 임상연구를 가능하게 하고, 마약 범죄 수사를 위해 잠입수사를 허용하는 내용의 법 개정도 함께 추진된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13일 전체회의를 열고 국민건강보험법, 첨단재생의료 및 첨단바이오의약품 안전 및 지원에 관한 법률,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 대안을 각각 의결했다. 이번 법안들은 여러 의원이 발의한 개정안을 통합·조정해 마련된 위원회 대안으로, 앞으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심사와 본회의 의결을 거치면 확정된다.
[건보법] 공공정책급여 신설…필수·지역의료 지원 재정 근거 마련
국민건강보험법 개정안의 핵심은 건강보험 제도 안에 ‘공공정책급여’ 제도를 새로 도입하는 것이다.
개정안은 기존 요양급여와 별도로 지역·필수·공공의료 기능 유지 등 공공정책 목적을 위한 급여를 공공정책급여로 규정하고, 국민건강보험공단이 해당 비용을 지급할 수 있도록 했다.
공공정책급여는 ▲지역·필수·공공의료의 진료 기능 유지 ▲요양기관 간 협력 ▲그 밖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급여 등을 포함할 수 있다.
공공정책급여 비용은 건보공단 이사장과 요양기관 간 계약으로 정하며, 공단 재정운영위원회의 심의·의결을 거쳐 체결하도록 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공공정책급여비용 심사 업무를 맡는다. 또 요양기관은 공공정책급여비용 청구 관련 서류를 5년간 보존하도록 했다.
개정안은 지역 간 의료자원과 의료서비스 격차를 줄이기 위해 요양급여비용을 지역별 또는 요양기관별로 달리 지급할 수 있는 근거도 마련했다. 차등 지급은 의료 질 향상, 의료자원 격차 해소, 필수의료 육성 등을 목적으로 시행할 수 있다.
이와 함께 보험료 부과 제척기간을 3년(부정행위 시 6년)으로 규정하고, 직장가입자 자격을 허위 신고한 사용자에게 부과하는 가산금을 10%에서 40%로 상향했다.
[첨단재생의료법] 유전자치료 포함…해외 세포 수입 허용
첨단재생의료 및 첨단바이오의약품 안전 및 지원에 관한 법률 개정안은 첨단재생의료의 범위를 확대해 유전자 기반 치료 연구를 가능하게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법안은 더불어민주당 이수진 의원이 대표발의하고 전진숙·장종태·서미화·남인순·김정호·이개호·이기헌·민병덕·허성무 의원이 공동 발의했다.
개정안은 첨단재생의료에서 사용하는 ‘인체세포등’의 정의에 유전물질을 포함하도록 했다. 기존에는 세포·조직·장기 중심으로 규정돼 있어 생체 내 유전자치료 기술을 활용한 임상연구 추진에 제약이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이에 따라 인체세포등 정의를 기존 “세포, 조직 및 장기”에서 “세포, 조직, 장기 및 유전물질 등”으로 확대해 유전자 기반 치료 기술을 첨단재생의료 범위에 포함하도록 했다.
또 세포처리시설의 업무 범위도 확대됐다. 기존에는 인체세포등의 채취·검사·처리만 가능했지만 개정안은 채취뿐 아니라 수입까지 가능하도록 했다. 이를 통해 해외에서 제조·가공된 세포를 국내로 들여와 임상연구와 치료에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마약류관리법] 마약 수사에 잠입수사 도입…신종 마약 대응 강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개정안은 마약 범죄 수사 기법을 확대하고 신종 마약 대응 체계를 정비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번 대안은 한지아·백혜련·박준태·최보윤 의원 등이 각각 발의한 5건의 개정안을 통합해 마련됐다.
개정안은 마약 범죄 수사를 위해 신분비공개수사와 신분위장수사 제도를 도입했다.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이 수사기관 신분을 밝히지 않거나 다른 신분을 사용하는 방식으로 범죄 조직에 접근해 증거를 수집할 수 있도록 했다.
신분위장수사는 법원의 허가를 받아 진행하며 수사 기간은 원칙적으로 3개월로 제한된다. 필요할 경우 연장할 수 있지만 총 수사 기간은 3년을 넘을 수 없다.
긴급한 경우에는 법원 허가 없이 수사를 시작할 수 있으나 48시간 내 허가를 받지 못하면 즉시 중단하도록 했다.
또 신종 마약 대응을 위해 임시마약류 지정 예고 기간을 1개월에서 14일로 단축했다.
아울러 기업이나 연구기관 등이 특정 물질이 마약류에 해당하는지 확인할 수 있도록 식품의약품안전처장에게 마약류 해당 여부 확인을 요청하는 제도도 신설했다.
[감염병예방법] 항생제 사용관리 제도 도입…내성균 대응 강화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개정안은 항생제 내성 대응을 위한 관리체계를 법률에 도입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번 대안은 서영석 의원과 백종헌 의원이 각각 발의한 개정안을 통합해 마련됐다.
개정안은 내성균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항생제 사용관리 정책을 법률에 명시했다. 내성균 관리대책에는 정책 목표와 방향, 항생제 사용관리, 진료환경 개선, 감시체계 강화, 항생제 처방 기준 및 관리체계, 항생제 사용량과 내성률 정보 수집·분석 체계 등이 포함된다.
또 질병관리청장이 항생제 사용관리 표준지침을 마련해 고시할 수 있도록 하고, 의료기관은 해당 지침에 따라 의료인을 대상으로 교육을 실시하도록 했다.
질병관리청장은 의료기관의 항생제 사용관리 수준을 평가하고 그 결과를 의료기관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통보할 수 있다.
이와 함께 감염병 환자 격리 절차도 보완됐다. 개정안은 격리뿐 아니라 격리 해제 사실도 환자와 보호자에게 통지하도록 의무화했다.
국회 관계자는 “건강보험에 공공정책급여 제도를 도입해 필수의료와 지역의료를 지원할 수 있는 재정적 기반을 마련하고, 첨단재생의료 연구 범위 확대 등 보건의료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입법”이라고 말했다.
국회 다른 관계자는 “이번 법안들은 여러 의원안의 공통된 취지를 반영해 정리된 것으로, 법제사법위원회와 본회의 심의를 거치면 관련 제도 운영의 법적 근거가 보다 명확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