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신약 병용요법 시대…“항암 치료 패러다임 바뀌는데 급여는 제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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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신약 병용요법 시대…“항암 치료 패러다임 바뀌는데 급여는 제자리”
  • 권소희 기자
  • 승인 2026.03.13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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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아스텔라스, 미디어 세션…타사 간 신약 병용요법 급여 사례 ‘0건’ 지적

최근 항암 치료가 단일요법을 넘어 서로 다른 기전을 결합한 혁신 신약 병용요법 중심으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지만, 국내 건강보험 급여 제도는 여전히 단일 약제 중심 구조에 머물러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한국아스텔라스는 12일 서울 강남구 오크우드 프리미어 코엑스 센터에서 ‘혁신 신약 병용요법 시대, 환자 접근성 개선을 위한 과제’를 주제로 미디어 세션을 열고 글로벌 항암 치료 트렌드와 국내 제도 개선 필요성에 대한 전문가 의견을 공유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종양내과 김인호 교수와 이화여자대학교 약학대학 이한길 교수가 발표자로 나서 임상 현장과 정책 측면에서 병용요법 확대 흐름과 환자 접근성 문제를 짚었다.

단일요법에서 병용요법으로…항암 치료 패러다임 변화

김인호 교수는 최근 항암 치료가 단일 약제 중심에서 서로 다른 기전을 가진 혁신 신약 간 병용요법 중심으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병용요법은 치료 효과를 높이기 위해 서로 다른 기전의 약제를 함께 사용하는 전략으로, 여러 암종에서 새로운 표준 치료로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2007년부터 2021년까지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승인한 항암제 임상 연구를 보면 단독요법 비중은 약 70%에서 20~30% 수준으로 감소한 반면 병용요법 비중은 약 80%까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에서도 최근 10년간 허가된 혁신 신약 병용요법 71건 가운데 약 75% 이상이 최근 5년 사이 승인된 것으로 분석됐다.

김 교수는 특히 파드셉과 펨브롤리주맙 병용요법을 사례로 들며 전이성 요로상피암 1차 치료에서 기존 백금 기반 항암화학요법 대비 전체 생존기간을 약 33.8개월까지 늘린 임상 결과를 소개했다. 이 요법은 현재 미국 국립종합암네트워크(NCCN)와 유럽종양학회(ESMO) 가이드라인에서 전이성 요로상피암 1차 치료의 우선 권고 옵션으로 제시되고 있다.

김 교수는 “병용요법은 두 약제가 함께 사용되는 치료 전략으로, 개별 약제가 아니라 병용요법 자체의 임상적 가치로 평가될 필요가 있다”며 “환자의 생존과 삶의 질을 고려할 때 가장 효과적인 치료 옵션을 1차 치료에서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전이성 요로상피암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적 이득을 입증한 파드셉 1차 병용요법이 임상 현장에서 원활하게 활용될 수 있도록 두 약제 모두에 대한 급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한길 교수가 12일 서울 강남구 오크우드 프리미어 코엑스 센터에서 한국아스텔라스가 글로벌 항암 치료 트렌드와 국내 제도 개선 필요성에 대한 전문가 의견을 공유하기 위해 주최한 ‘혁신 신약 병용요법 시대, 환자 접근성 개선을 위한 과제’ 미디어 세션에서 우리나라에서 지난 10년간 특허가 만료되지 않은 타사 간 신약 병용요법이 건강보험 급여로 등재된 사례가 없다는 점을 언급하며, 현행 급여 체계가 단일 약제 중심으로 설계된 구조적 한계를 갖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사진=뉴스더보이스헬스케어]
이한길 교수가 12일 서울 강남구 오크우드 프리미어 코엑스 센터에서 한국아스텔라스가 글로벌 항암 치료 트렌드와 국내 제도 개선 필요성에 대한 전문가 의견을 공유하기 위해 주최한 ‘혁신 신약 병용요법 시대, 환자 접근성 개선을 위한 과제’ 미디어 세션에서 우리나라에서 지난 10년간 특허가 만료되지 않은 타사 간 신약 병용요법이 건강보험 급여로 등재된 사례가 없다는 점을 언급하며, 현행 급여 체계가 단일 약제 중심으로 설계된 구조적 한계를 갖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사진=뉴스더보이스헬스케어]

“타사 간 병용요법 급여 0건”…제도 개선 필요

이어진 두 번째 세션에서 이한길 교수는 우리나라에서 지난 10년간 특허가 만료되지 않은 타사 간 신약 병용요법이 건강보험 급여로 등재된 사례가 한 건도 없었다는 점을 언급하며 현행 급여 체계의 구조적 한계를 지적했다.

이 교수는 “현재 건강보험 급여 체계는 기본적으로 단일 약제를 중심으로 설계돼 있다”며 “혁신 신약 간 병용요법이 늘어나는 항암 치료 환경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특히 타사 간 신약 병용요법의 경우 약가 조정과 가치 배분을 위해 제약사 간 협의가 필요하지만, 현행 공정거래 규제 환경에서는 공식적인 논의 자체가 쉽지 않다는 점도 문제로 지목됐다.

또 비용효과성 평가 체계 역시 단일 약제를 중심으로 설계돼 있어 병용요법에서 나타나는 치료 시너지 효과를 충분히 반영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 교수는 영국, 벨기에, 스웨덴 등 해외 사례를 소개하며 정부가 중재 역할을 수행하거나 새로운 평가 체계를 논의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혁신 신약 병용요법의 가치를 적절히 평가하고 환자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기존 급여 평가 체계를 현실에 맞게 보완할 필요가 있다”며 “정부가 적극적인 중재자로서 제도적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좌측부터)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종양내과 김인호 교수와 이화여자대학교 약학대학 이한길 교수가 12일 서울 강남구 오크우드 프리미어 코엑스 센터에서 한국아스텔라스가 글로벌 항암 치료 트렌드와 국내 제도 개선 필요성에 대한 전문가 의견을 공유하기 위해 주최한 ‘혁신 신약 병용요법 시대, 환자 접근성 개선을 위한 과제’ 미디어 세션에서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더보이스헬스케어]
(좌측부터)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종양내과 김인호 교수와 이화여자대학교 약학대학 이한길 교수가 12일 서울 강남구 오크우드 프리미어 코엑스 센터에서 한국아스텔라스가 글로벌 항암 치료 트렌드와 국내 제도 개선 필요성에 대한 전문가 의견을 공유하기 위해 주최한 ‘혁신 신약 병용요법 시대, 환자 접근성 개선을 위한 과제’ 미디어 세션에서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더보이스헬스케어]

“병용요법 확대 속 제도 공백…정부 역할 필요”

이날 질의응답에서도 항암 치료에서 병용요법 비중이 빠르게 늘고 있는 만큼 이에 맞는 급여 구조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실제 급여 신청 과정에서 각 약제를 보유한 제약사 간 비용 협의가 어려워 환자 접근성 개선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특히 공정거래 규정으로 인해 기업 간 협상이 제도적으로 제한되는 구조적 문제를 언급하며 정부 차원의 가이드라인 마련과 중재 역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병용요법의 임상적 가치를 반영할 수 있는 새로운 평가 프레임워크 도입과 함께 별도의 논의 구조를 마련할 필요성도 제기됐다.

김진희 한국아스텔라스 항암제사업부 전무는 “글로벌 항암 치료 패러다임이 병용요법 중심으로 변화하는 만큼 국내 환자들도 임상적 가치가 입증된 치료 옵션에 보다 원활하게 접근할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다”며 “앞으로도 의료계와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 협력해 환자 접근성 개선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파드셉 1차 병용요법은 국내에서 2024년 7월 전이성 요로상피암 1차 치료로 허가됐지만 약 1년 8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비급여 상태다. 2025년 10월 열린 제8차 중증질환심의위원회에서 급여 기준이 설정됐으나 타사 간 병용요법이라는 특성 때문에 향후 급여 논의 과정에서 여러 변수가 남아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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