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역간 갈등 개선 업무조정위 2월 발족…"달라진 보건정책 성과로 보여줄 것"
중증 환자 중심의 상급종합병원 체질 개선을 위한 건강보험 재정 투입이 불가피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증원 정원을 줄이는 내년도 의과대학 정원 배정과 의사인력 양성 추계 논의는 빠르면 이달말 잠정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보건복지부 정경실 보건의료정책실장은 21일 "보건의료 정책은 해묵은 문제가 많다. 보건의료계와 충분히 소통하면서 하나라도 달라질 수 있도록 성과를 보여드리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11월 임명된 정경실 보건의료정책실장은 임기 3개월 차를 맞고 있다. 전 정부 의료개혁추진단장으로 실장급에 진입한 후 현 정부 보건의료정책실장으로 승진한 것이다.
의료정책 쟁점 대부분은 정 실장이 보건의료정책과장, 보건의료정책관, 의료개혁추진단장 시절 논의와 숙의를 한 내용이다. 과장과 국장을 거쳐 실장으로 성장하면서 자타가 인정하는 보건의료 정책의 베테랑이다.
그렇다고 모든 현안이 일시에 해결되긴 어렵다.
의료계 쟁점인 의사인력 양성 논의가 대표적이다.
정경실 실장은 전문기자협의회와 만나 "의사인력 수급추계위원회는 지난해 8월부터 12월까지 12번 회의를 했다. 치열하게 논의하고 공신력 있는 자료를 가지고 12개 시나리오로 압축했다. 의료계는 더 논의하자고 하지만 추계위원회에서 열심히 했다고 생각한다. 정부 입장에서 지금 확보가 불가능한 자료를 기다리면서 아무 것도 안 할 수 없다"고 말했다.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이하 보정심)는 지난 20일 열린 4차 회의에서 추계모형 12개 중 6개 중심으로 논의를 본격화했다.
수요 및 공급추계 조합에 따른 2037년 의사인력 부족 규모는 최소 2530명에서 최대 7261명이다.
복지부가 의사 수급 추계 결과를 서두르는 이유는 2027년도 의과대학 정원 배정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는 점이다.
정경실 실장은 "교육부 입장에서 1월말까지 결과를 달라고 했다. 지금 의과대학 정원 5058명을 2027년 정원 배정 시 줄여야 한다. 그 과정에서 시간이 필요하다. 대학교 입장에서 의과대학 정원을 줄이는 것은 패널티로 이견을 제기할 수 있다. 이의 신청과 청문 등을 감안할 때 늦어도 1월말 또는 2월초 확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정 실장은 의사협회 반대 입장과 관련, "저를 비롯해 장관과 차관 모두 의료계와 계속 만나며 의견을 듣고 있다. 종전처럼 격한 갈등이 없기를 바란다. 희망 사항이지만 없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 역시 보건의료 현안 중 하나이다.
정경실 실장이 전 정부 의료개혁추진단장 재임 시 시작한 시범사업이라는 점에서 누구보다 애정이 많은 정책이다.
상급종합병원 3년간 10조원을 투입하는 구조전환 시범사업.
여당 내부에서는 과도한 재정 투입이라는 비판이, 상급종합병원은 재정 지원이 줄어들 수 있다는 불안감이 교차하고 있다.
정경실 실장은 세간의 우려에 선을 그었다.
정 실장은 "연간 3조원 투입 중 2조원은 저평가된 중환자실 수가와 중증수술 수가를 개선한 것이다. 체질 개선을 위해 지원한 것이지 수가 퍼주기가 아니다"라면서 "시범수가를 본 수가로 전환하는 것이 복지부 목표이다. 3년간 10조원을 투입한다고 하니 엄청 많아 보이지만 세부 내용을 보면 올려줘야 할 수가를 올려준 것"이라며 재정 투입의 불가피성을 강조했다.
여당과 의료계 우려와 관련, "시범수가를 제도화로 가려면 상급종합병원이 잘해야 한다. 경증 환자를 안 보고 중증 환자 위주로 진짜 체질 개선이 됐다는 평가를 받아야 정부도 수가 제도화 명분이 생긴다. 재정은 투입했지만 달라진 게 없다고 하면 다시 원 위치가 될 수 있다"며 병원계 협조를 당부했다.
복지부는 다음달 중 업무조정위원회를 발족할 예정이다. 보건의료 직역별 업무 범위를 논의하는 구조를 새롭게 만드는 것이다.
정경실 실장은 "그동안 법원 판례에 의존해 왔다. 이제 사법부 판단에만 맡기지 말고 행정적으로 먼저 정리하겠다는 취지이다. 직역간 업무 범위에 대해 이견이 있거나 다툼이 있는 문제를 논의할 수 있는 트랙이 만들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군의관과 공보의 복무기간 단축도 보건의료정책실장의 핵심 사안이다.
정 실장은 "국방부는 법무관과 학사장교 등 전체를 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복지부 요청은 군의관과 공보의 경우 군 의료와 지역의료 등 공백이 심각하니 단계별로 시행할 것 같으면 (군의관, 공보의) 먼저 이뤄질 수 있도록 우선 순위를 두고 검토해 달라는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정경실 보건의료정책실장은 "최대한 소통하고 의견을 모으고 예측 가능한 행정을 하는 것이 정부의 목표이다. 정부에서 강조하는 부분은 속도와 성과, 소통 세 가지이다. 보건의료계와 소통하면서 한 발짝이라도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