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약처 “희귀·난치질환 치료 기회 확대 지속”
최근 한 달 사이 식약당국이 희귀질환 치료를 위한 의약품 5종을 잇달아 허가했다. 뇌종양과 유전질환, 혈액질환, 희귀암 등 다양한 치료 영역에서 신규 희귀의약품이 국내에 도입되면서 환자 치료 선택지 확대를 위한 허가당국의 적극적인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13일 IDH 변이 신경교종 치료를 위한 희귀의약품 ‘보라니고정(보라시데닙시트르산) 10mg·40mg’을 수입품목으로 허가했다. 해당 의약품은 생검과 대부분 절제 또는 완전 절제를 포함한 수술 후, 체중 40kg 이상의 12세 이상 소아 및 성인 가운데 IDH1 또는 IDH2 변이가 확인된 2등급 성상세포종 또는 희돌기교종 환자의 치료에 사용된다. 변이된 IDH1·IDH2 효소를 억제해 발암성 대사물질인 2-HG 생성을 감소시키는 기전의 IDH 표적치료제다.
앞서 12일에는 알파-만노사이드축적증 환자를 위한 희귀의약품 ‘람제데주 10밀리그램(벨마나제알파)’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허가됐다. 알파-만노사이드축적증은 리소좀 내 알파-만노사이드분해효소 결핍으로 인해 만노스를 포함한 올리고당이 체내에 축적되면서 안면 및 골격 이상, 면역결핍 등이 나타나는 희귀질환이다. 람제데주는 유전자재조합 효소 제제로, 부족한 효소를 보충해 장기 내 올리고당 축적을 감소시키고 비중추신경계 증상을 완화하는 기전의 치료제다. 그동안 허가된 치료제가 없어 치료에 한계가 있었던 질환이다.
지난해 12월 24일에는 발작성 야간 혈색소뇨증(PNH) 치료에 사용하는 희귀의약품 ‘피아스카이주(크로발리맙)’가 허가됐다. 체중 40kg 이상인 12세 이상 소아와 성인을 대상으로 하며, 보체 단백질 C5를 억제해 보체 매개 혈관 내 용혈을 차단하는 치료제다. 소아 환자를 포함한 첫 허가 사례로, 성인과 소아 환자 모두에서 치료 선택 폭이 확대됐다.
같은 달 23일에는 혈우병 A 치료제 ‘알투비오주(에파네스옥토코그알파)’가 허가됐다. 이 약은 성인과 소아 혈우병 A 환자의 출혈 예방과 관리를 위한 유전자재조합 혈액응고 8인자 제제로, 기존 치료제보다 반감기를 연장해 주 1회 투여가 가능한 지속형 제제다. 식약처는 글로벌 혁신제품 신속심사 지원체계(GIFT)를 적용해 개발 초기부터 심사·허가를 지원했다고 설명했다.
또 같은 달 19일에는 희귀 상피성 난소암 치료제 ‘엘라히어주(미르베툭시맙소라브탄신)’가 허가됐다. 엘라히어주는 엽산 수용체 알파(FRα)를 표적으로 하는 항체-약물 접합체(ADC)로, 이전에 한 가지에서 세 가지 전신요법을 받은 FRα 양성 성인 환자 가운데 백금기반 화학요법에 저항성이 있는 고등급 장액성 상피성 난소암, 난관암 또는 원발성 복막암 환자를 대상으로 단독요법으로 사용된다. 해당 품목 역시 GIFT 대상 의약품으로 지정돼 신속 심사를 거쳤으며, FRα 발현 여부를 확인하는 동반진단 의료기기도 함께 허가됐다.
식약처는 “규제과학 전문성을 바탕으로 안전성과 효과성이 충분히 확인된 희귀·난치질환 치료제가 신속하게 공급될 수 있도록 노력해 환자의 치료 기회를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 달 사이 5종의 희귀의약품이 국내에 잇따라 도입되면서, 허가 이후 급여 등재 절차가 신속히 진행돼 실제 환자 치료 접근성 강화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편 식약처는 지난해 11월 13일에도 제1형 원발성 고옥살산뇨증(Primary Hyperoxaluria Type 1, PH1) 치료에 쓰는 희귀의약품 ‘옥스루모주(성분명 루마시란나트륨)’ 국내 시판을 허가했다.
고옥살산뇨증 특정 유전자(AGXT) 돌연변이로 인해 간에서 옥살산염이 과도하게 생성되고 신장과 전신에 축적되는 희귀질환으로, 요결석증과 신부전, 뼈 통증, 피부 궤양, 심근병증 등 다양한 합병증을 유발한다.
옥스루모주는 간에서 글리콜산 산화효소(Glycolate Oxidase, GO)의 생성을 억제해 체내 옥살산염 수치를 낮추는 기전의 약물로, 소아와 성인 모두에게 사용할 수 있다. 식약처는 옥스루모주를 ‘글로벌 혁신제품 신속심사 지원체계(GIFT)’ 제35호 제품으로 지정해 우선심사 대상으로 관리해 국내 의료현장에 신속히 도입될 수 있도록 지원했다.
이에 대해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희귀의약품 허가가 잇따르면서 국내 환자들의 치료 선택지가 넓어지고 있는 것은 긍정적인 변화”라며 “다만 실제 환자들이 치료 혜택을 체감하려면 허가 이후 급여 등재까지의 절차가 보다 신속하게 진행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