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 운영에도 성과 제로…복지부, 기업 특혜 중심 개편 추진
보건복지부가 추진하는 혁신형제약기업 인증제 개편안이 논란을 부르고 있다. 기존에는 불법 리베이트 적발 기업의 인증 취소가 명확한 기준이었지만, 이번 개편안은 이를 ‘점수 감점제’로 완화해 사실상 문을 열어주겠다는 내용이다.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는 3일 “국민 건강보다 제약사 배불리기를 우선시하는 정책”이라며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혁신형제약기업 인증제는 2012년 도입 이후 13년간 운영돼 왔다. 중소·벤처기업은 연간 50억원 또는 매출의 7%, 중대형 제약사는 매출의 5%를 연구개발(R&D)에 투자하면 인증을 받을 수 있었다. 또한 과거 3년간 리베이트 등 행정처분을 받은 기업은 결격 사유로 인증에서 제외됐다.
그러나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조사에 따르면, 매출 2천억원 이상을 달성한 38개 기업 중 27곳이 연구개발비 비중 5%를 넘었다. 대부분 기업이 쉽게 인증 기준을 충족할 수 있다는 의미다. 단체 측은 “사실상 혁신형제약기업 인증을 제한하는 유일한 장치가 불법 리베이트 관련 결격 조항이었다”며 “복지부가 이를 완화하려는 것은 국민 건강을 무시한 특혜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혁신형제약기업 인증을 받으면 연구개발 지원금과 세제 혜택 등으로 연간 1,700억원 규모의 혜택이 제공된다. 또한 일부 의약품은 적정가격보다 높은 약가가 책정돼 환자와 건강보험 재정 부담을 늘리고 있다. 대표 사례로 한국얀센의 중증 건선 치료제 스텔라는 혁신형제약기업 혜택으로 연간 약 90만원가량 환자 부담이 증가했다.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는 “13년간 제도를 운영했음에도 글로벌 신약 하나 내지 못한 실패한 정책”이라며 “정부가 불법 리베이트 기업까지 특혜를 주려는 것은 제약산업 육성이 아닌 ‘기업 봐주기’”라고 지적했다. 이어 “국민 건강과 보험 재정을 최우선으로 두고, 불법 리베이트 근절과 투명한 의약품 시장 구조를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복지부 개편안이 시행될 경우, 국민과 환자의 부담만 늘어나고, 제약기업에는 면죄부가 제공되는 구조가 고착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